warmania의 일본통신실
[기획기사] 2017 일본 디지털코믹스 애플리케이션 대전쟁 #1 - 디지털 만화유통의 등장
by 워매니아
2017-11-06 04:55:00


종이잡지 만화왕국의 조락


 만화라는 분야에 있어서, 일본이 세계에서도 가장 큰 시장과 심도 깊으면서도 폭 넓은 작가/작품군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일본만화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역시 200페이지 전후의 흑백으로 인쇄된 만화단행본과 이들 단행본이 만들어지기 전에 연재되는 연재 플랫폼 – 정기간행 만화잡지들로 대표된다. 60년 이상 이전, 먼저 주간잡지 체제가 등장하고 이후 잡지를 통해서 만들어진 만화원고를 단행본이라는 상품으로 재편집해서 팔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이윤을 만들어낸다. 이윤으로 잡지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작가와 상품을 개발한다.  

 이러한 비지니스 모델을 아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물론, OSMU등의 방식으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방식도 개발되어 있고, 특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하여 작품을 좀 더 많은 대중에게 노출시켜 상품이윤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 또한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런 견고했던 체제가 최근 균열이 가고 있다.

 일본의 만화잡지들은 주간 수백만부가 발행되면서 수많은 독자들을 양산하고, 이들에게 단행본을 판매한다는 체제 위에서 유지되어 왔다.

 이것이 1990년대 중반 인터넷과 휴대폰이라는 수단이 독자들에게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극적인 조락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2017년 현재도 일본만화의 몰락을 섣부르게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한국 웹툰 시장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시장 규모를 1조원대로 가져가는 것이지만, 일본은 만화 단행본 시장만 3조원 대에 가깝다. 


 


 [일본 서점 책꽂이를 빼곡히 채운 만화잡지들. 하지만 이미 만화잡지의 전성시대는 서서히 가고 있다]


 하지만, 각종 지표를 보자면 1980년대 주간 650만부를 인쇄하면서 하나의 신화를 이룩했던 주간 소년 점프週刊少年ジャンプ는 2016년에는 주간210만부 수준으로 후퇴하였다. 메이저 잡지들로 불리며 일본 만화를 견인해온 다른 잡지들 – 주간 소년 메거진週刊少年マガジン이나 주간 소년 선데이週刊少年サンデー들도 마찬가지로 크게 판매부수가 격감하고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鋼の錬金術師]로 2000년대 초기를 견인한 스퀘어 에닉스スクウエア・エニックス도 주요잡지인 월간 소년간간月刊少年ガンガン이 한때 30만에 가깝던 발행부수가 이제는 2만부 이하로 주저앉았다.

 이것은 잠재적인 독자를 창출하여 그들에게 단행본을 판다는 체제의 큰 축 하나가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만화를 팔기위한 광고비 지출이나 다른 미디어 전략을 사용하기 위한 비용부담이 또 발생한다. 



종이잡지의 조락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 그리고 디지털 만화유통의 등장


 물론 일본 만화 종사자들이나 미디어를 다루는 여러사람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위기가 가시화된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부터, 많은 대안들이 등장했다. 오타쿠 만화 시장의 본격적인 개척이나, 해외 만화시장에 대한 영향력 강화 등등, 대안을 찾아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에는 디지털 만화라는 새로운 표현방식과 배급체제가 있었다.

 일본과 한국의 디지털 환경을 비교하면, 가장 주목해볼 부분이 데스크 톱 형태의 인터넷 회선 보급 보다는 휴대폰 인터넷 환경이 먼저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일본의 광통신망 회선은 주로 NTT와 같은 반국영기업 중심으로 실시되었고 따라서 회선사용료가 비쌌다. 그래서 소비자는 주로 휴대폰 데이터 통신을 통해서 인터넷 환경에 익숙해져간다.

 이런 환경 안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만화가 두각을 나타낸 분야가 바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여성층과 10대 후반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에로 만화들이다. 이들 독자들은 서점에서 책을 사서 보거나 이 산 책들을 타인의 시선이 노출되는 곳에 두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일본이라도 나이어린 사람이나 여성이 에로만화를 들고가 계산대에 들이밀기는 창피한 일이니까. 이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미디어 소비가 가능한 휴대폰 만화 독서에 몰리면서 디지털 만화 배급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계지점은 있었다. PC웹 기반의 서비스는 먼저 이야기한 이유로 그렇게 각광을 받지는 못했고 , FOMA등의 데이터 서비스 기반의 만화 서비스는 작은 액정화면의 한계등으로 광범위한 확산은 아직 요원한 상태였다. 

  

 

[초기, 디지털 만화의 서비스 방식. 컷 단위로 카메라가 이동하면서 독자에게 만화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디지털 만화 서비스의 한 분기점은 역시 아이폰을 필두로, 대형 터치방식 화면이 탑재된 스마트 폰이 보급되고, 이 스마트 폰에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 기반의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이다. 2017년 2월, 지금은 일본 만화업체의 가장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이 만화 어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부상하는 중이다. 







[1] 특히 적당한 전자만화 전용의 오리지널 만화가 많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새로운 환경의 디지털 만화를 찾아볼 정도의 헤비유저라면 이미 책으로 대부분 만화소비를 했다


워매니아
이현석
만화 기획자. 만화 번역자. 일본 스퀘어 에닉스에서 10년, 웹툰 매체 코미코 재팬에서 수석 PD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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