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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리뷰] Boy Meets Girl……이 맞긴 하는데? <옆 반의 인어>

심지하  |  2019-09-07 13:56:42
 | 2019-09-07 13: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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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Meets Girl……이 맞긴 하는데? <옆 반의 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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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개그를 선보였던 (이 말이 과언이 아님을 전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요엔 작가의 캠퍼스 로맨스 웹툰, <옆 반의 인어>. 말 그대로 차원을 넘나들고 클리셰를 깨부수던 신박한 개그 센스로 독자들을 밀당하던 요엔작가는 이번에도 특유의 개그로 독자들을 조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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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고의 유명인사 김우현. 1학년 3반 부반장. 1학기 중간고사 수석. 잘생긴 외모뿐 아니라 냉철하고 이지적인 모습… 그리고 용모 단정! 스포츠 만능! 성적 우수! 등등 모든 면에 있어 완벽했는데……그러나 이렇게 완벽한 남자처럼 보이는 김우현에게도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겉보기와 달리 매우 소심하고 겁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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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순정만화의 '정석'같은 주인공 김우현. 그는 제목에서 말하는 옆 반의 '인어'. 그것도 생긴 것과 다르게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인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고 OK를 받으면 인어 탈출, 사람이 되지만 거절당하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는 무시무시한 설정의 소유자다. 말 한마디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니 겁이 많은 것도 이해는 가지만 너무나 겁이 많고 귀가 얇은 탓에 우수한 외모와 스펙을 써먹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주인공 앞에 나타난 그녀, 한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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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아. 명성 고등학교 1학년 2반 반장이자 부학생회장. 입학하자마자 명성고 여신으로 소문이 나서 인근 고등학교에서 구경을 올 정도였다. 심지어 성적까지 좋음. 예쁘고 뭐든지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한주아. 나와는 다른 "진짜" 완벽한 사람. >


과연, '이런' 남주인공과 함께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양 엄청난 스펙을 뽐내는 한주아는……김우현이 그렇듯 1화부터 직전 나레이션을 모두 와장창 깨부수며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어디 가서 이런 '순정만화' 여주인공, 못 만나실 거에요. 그녀가 어떤 방법으로 1화부터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는지는, 직접 웹툰을 읽어보자. (물론 작가가 못 박았듯, 이 만화는 순정만화가 맞다.)


1화부터 클리셰를 와장창 깨부순 주인공들 덕분에 잠시 헷갈리긴 하지만, 사실 이 웹툰은 순정만화의 도식을 그대로, 충실히 가져온 작품이다. Boy meets girl. 말 그대로 소년이 소녀를 만나 시작되는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스펙들만 뺀다면 뻔히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전개로 진행된다. 남들에게 숨겨온 '본 모습'을 보고도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성장하는 순정만화, 라고 하면 당장 '야야야'라는 노래로 유명한 츠다 마사미의 <그남자 그여자>라는 고전 명작이 있고, 최근 리메이크된 <후르츠바스켓>역시 '남들에게 숨긴 본모습을 들킨 이형의 존재'라는 점에서 이야기할 법 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줄지어 있으니, 이러한 플롯 자체는 독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옆 반의 인어>를 다른 순정만화와 다르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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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부터 미묘하게 수상쩍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유민.



수상쩍은 등장과 설정, 능글능글 주인공의 연애사업을 도와주지만 어쩐지 브로맨스의 분위기를 풍기는 <유민>. 이 역시 순정만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포지션이다. 학생들의 선망을 받는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지만 사실 겉보기에만 모두와 친할 뿐 진짜 친한 친구는 없고, 교우관계는 형편없는 이들을 끌고 나가는 제3의 주인공. 남자 둘과 여자 하나. 그리고 이어지는 갖가지 사건들. 남자주인공의 '비밀'에 꼬이는 각종 장애물, 장애물들을 해치우며 서로 친해지는 남자주인공과 여주인공, 단지 서로를 도와줬을 뿐인데 자신의 트라우마를 발견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주인공들.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 혼자서 꿋꿋하게 버티던 주인공들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라고, 성장하고, 그렇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는.


뭐야, 그럼 <옆 반의 인어>는 그렇게 짐작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야? 

물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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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야기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는 말은 이미 몇 세기 전부터 나왔다. 중요한 것은 조합이다. 작가는 뻔한 클리셰적 상황을 능숙하게 깔아놓고, 그 상황을 마구 비튼다. 작품에 존재하는 클리셰는 모두 '비틀리고 부서지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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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소심한 남자주인공과 당당한 여자주인공의 이야기였다면 심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강렬한 등장으로 독자에게 캐릭터를 각인시킨 다음, 차근차근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얘가 어쩌다 이런 애가 됐을까? 이 친구는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 같아? 뭔가 있는 것 같지? 궁금한 것 같지? 연애 전선만 밀고 당기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과거와 미래를 향한 궁금증도 신나게 유발한다. 이는 단순히 '발암 서사와 사이다'에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캐릭터를 더 깊게 이해하고,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아, 이런 일이 있어서 그때 그랬구나. 그때 그걸 생각했구나. 단순히 개그물로서의 측면을 떠나, 성장물로서도 합격점이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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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로맨스'라는 걸 부정하진 않는다. 이 작품의 주제 중 하나는 분명 사랑이며, 스토리 상 중요한 요소 역시 '사랑'이다. 그러나 작가는 '캐릭터 간의 연애 전선'을 위해 '캐릭터'를 희생시키지 않는다.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어른의 로맨스'가 아닌 '청춘 학원 로맨스'를 읽는 이유라는 걸 잘 알기라도 하듯이.




남다른 개그 감각과 뛰어난 완급조절, 클리셰를 와작와작 씹어먹으며 진지한 스토리도 남다르게 곁들인 <옆 반의 인어>. 네이버 수요 웹툰에서 볼 수 있다.


[심지하]
김고북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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