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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리뷰] 상상력이 주는 원초적인 공포, '조의 영역'

박은구  |  2019-04-21 11:04:38
 | 2019-04-21 11: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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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은 인간들의 영역이 아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인간은 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석' 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다들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네이버 웹툰의 터줏대감이고 엄청난 인기 작가이며,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의 소리라는 작품을 꾸준히 연재한 성실함의 대명사로 떠오르는 유명 작가이다. 이미 1000화가 넘어간 네이버에서 연재하는 작품 중에는 다서 손가락 안에 드는 최장수 웹툰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음의 소리'에 인기는 상당하고, 그만큼 그의 입지 또한 상당하다. 그를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 여담으로 웹툰 작가 수익 TOP10을 선정했을 때 고랭크에 선정된 적이 있다. 필자 또한 처음 네이버 웹툰을 보던 꼬꼬마 시절부터 이 작가를 보아왔으니 사실상 네이버 웹툰 초장기의 문을 연 선지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만큼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고, 이 작가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마음의 소리'인데 마음의 소리에 장르는 일상 개그물이다. 그렇기에 이 작가를 떠올리면 마음의 소리가 떠오르고, 마음의 소리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그런 개그, 풍자, 유머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르는 작가인만큼 그가 차기작으로 개그 장르가 아닌 작품을 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슈가 되었다. 심지어 그 장르는 재난, 공포, 스릴러 라는 어떻게 보면 작가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였기에 더욱 더 큰 이슈가 되었을 거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사실 예전에 N의 등대라는 작품을 네 명의 작가가 모여서 따로, 따로 연재를 했었는데 그때 조석 작가도 참여했었다. 필자는 그 작품을 마음의 소리보다 인상 깊게 봤었던 걸로 기억한다. 즉, 조석 작가의 이러한 작품적 역량은 이미 그때부터 증명되어 있었다. 개그가 아니더라도 그는 굳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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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슈가 되었던 작품인만큼 사람들의 기대는 상당했고, 조의 영역은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었다. 조석 작가는 자신의 역량,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개그라는 장르가 아니어도 자신은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후반부에는 많은 비판을 받기는 했다. 폼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발칙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공포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충격을 선사했다. 인류는 역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물을 잃어버렸다. 더이상 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던 그 시기는 마치 달콤했던 한 여름날의 꿈처럼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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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주인은 그것들로 바뀌었다. 굉장히 거대한 그것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통쨰로 부숴버리는 존재들의 등장이 인류가 이렇게까지 절벽으로 내몰린 것에 시작이었다. 바다에서 흔히 보는 물고기들, 식탁에 반찬으로 등장하는 물고기들, 애완용으로 키울 수 있는 물고기들마저 인류가 상식선에서 알고 있던 크기가 전혀 아닌 것이다. 물고기라고 부를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한 그렇다. 이제는 '괴물'이라고 불러야 할 존재들. 그들에게 물의 주도권을 빼앗거벼린 인류는 몰락하고 말아버린 것이다. 10미터, 15미터, 20미터, 100미터 크기의 도달하는 것들까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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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립되어 버린 여의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여의도의 모습이다. 세상은 멸망 직전의 모습이다. 이미 군과 경찰은 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였고, 무능한 정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으며 생존자들만이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생지옥으로 변모해버렸다.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인류는 인간으로서의 긍지를 져버렸고,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개의치않고 행하는 그저 살아가기 위해서, 살고 싶어서 행동하는 본능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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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을 잡아먹었던 물고기를 잡아 먹는 인간들의 모습, 허기를 더이상 참을 수 없던 인간들은 정체를 알 수도 없고, 또 저 커다란 주둥아리로 다른 인간을, 같은 인류를 집어삼켰을 물고기의 내장을 헤집는 모습이다. 지옥과도 다름없는 모습, 아니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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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몰아치면서 그 녀석들의 영역은 점점 늘어만 갔고, 인간들의 영역은 점점 줄어져만 갔다. 물이 계속해서 차올랐고, 주택단지에도 물이 가득하다. 심지어 그 주택단지를 이 끔찍한 물고기들이 돌아다닌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상상인가. 본디 이 작품은 엄청난 인기 몰이를 하고 필자의 기억상으로는 13화가 안되어서 완결이 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너무 임팩트가 컷턴 탓인지 독자들은 계속해서 다음 화를 요구했고, 재연재를 하면서 예전에 있던 화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이어서 뒷 얘기를 연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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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점점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는 끔직한 형태의 물고기들 또한 등장한다. 이 장면을 봤을 때 필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작가는 공포를 주는 데 있어서 프로라고, 인간이 어떠한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무서워하는지를 잘 캐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 기괴한 모습을 봤을 때 필자의 전신에는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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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에게 승리했다. 사실 이 대사가 나오기 전에 묘사는 인간들이 물고기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것처럼 묘사를 한다. 전쟁에서 승리하였고, 점점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허나 누구의 시점인지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 작가 의도한 연출이고 복선인 것이다. 결국 물고기의 시점으로 모든 대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 이후, 본 연재분 이후에 연재분량이 더욱 연재되어 물고기가 이렇게 된 이유라던가 여러 부분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지만 비교적 초반에 보여주었던 그런 임팩트에 비해서는 많이 힘이 빠졌다는 얘기들이 많다. 그러나 확실하게 초반부의 몰입력이라던가, 연출은 무척이나 뛰어나니 조석 작가의 새로운 면모를 보고 싶은 독자들은 이 작품을 추천한다.

박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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