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OP

[웹툰리뷰] 용과 함께하는 일상, '용이 산다'

박은구  |  2019-03-29 22:50:14
 | 2019-03-29 22:50:14
초기화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만약 자신의 옆집에 사는 이웃이 용이라면 당신은 믿겠는가. 그리고 그 용이 히키코모리의 게임 폐인이라면 당신은 그 사실을 믿겠는가. 만약 그 용이 사는 걸 알게 됐다면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겠는가. 두려워 하겠는가? 이사를 가겠는가? 기억을 변조하겠는가? 살려달라고 빌겠는가? 조공을 받치겠는가? 여기 이 주인공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여줄 것이니 기대해도 좋다. 이제 갓 독립을 하여 꿈꾸던 자취 생활을 하게 된 우리의 주인공, 최우역 씨. 집 앞에 나가 장을 보던 도중 이사를 왔으니 떡을 돌려야 된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자신도 모르게 떡을 사오게 된다. 정말 자신도 모르게 사버린다.



그리고 그 떡을 돌리기 위해서 옆집에 문을 여는데.. 두둥! 보신느 바와 같이 옆집에는 용이 살고 있었습니다! 라고 하면 누가 믿겠나 하겠지만 정말로 용이 살고 있었다. 그것도 심지어.. 게임을 하고 있는 용이.



결국 그와 독대를 하게 되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우리의 주인공들. 용과 인간의 만남이 성사되는 아주 귀중한 자리이다. 근데 사실 알고 보니 이 용은 칠칠맞은 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들킨 상태였다. 관리인 아저씨, 집주인 아주머니, 동네 꼬마, 전에 살던 동네 사람, 전부녀회장아줌마까지 사실 상 동네사람들 전부가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이 빌라에서 살게 된 배경을 설명해준다. 먼 옛날 2천년전만해도 용은 인간과 함께 살아갔다고 한다. 일종의 공생, 즉 서로 돕고 사는 관계였다는 것.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들은 용에게 점점 무리한 요구를 해왔고 기본적인 섭리를 무시하고 태초의 근원들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길 바랐다고 한다. (인간의 탐욕이란 무릇 그런 것인가보다.) 도를 넘어선 인간들의 요구는 결국 용들이 인간과 함께 사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그렇게 깊은 자연으로 숨어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용들이 떠난 뒤에도 인간들의 욕심은 끝이 나지 않았고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로 그들이 숨어있던 자연마저 사라져버리게 된 것. 그래서 결국 용족은 얼마 안남은 자연에서 사는 무리와 인간들의 무리에서 뒤섞여 숨어 사는 무리로 나뉘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용은 숨어사는 쪽에 속한 용이었다. 사실 그는 엄청난 게임 폐인이고, 오히려 인간들이 만들어낸 문명에 빠져 중독되어 사는 이상한 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굉장히 신성하면서 속물적인 생물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사람, 아니 용이다. 사실 이 용에 이름 또한 용이다. 풀네임은 '김용', 애초에 이름부터가 용이니 사실 자신이 용이라는 걸 숨기려고 하는지부터가 의심스러운 인물이다. 아니 용물이다.


너무 믿기지 않는 현실이라 그런지 오히려 침착한 것인가. 최우혁은 자신의 눈 앞에서 콘솔 게임을 하고 있는 용을 보고도 별 반응이 없다. 너무 침착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심지어 이 용의 직업이 더 가관이다. 바로 판타지 소설 작가. 존재 자체가 판타지인 존재가 판타지 소설을 써서 먹고 산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재미있는 상황인가. 사실 제 아무리 용이라지만 인간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살려면 돈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으니까. 현실에서는 돈이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주인공 최우혁은 그에게 돈을 버는 수단을 물어보았고, 그것이 바로 판타지 소설 작가라고 대답하게 된 계기였다. 사실 찰떡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쓰면 그것이야 말로 판타지 소설이고, 또한 자신의 이야기이니 얼마나 리얼리티있게 쓸 수 있겠는가. 용은 용인가보다 매우 똑똑하다.


<이 모습이 김용 씨의 본래 모습이다. 참고로 지금 그가 위치한 곳은 지리산이고, 이 날 김용의 와우계정이 해킹당했다고 한다.>


아 참고로 용은 신성한 동물, 아니 영물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양심통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되면 고통을 느낀다. 허나 이게 웃긴 게 주관적인 거라 자신이 생각했을 때 양심에 찔리지 않는 수준이면 아무런 고통을 못느낀다.



<용이 이사하는 방법. jpg>

이분으로 말하자면 김용의 누이 되시겠다. 즉, 누나이고 당연히 용이다. 그들의 어머니가 혼자 사는 아들이 걱정되어 누님을 직접 불렀다고 한다. 이미 그녀 또한 최우혁과 말을 놓은 사이다. 그리고 그녀의 직업 또한 웹툰 작가라고 한다. 동생인 김용과 비슷하게 창작 계통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고향은 스리랑카라고 한다. 웬만한 지구상에 있는 곳은 전부 다 가봤다고. 근데 한국에 정착하게 된 이유가 정말 별 게 아닌 게 김용은 당연히 게임을 하러왔고(스타크래프트), 누나는 덕질을 하러 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금발 벽안의 미소녀가 바로 김용과 김옥분(김용의 누나)의 어머니 되시는 분이다. 너무 아름다우신 이분이 그 성질 더러운 용들의 어머니이시다. 참고로 인간을 무서워하신다. 그리고 용으로 변했을 때의 모습이 김용과 김옥분과는 대조적으로 무척이나 귀엽다. 우파루파를 닮았다고 하면 딱 알 것이다. 

용이 산다의 작가인 '초'작가의 작품 중에는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라는 작품이 있다. 필자가 처음 초 작가의 작품을 봤던 것이 바로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는 보면서 많은 공감과 슬픔, 아련함 등을 느낀 꽤나 아름답고 감성적인 작품이었던 것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러한 작품을 그리셨던 분이 차기작으로 일상, 코믹 물을 낼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지만 의외로 그런 특유의 감성과 개그 코드를 잘 살려 멋진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용이 산다는 꽤나 장지적으로 연재되는 작품으로 현재는 벌써 시즌 4를 연재하고 있으니 시간이 되면 정주행을 하는 것을 매우 추천한다.


박은구
다양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댓글 0
닉네임 * 비회원 덧글은 삭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