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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리뷰] 독자들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반전 공포 스릴러, '원주민 공포만화'

박은구  |  2019-04-16 13:00:25
 | 2019-04-16 13: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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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호숫가에 누군가 돌을 던졌다. 고요하게 일렁이던 호수의 수면이 거칠게 요동쳤다. 네이버 웹툰이란 커다란 호수에 갑작스레 등장한 이 돌맹이, 바로 원주민 공포 만화이다. 공포, 미스테리 장르의 웹툰이 몇 개 있지만 별로 많지 않다. 그마저도 정말 소수의 몇몇 웹툰만이 있을 뿐 공포라는 장르를 살리는 웹툰은 필자의 기억상으로는 거의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침체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마성의 웹툰 이 웹툰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매력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겠다. 그리고 미리 경고하겠는데.. 이 웹툰이 가진 매력을 알게 되면 당신은 더이상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웹툰이 아닌 다른 웹툰으로는 당신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을 테니까.



<실제 작가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작품의 작가는 자신을 매일 등장인물로 넣는다. 그 또한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등장인물과 설정이다. 그때, 그때 매화마다 조금씩 바뀌기는 하지만 대체로 작가 본인이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대부분 작가의 친구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기에 그들과의 케미를 보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공포만화인데 정말 너무 재미있다.) 저렇게 간간이 등장하는 프로필 또한 작가의 실제 이력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원주민 공포만화' 또한 도전만화에서 연재를 하다가 뽑혀 온 것이고 웹툰작가를 준비하고 있던 시절에 작가의 실제 직업은 미술학원 강사라고 한다.




참된 예술인인 작가는 자신이 겪었던 실제 일들을 풍자하여 작품에 녹여낸다. 백수였을 때의 서러움과 한을 이런 식으로 녹여내어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연출이 꽤 많이 나온다. 원주민 공포만화는 대체로 옴니버스 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한 이야기가 쭉 길게 이어가는 방식이 아닌 매 에피소드마다 색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만화를 설명하는 문구 중에 공포, '반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이 반전이라는 단어가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90프로가 공포스럽고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맨 마지막 세 컷이나, 두 컷 때문에 스토리 전체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앞에는 대충 보고 마지막 장면만 보는 사람들도 생겼을 정도였다.



<이런 식으로 작가가 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에피소드를 예시로 들어 간단하게 설명을 해보자면은 우체국 택배기사가 우편물을 배송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인데 그 분위기가 꽤나 기괴하고 소름이 끼친다. 상사가 떠넘긴 일거리로 인해 우연히 어떠한 집에 택배를 배송하기에 들린 우리의 주인공, 원주민씨는 무언가 의아한 점을 발견한다. 초인종을 누르자 나온 아이의 상태가 어쩐지 이상하기 때문이었다. 어딘가 이상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아이, 소름이 돋지만 맡은 바 의무를 다하기 위해 원주민 씨는 내일 다시 오기로 한다. (집에 아이 밖에 없어서 우편을 주질 못했다. 본인 수취 우편이라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충분히 이상한 생각이 들만한 비쥬얼이다. 필자가 택배기사였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소리쳤을 거 같다.>


그렇게 또 다음 날 오게 된 원주민씨는 또 한 번 초인종을 누른다. 그러자 어제 그 아이가 나와 반겨주고, 오늘은 아버지가 계시냐고 묻지만 역시나 오늘도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국 어머니에게라도 전해야겠다는 취지로 어머니에 대해 물어보려는 찰나 아이 입주변과 옷에 묻은 붉은색 얼룩들을 발견한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주인공, 원주민 씨.




그리고 아이의 입안에 있는 검은색 실 같은 것을 발견한다. 기괴한 얼굴, 붉은색 얼룩들, 마치 머리카락을 연상케하는 검은색 실들이 입안에 껴있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이다. 공포 영화에서 한 번 쯤 본듯한 그런 모습. 그렇게 이상한 기운을 느낀 원주민은 다음 날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다음 날 왠지 모를 두려움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다리를 겨우 일으켜 다시 찾아간 원주민. 하필 또 늦은 밤이라 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계속해서 드는 불길한 예감 때문에 다시는 오기 싫었지만 그는 프로이기 때문에 일을 완수하기 위해 다시 찾아온 것이다. 초인종을 누르자 이번에도 여김없이 소녀가 나온다. 그리고 올 때마다 더욱 심해지는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



<불과 하루사이에 더욱 기괴한 모습이 되어버린 아이.>


하루가 지나고 다시 만난 아이는 어제보다 더 끔찍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똑같은 패던으로 어머니가 집에 계신지, 아버지가 집에 계신지, 그리고 밥을 먹었는지 물어보는 순간, 아이의 입이 찢어지면서 날카로운 이빨들이 나타난다. 그랬다. 그 소녀는 귀신이었던 것이다. 이게 다른 공포만화였다면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죽거나 혹은 도망가면서 계속해서 긴장감 있는 전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석이고, 또 공포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 그러한 연출이 당연시 여겨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르다. 그것이 바로 이 작품에서 강조하는 '반전'인 것이다.



<이렇게 귀신을 물리적으로 패버린다. (사실 이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보면 원주민이 과거 유명한 복싱선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이다. 그 누가 예상했을까. 공포만화의 클리셰를 부숴버리는 이 충격적인 결말을. 이것이 바로 원주민 공포만화가 가진 엄청난 매력 중 아주 일부분이다. 색다른, 충격적인, 새로운 느낌의 웹툰을 보고 싶다면 '원주민 공포 만화'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박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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