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잊고 있었네 - 미처 언급하지 못한 추천작들
by 므르므즈   ( 2017-01-25 06:09:55 )
2017-01-25 06: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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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는 너무 짧았다. 다시 생각하니 그렇다. 이전에 추천 웹툰을 5개 정도 선정하고 나니 여기에 넣지 못한 숱한 작품들이 머리 위를 맴돌았다. 이 작품을 넣어야 하는데! 이 작품을 넣을껄! 하는 후회섞인 메아리가 빙빙 내 머리 위를 돌았다. 그러니 몇가지 더, 미처 그 때 생각하지 못했던, 혹은 미처 추천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갑작스런 특집이지만 기준은 이전과 같다. 2016년 완결작. 장르 불문. 기준은 필자의 취향.


1. 회색방, 소녀 (스포일러 있음)


이걸 잊고 있었네 - 미처 언급하지 못한 추천작들

완결일 - 2016년 08 05 

작가 - 봉봉

장르 - 드라마, 미스터리


사회 문제를 소재로 선택했다면 작품은 단순히 피해자를 불쌍하게 묘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주장에 근거가 있어야 논리가 성립하듯, 아동학대라는 문제가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 냉정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학대로 망가진 아이의 이상행동은 대개 악의적인 행동이 불러온 결과 때문에도 동정 받기 쉽지 않다. 우리는 이미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은 연쇄살인마를 여럿 알고 있다. <회색방, 소녀>는 학대받은 아이가 어떻게 망가져 가는 지 뒤를 따르면서도, 학대의 결과로 탄생한 일그러진 인격을 결코 미화하지 않는다. 소녀의 비참한 삶을, 사건의 무게를 묘사하는 것으로 드러낼 뿐이다. 소녀와 민규의 관계를 통해 독자는 아동학대라는 이슈와 학대의 피해자가 실제로 할 법한 행동들을 보여주는데, 한 쪽의 입장에만 철저히 이입하지 않는 약간의 거리감이 작품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아동학대가 결국 이런 끔찍한 일을 만들어냈다.’ 와 ‘아동학대를 당했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었다.’는 비슷해 보이지만 온도부터 다르다. <회색방, 소녀>는 이런 ‘끔찍한 일’로 아이를 내모는 역겨운 인간 군상을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면서도, 누가 소녀를 죽였는지 둘러싼 범죄 스릴러로써의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 흠 잡을 데 없는 이 작품에 작은 투정을 해보자면, 너무 안타깝고 잔인하기에 보기 힘들었다는 것 정도일까. 찬사는 입 밖으로 낼수록 무게가 가벼워지니 아주 작게 박수를 치는 것으로 대신하자. 멋진 작품을 선사해 준 작가에게 박수를!


 

2. 드러그 캔디

이걸 잊고 있었네 - 미처 언급하지 못한 추천작들

완결일 - 2016년 06 20

작가 - 이현민

장르 - 성인


내 영혼의 짝을 찾아 헤메는 방랑의 여정은 언제나 스크롤과 클릭으로만 이뤄진다. 누군가는 여자는 외모가 아니라 내면이 중요하다지만 우리가 짝을 찾는 과정은 언제나 외면에서 그 탐색을 멈출 뿐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에 자괴감을 느끼거나 이래도 되는건가 자책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가 지금 찾고 있는 것은 평생을 함께할 내 반려자가 아닌 하룻밤을 함께할 잡스런 인연이 아니던가. 액면가에 모든게 결정나는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동반자를 찾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고 생각하자. 비록 화면안에서 못나오더라도 연인은 연인이다. 베게에 감싸여 있는 저 아녀자도, 누군가의 책상 위에 살포시 올려져 있는 아녀자도 모두 연인은 연인인 것이다. 성인 웹툰을 찾는 것도 그런 것이다. 뜨겁게 정사를 나누는 두 타인을 보고 관음하는 것 뿐이라도 우리는 같은 기억을 공유했기에 그 잠자리를 함께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액면가로는 판단할 수 없는 내면의 가치를 알기 위해 리뷰를 찾아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말하건데 이거 꼴립니다. 사세요. 실로 간단한 서두에 벌써부터 사러가는 이들을 재쳐두고 조금만 이야기를 해보자. 네이버에서 [질풍기획] 시리즈를 그렸던 이현민 작가가 느닷없이 레진에서 [드러그 캔디]를 연재한 것은 정말 의외의 일이었다. 정말 개그랑 잘 맞는 작가였기에 개그감을 쏵 뺀 작품을 만들 수 있을런지도 걱정되는 요소였다. 그간 작품에서 진지한 연출을 잘 써먹던 작가였으면서도 멈출 수 없는 개그감이 있었기에 걱정되는 문제였다. 하지만 [드러그 캔디]는 웃음기 없는 장면에선 확실히 진지하고 색기있다. 이현민 작가의 새로운 일면이 제대로 드러난 것이다. 물론 그간 연재한 작품들 탓인지 자꾸 질풍 기획 캐릭터들 얼굴이 겹쳐보여서 몰입이 좀 깨지곤 한다. 특히 와이프 좋아하는 놈이나 주인공이나 둘 다 생긴게 질풍기획 다니게 생겼다.


 



3. 죽어도 좋아

  이걸 잊고 있었네 - 미처 언급하지 못한 추천작들


완결일 - 2016 10 18

작가 - 골든키위새

장르 - SF, 드라마



 [죽어도 좋아]는 전체적인 틀이 망가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가는 개그를 난사한다. 작품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보기 쉽게 만든 것도 좋고, 오히려 이만큼 개그씬을 남발하면서도 작품 노선이 흔들리지 않는 역량도 놀랍지만 그래도 때론 작품이 진지해져도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자꾸 머리 위를 맴돈다. 특히 세세한 전개를 개그로 밀어붙일 때 마다 조금 더 감정선을 건드렸으면 멋진 장면이 나왔을것 같단 아쉬움을 지울수가 없었다. 아무리 진지한 장면을 못그린대도 귀갑묶기 복장을 입고 이루다를 찾아다니는 부장보단 더 감정이입이 잘되는 컷을 그려넣을 수 있었을텐데, 교육과정에 무리한 개그를 넣기 보단 평탄한 전개로 몰입을 유도하는 게 더 좋았을지도 모르는데.


  이 작품이 나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죽어도 좋아] 오히려 스토리도 말하고자 하는 바도 놓치지 않고 자기가 이끌고 싶은 방향을 확실히 제시했단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하지만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개그로 채워진 세부적인 묘사와, 조금은 취향을 탈수도 있는 개그 일변도 노선은 더 좋은 작품이 될수도 있는 작품을 다소 '아쉽게' 만든 듯 해 아쉽다. 




므르므즈
웹툰작가 지망생. 글 좀 쓰는 편이다.
자신만의 뚜렷한 관점으로 웹툰을 평가해주는 개성만점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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