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의무병역? '뷰티풀 군바리'
박성원   ( 2018-09-18 09:30:52 )
2018-09-18 09: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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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군바리'는 2015년 2월에 시작되어 장장 3년이 넘게 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네이버 최고의 인기 웹툰 중 하나입니다. '여자가 군대를 간다'는, 그 자체로 대단히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소재 탓에 한동안은 시끌시끌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최근에는 다소 잠잠해진 것도 같습니다. 이슈로 인해 연재 자체가 영향을 받기에는 네이버 웹툰에서 너무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기는 합니다.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소재를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남자, 그 남자들 중 절대다수는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하는 것이 현실의 대한민국이고, '뷰티풀 군바리'는 여자들도 의무징집제의 대상에 포함시킨 가상의 세계에서 바로 그 당사자들, 여자 사병들을 주조연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웹툰에서 비추는 것은 현실의 대한민국 군대입니다(정확히는 의경). 여자들이 군대에 가지만, 군인(의경)들의 성별이 바뀐 것을 제외하면 달라진 점은 거의 없습니다. 여성징집제가 실제로 이루어지려면 - 그리고 이루어진다면 - 군대 내부적으로도 그리고 외부 사회에서도 현실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야겠지만, 뷰군에서 그런 것들은 철저히 외면당합니다. 왜냐하면 이 웹툰은 여성징병제나 남녀의 국방의 의무에 대해 다루는 작품이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의 세계와 여군들이 등장하는 것은 기존에 시장에 나와있는 '군대 이야기'와 차별화를 꾀하며, 소재의 흥미를 더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스탠스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과 상반된 평가가 존재할 테지만 리뷰글에서는 길게 다루지 않습니다. 다만 이 사실을 잠재적 독자들이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정수아'라는 인물이 의경에 입대하여 성장하는 스토리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2000년대 중반쯤으로 10년도 더 지난 과거이며, 현재와 비교하면 가혹행위와 폭행, 내무부조리가 만연합니다. 주인공 수아는 한국의 평범한 청년으로 숨겨진 과거사나 집안의 비밀 같은 건 없습니다. 웹툰은 수아가 훈련소에서 시작하는 군생활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것이 거의 확실하며, 바깥 세상과는 전혀 다른 폐쇄적이고 비합리적인 군대에 충격을 받은 수아는 모종의 계기를 통해 자신이 군대를 더 나은 곳으로 바꿔나가자는 결심을 굳힙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탈할 리는 없습니다.



웹툰은 이슈만큼이나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 만한 요소는 대부분 갖췄다고 봐도 좋습니다. 소재(10년 전의 대한민국 군대) 자체가 잠재적 독자들의 공감과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종류이고, 완급조절이나 일부 비현실적인 설정과는 별개로 의경들의 생활과 고충, 선임과 후임 그리고 부대 간의 정치적 갈등을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작화는 네이버 웹툰에서도 손꼽히는 고퀄리티인데 스토리와 작화 작가가 나누어져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리소스가 투입됐음을 짐작케 합니다. 중대 단위의 배경에서 대단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작화와 맞물려 한 명 한 명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정도로 캐릭터 메이킹 자체는 그림의 퀄리티만큼이나 뛰어난 편입니다. 이런 장점들이 뷰티풀 군바리가 네이버에서 누리는 높은 인기와 유명세를 뒷받침합니다.



리뷰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소재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아닌 내용 전개에 관한 비판적인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데, 반복되는 갈등 구조와 주인공 수아가 독자들에게 호감을 받지 못하는 현상은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모쪼록 뷰티풀 군바리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작가들이 처음 구상했던 취지를 살려 좋은 마무리를 맺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 2018 / 09 / 10

[박성원]
자연주의
웹툰가이드 리뷰필진
장르를 거의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웹툰을 봅니다
백합을 특히 좋아한다는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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