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그림체 속 잔혹한 현실, 그리고 희망 '여중생A'
by 박은구   ( 2018-11-08 14:25:20 )
2018-11-08 14: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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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A'라는 제목답게 이 웹툰은 한 여중생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한 여중생이 슬피 울고, 기쁘게 웃고, 화도 내고, 즐거워하며 점차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린 성장형 웹툰이다. 그렇다고 마냥 가슴이 따뜻해지고, 행복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기자기하고, 어딘가 귀여운 그림체와는 대비되게 꽤나 슬프고, 무거운, 또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더욱 잔혹한 그런 이야기들 또한 많이 등장한다. 문득 리뷰를 쓰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의미하는 여중생 'A'라는 것은 보통 평범하게 생각해본다면 작 중 등장하는 주인공을 가르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들 혹은 개개인의 추측일 뿐. 공식적인, 혹은 '딱 여중생 A는 무조건 주인공이야.'라고 정해진 사실은 아니다.  A = 주인공, 이라고 확실하게 공식이 성립하는 건 아니니까. A =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만 주인공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학급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여중생이 될 수도 있다. 불특정 인물 중 여자 중학생은 누구나 A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단 하나만 있을 리도 만무하고, 여러가지를 복합적인 메시지들이 담겨 있겠지만 그래도 딱 하나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 아이들 또한 여중생 'A'일 수도 있다.>


 특정인물의 이름 혹은 누군가를 지칭하는 말로 제목을 설정하지 않은 이유, 굳이 여중생 'A'라고 제목을 지은 이유. 그 이유는 사실, 작품의 주인공인 '장미래'라는 인물이 겪는 이야기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수많은 '여중생 A'의 이야기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본 작품의 등장하는 주인공 여중생 'A'는 비단 장미래라는 캐릭터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여중생들, 더 나아가 포괄적으로 봤을 때는 수많은 학생들 또한 'A'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사정을 안고 살아가고, 자신만의 삶이 있으며 고민을 하고 경험을 통해 성장해나간다. 여중생 'A'란, 특정인물 누군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이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학생들 중 한 명일 수도 있으며 이 사실을 '장미래'라는 캐릭터의 입체적인 성장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감히 추측해본다. 허나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추측일 뿐. 작품에서 '여중생 A'는 훗날 소설가가 된 장미래의 필명으로 나온다. 



중학교 3학년, 장미래. 그녀에게 학교생활이란 지옥의 시작이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이 되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는 새로운 친구와의 인연을 기다리며 설레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학년이 되었다는 기쁨에 심취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아니다. 미래는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가 없다. 남들을 대하는 게 어렵고, 분위기를 읽고 행동하는 것이 불편하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고, 대인관계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허나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그녀는 남들을 가식적으로 대하는 게 불편한 것이다. 그저 순수한 것일 뿐 일지도 모르겠다.


다들 공통의 주제를 찾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렇게 집단이 형성되고, '친구'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 하지만 미래는 그런 일이 익숙치 못하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성향을, 현실을 담담이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탈출구를 찾는다. 그것이 좋다, 좋지 않다라고는 평가 할 수 없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녀 자신에게는 유일한 탈출구라는 것이다. 지옥같은 현실 속에서의 유일한 탈출구.



그 탈출구란,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장르는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로 '원더링 월드'라고 불리는 게임의 올드 유저이다. 오픈베타 때부터 시작하여 실제 돈을 아낌 없이 투자할만큼(속된 말로는 현질) 열정적으로 게임 속에 빠져살았다. 원더링 월드가 미래에게 주는 의미는 단순히 게임으로서의 흥미 부분이 아니다. 미래에게 원더링 월드란, 단순 게임을 넘어 또 하나의 세계 혹은 자신의 진짜 세계라는 의미가 강하다.  현실 속에 자신은 친구도 없고, 소심하며 내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은 괴롭고,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려우며 그럴 의지조차도 없다. 그것이 현실 속의 장미래이다. 그러나 원더링 월드 속 장미래, 아니 '다크666'은 다르다. 친구를 잘 사귀고, 남들은 자신을 따르며, 또한 (게임 속 기준으로) 스펙도 좋다. 그녀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인 것이다. 지긋지긋한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시간, 그것이 바로 미래에게는 원더링 월드를 플레이하는 그 순간인 것. (그렇기에 더욱 집착하고, 현실도피적인 성향을 보인다. 어찌보면 악의 순환.) 그러나 미래가 처음부터 이렇게 내향적이고 현실도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는 법.


<집에 아버지가 들어와서 방에 숨어있는 미래의 모습>


<혹여나 아버지가 들어올까 두려워 테이프로 방문을 막아놨다.>


그녀에게 아버지란, 공포의 상징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무한한 공포의 근원 같은 존재이다. 그녀는 '화목한 가정'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는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왜? 정말 간단하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또한 가정형편 또한 좋지 못하다. 딱 잘라 말하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쯤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들리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다. 본디 미래란 소녀는 선천적으로 내향적일 수도 있다. 조금 소심할 수도 있고, 말을 잘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확률의 문제다. 그녀가 본래 어떤 성격을 가지고, 어떻게 태어났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성격이란 것은 선천적으로 탁, 하고 만들어져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그 무엇보다 환경의 많은 영향을 받는 동물이다. 인격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요인인 환경, 그 환경이 미래를 저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미래가 조금 더 밝은 환경, 행복한 환경에서 태어났더라면. 비록 소심할지라도 밝은 아이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남들을 대하는 게 조금 서툴러도 언제나 미소가 끊이지 않는 아이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여중생 A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아직도 못다한 애기들이 너무 많지만, 이 이상은 뜻도 없이 장황하게 늘어질 것만 같아 이만 글을 줄이며 딱 한 마디를 하고 싶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여중생 'A'가 모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길 기도하며, 비단 학생들 뿐 만 아니라 연령대에 상관 없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꼭 한 번만이라도 이 웹툰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만큼 큰 의미가 있는 웹툰이고, 이 웹툰을 보기 전과 보고 나서는 미약할지라도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박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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