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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에 따뜻한 힐링을, '모퉁이뜨개방'

김미림  |  2019-10-28 09:19:58
 | 2019-10-28 0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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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것들이 판치는 세상에 가끔은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줄 잔잔한 무언가가 그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관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봐도 헐리웃 블록버스터는 여러 상영관에서 아침부터 밤 늦은 심야시간까지 다양하게 선택해서 볼 수 있지만 독립영화나 혹은 큰 흥행을 이끌어내기엔 다소 어려워 보이는 작고 소소한 영화들은 상영관을 잡기 어려워 보고 싶어도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자극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이제 더 큰 자극이 아니면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른 것 아닐까?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 중에 '빨리, 빨리'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항상 어디서든 빨리빨리라는 말을 쉴새 없이 외치기 때문일 텐데 직장에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나도 모르게 쉽게 하는 말 빨리빨리는 우리의 마음에 여유를 빼앗아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요즘은 이러한 여유없는 일상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슬로라이프를 지향하거나 아날로그적인 취향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각 시에서 슬로시티를 지정한다던가,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 대신 필름카메라를 다시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또한 바쁜 일상 속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손으로 꼼지락 거리며 무언가를 만드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다소 느리긴 하지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성취감은 이러한 핸드메이드 생활을 취미로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재미로 느껴지는 것 같다.




모퉁이뜨개방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모퉁이뜨개방'은 바쁜 일상 속 잠시 짐을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지쳐있는 누군가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웹툰이기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모퉁이뜨개방의 작가는 '소영'작가로 이전에 '오늘도 핸드메이드!'라는 작품으로 네이버 연재를 했던 작가이다.

오늘도 핸드메이드 역시 따뜻하고 느린 호흡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주인공인 '소영'이 소소한 일상이야기와 함께 손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핸드메이드작품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금손이라 부를만큼 취미생활이라기엔 상당히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는 이 작품에서 꼭 마지막에 작품 속에서 소개한 핸드메이드 작품을 직접 만든 실제 사진을 첨부하곤 했는데 비슷한 취향을 가진 독자들의 부러움과 많은 지지를 받았던 웹툰으로 기억한다.




모퉁이뜨개방


그러한 소영작가가 이번엔 또 어떤 작품으로 돌아왔을가 궁금해하며 보게 된 모퉁이뜨개방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따뜻한 작품이었다.

역시나 빼놓을 수 없는 손으로 만드는 작품이 주요소재로 포함된 이 웹툰의 주인공은 평범한 직장인 '현이'이다.

아니, 어쩌면 평범하지 않을 수 있는 그녀, 현이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갑작스런 휴가 후 돌아온 회사에서 이전과 다르게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고 누구와도 관계를 갖지 않은 채 마음을 닫은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언니의 죽음을 그녀는 혼자 감당해내야만 했고 그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너무나 지치고 의지할 곳 없던 그녀는 예전과 똑같이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모퉁이뜨개방


그렇게 지친 일상을 보내던 어느 퇴근길, 발길 닿는 대로 걷던 그녀는 동네에서 낯선 건물을 발견하게 되고, 따뜻한 느낌의 포근한 할머니에게 이끌려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은 뜨개방으로 할머니 혼자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대접받은 따뜻한 차한잔과 뜨개질을 못한다는 그녀에게 굳이 쥐어준 따뜻한 털실이 그녀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모퉁이뜨개방


사실 이 뜨개방은 평범한 뜨개방이 아니었는데 뜨개방에 진열된 귀여운 뜨개인형들은 모두 생명을 갖고 있는 존재였고, 할머니가 현이에게 쥐어준 털실도 역시 생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현이의 상황을 단번에 알아보고 그녀를 돕기 위해 털실을 현이에게 보낸 것이었다.




모퉁이뜨개방


자꾸만 사람들에게 날카로워지는 현이의 모습에 회사 동료들은 점점 그녀에게 오해를 쌓아가게 되고 그러한 상황이 현이 역시 편치 않지만 말을 섞거나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다.

그녀는 언니의 죽음이 자기 때문이란 생각에 묶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죄책감이 들 뿐이다.



모퉁이뜨개방


그렇게 뜨개방에 다녀온지 일주일 후, 너무 지친 현이는 다시 뜨개방의 따뜻한 차 한잔과 불빛이 그리워지고 결국 다시 뜨개방을 방문하게 된다.

차가워진 손을 잡아주며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해주는 뜨개방 주인 할머니의 반가운 인사에 현이는 눈물이 날 것 처럼 울컥하지만 어딘가 막힌 듯 눈물은 나오지 않고, 그녀는 어떠한 이끌림에선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뜨개질을 배워보겠다고 말한다.



모퉁이뜨개방


과연 뜨개방 할머니의 정체는 무엇일까?

털실은 어떤 방법으로 현이의 지친 일상을 도와주게 될까?




모퉁이뜨개방


보기만 해도 따뜻한 그림체로 가득한 이 작품은 읽는 내내 마치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현이처럼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든 그 상처는 마주하여야 하고 그렇게 천천히 치유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

한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판타지적이지만 아기자기 귀여운 뜨개인형들과 점차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드는 작품이다.

우연히 마주친 뜨개방과 털실이의 도움으로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현이의 모습을 통해 삶에 지친 우리에게 힐링을 전해주는 이  작품은 지금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김미림
하고 싶은 것 많고 궁금한 것 많은,
평범하게 사는 게 최고 목표인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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