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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리뷰] 와이프 길들이기, 원초적 본능에 전력투구

박성원  |  2018-10-29 18:40:49
 | 2018-10-29 18: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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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변호사이자 난봉꾼인 태식은 결혼을 앞둔 전날 클럽을 찾습니다. 특별한 날(?)인 만큼 까다롭게 부킹 상대를 골라 '희주'라는 여자를 선택하게 되는데요. 대단한 미인인 희주는 척 보기에도 클럽에 익숙하지 않은 듯한데, 결국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방식으로 둘은 섹스를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상견례 자리를 찾은 태식과 희주는 가까운 미래의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죠. 두 남녀의 결혼은 단순한 정략결혼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집안 간의 약속으로 맺어진 관계로, 불가피한 이유로 무려 17년이나 늦어진 결혼은 결국 이루어지게 됩니다.




태식과 희주라는 두 캐릭터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와이프 길들이기'의 거의 모든 것이 바로 이 두 인물에게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라고 할 만한 건덕지는 거의 없고, 일부 조연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조연일 뿐, 초점은 온전하게 이 부부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태식은 변호사라는 전문직에 잘생긴 얼굴, 머리도 비상한 편인데 그의 친구들이 익히 알고 있을 만큼 여자 편력이 화려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여자와 상황을 위해서는 범죄와 비도덕의 영역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짓들도 망설이지 않고요. 다만 태식이 결혼 후에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는 내용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오로지 아내만을 보고 살겠다는 태식의 약속은 적어도 현재 연재 분량까지는 지켜졌습니다. 그 방식이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어느 정도 개성이 살아있는 태식과 달리 희주는 다소 도구적인 캐릭터입니다. 이런 류의 성인 웹툰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얼굴이든 몸매든 지나가는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쳐다보게 되는 엄청난 미인이지만, 성(性)이나 유희에 익숙하지 않고, 그런 반면에 성적으로는 굉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뭐 그런 클리셰 덩어리죠.


캐릭터를 소개했으니 다음은 스토리의 차례인데, 앞서 언급했듯 스토리는 굉장히 빈약한 편입니다. 제목 그대로, 난봉꾼 태식이 성에 무지했던 희주를 아내로 맞은 다음, 이런저런 시츄에이션을 만들어 그녀와 자극적이고 (상당히)변태적인 성생활을 즐긴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성인 웹툰으로서는, 그중에서도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세부 장르로서는 아마도 필자가 봤던 숱한 만화들 중에 손꼽히는 수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빈말이 아니라요. 가장 먼저 작화가 굉장히 좋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글쟁이라 작화에 대해서는 길게 평가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만한 능력도 없지만, 순수하게 독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대단히 우수한 퀄리티 라는 것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탑툰의 인기작들은 대체로 작화 부분에서 평균 이상은 하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탑툰 평균을 아웃퍼폼(outperform)하는 작품이 있기 마련이죠. '와이프 길들이기'도 그렇습니다. 화려하고, 과장된 묘사를 시종일관 유지하지만 부담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으며, 씬이나 일상이나 초반이나 중반이나 기복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호불호도 아마 크게 타지 않을 것이고요. 간단하게,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퀄리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짚고 넘어가야 될 장점은 다채로운 시츄에이션입니다. 이 웹툰의 내용이란 한 줄로 요약하면 '부부가 섹스하는 이야기'에요. 그러니까 성인 웹툰으로서 훌륭하게 기능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섹스하는가, 이것이 관건입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도 필자가 봤던 성인 웹툰들 중에서 손꼽히는 편입니다. 일단 인물 설정부터가 잘 짜여져 있는데, 제목 그대로 난봉꾼이자 변태성욕자인 남편이 순수했지만 재능이 있는 아내를 이끌어 간다는 명료한 구조 아래, 스토리 작가의 괜찮은 상상력에 힘입어 온갖 자극적인 상황과 설정들을 독자들 앞에 내놓습니다. 이런 시츄에이션 역시 작화처럼 어느 정도는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지만, 적잖은 성인 웹툰을 감상한 리뷰어로서 평가하자면 역시 뛰어난 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건 자극적인 상황과 소재를 폭탄 투하하면서도, 지나치게 비도덕적이거나 반인륜적인 설정을 영리하게 우회하면서 독자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입니다. 태식과 희주는 부부이고, 태식이 주도하는 관계 속에서 그는 종종 공인(公人)이 행했다면 사회적 비난을 받을 일들을 딱 거기까지입니다. 부부 관계는 깨지지 않고 유지되며 실정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강력범죄는 찾아볼 수 없고, 결국은 희주나 태식이나 일방적으로 억압받거나 강제당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이게 큰 장점이자 어려운 부분인데,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고 성적 자극을 추구함에 있어 불쾌감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스토리 작가의 고뇌에 부족하게나마 칭찬을 보내고 싶습니다.



[박성원]
자연주의
웹툰가이드 리뷰필진
장르를 거의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웹툰을 봅니다
백합을 특히 좋아한다는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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