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을 넘어 현생으로. 귀신과 인간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귀각시.'
박은구   ( 2018-11-01 14:52:05 )
2018-11-01 14: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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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의 남자 주인공, '기신'. 귀신 아니고, 기신이다. 작중 내용에 따르면 아마 산 그 자체 혹은 산신 정도로 추정된다. 그의 산에 사는 귀신들은 그에게 어르신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귀각시', 이름 그대로 귀신의 각시를 의미하는 바이다. 즉, 귀신이 정한 아내 혹은 처라는 말이 되겠다. 처음 썸네일과 제목을 봤을 때 이 웹툰의 장르는 호러일 줄 알았다. 전체적인 그림체 또한 귀여운 듯 하였으나 귀신들은 굉장히 소름끼치게 잘 묘사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연출 또한 보는 독자들의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쫄깃쫄깃 한 게 영락없는 호러물일 거라고 생각했다. 1화 첫 장면에서부터 기신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소름끼치게 나오기 때문이다.


                                       



                                        


1화만 보았을 때는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 웹툰의 매력에 사로잡혀 계속해서 보다보면 이 웹툰의 장르는 호러의 탈을 쓴 달달한 로맨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남자 2, 여자 1라는 삼각관계 구도를 가지고 있는 본격적인 로맨스 물이다. 전반적인 스토리의 큰 줄기는 이렇다. 평범한 고등학생인 본작의 여주인공 '은아'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방에 침입한 기신을 보게 된다. 굉장히 무섭고, 또 비현실적이기에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날 일어나 창문을 바라보니 창문에는 손바닥 자국이 찍혀있었다.


                                      

                                                <만화라서 다행이다. 실제라고 상상하면 오줌을 지릴 것 같은 상황이다.>

알고보니 전날 밤, 자신의 방에 들어왔던 기신은 실제로 귀신이었고, 그녀를 자신의 각시로서 정한 것이었다. (각시의 증표를 남겼다.) 그날 이후부터 은아의 일상은 평범함과는 심히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각시가 된 영향으로 인해 수많은 귀신들이 그녀의 몸을 노리고(기신은 '산'이라고 부를 정도로 굉장히 강한 귀신이기에 기신의 힘이 들어가 있는 은아는 귀신들의 입장에서는 보양식과 다름없다.), 보고 싶지 않은 귀신들을 억지로 보게 되고, 다양한 귀신들이 그녀를 찾아온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귀신들의 세계에 강제로 입장하게 된 것이다. 기신이라는 초월적인 존재에 신부로 선택받은 영향인 것. (기신은 귀신 중에서도 상위 등급의 초월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일종의 암시를 통해서 은아의 주변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갔고, 아무도 그걸 의심하지 않는다. 은아의 친오빠를 제외하고는.) 작품 초반에 신이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과 언행을 보여준다. 무척이나 순수하고, 또한 선과 악, 옳고 그름의 구분이 없는 마치 새하얀 백지와 같은 그런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각시인 은아를 위해서,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행동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어느새 아빠 미소를 짓고 있다.


                                           

                                 <은아가 무서워하자 자신이 강하다는 걸 굉장히 어필하며 점수를 따려고 하고 있다.>


                                            

                 <이 잘생긴 청년이 바로 우리의 서브 남주 되시겠다. 알게 모르게 은아를 챙겨주다가 어느새 그녀에게 반해버린 비운의 서브 주인공. 신이와는 정반대로 인간 세계의 문화를 잘 알아 몰래몰래 은아의 편의를 잘 봐주는 캐릭터이다. 또한 그 개인의 무력을 비교해도 신이에게 꿀리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데 그것은 바로 그의 정체가 '이무기'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용이 될 자격을 전부 갖춘 이무기이다. 그의 어머니도 작품 속에서등장했었는데 그녀는 이미 초월적인 존재, 용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과 조우하고, 또 성장함에 따라 은아는 점점 더 신이를 신뢰하게 되고(자신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기 때문에), 어느새 그녀 또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게 또 당연하다면 당연히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 게, 자신에게 언제나 변하지 않는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주고, 언제나 자신만을 바라봐주고, 또 위기 상황에서는 매일 등장해 자신을 지켜주는 존재. 어떤 여성이 그런 남성에게 반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또한 그들의 이러한 운명은 단순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기신이 그녀에게 각인을 새긴 이유, 그냥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다.



                                          


작품 초반부터, 많은 복선이 나왔지만 사실 은아는 기신이 좋아했던 여성의 환생이었다. 장님이라는 이유로 산에 버림 받은 여성. 그녀를 마나 처음으로 사랑을 했다. 그녀의 살내음은 꽃향기와 같았고, 그녀의 미소는 몇백년간 뛰지 않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허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조차도 인지하지 못했을 때, 기신은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를 허무하게 잃었다. 그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안일함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전생의 은아. 안타깝게도 눈이 보이지 않아 산에 버려졌다.>


그렇게 그녀가 다시 환생하기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렸고, 그는 이번에는 그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녀에게 각인을 새긴 것이다. 각시로서의 증표를. 소름끼칠정도로 오싹한 호러물인줄 알았는데, 사실 심금을 울리는 따뜻한 로맨스였다. 시공간을 초월해, 인고의 시간을 견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다시 만나고 싶은 귀신의 이야기. 그 감동을 같이 한 번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박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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