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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이 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땅보고 걷는 아이'

김미림  |  2019-10-30 09:19:58
 | 2019-10-30 0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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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꽤 많이 일어난다.

그러한 일들을 우린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은 또 금방 잊혀지고 반복된다.


보통 아이들을 나라의 미래, 희망이라 표현하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위협은 꽤 빈번하고,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서 말이다.


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이나 동거인에 의해 어린이, 배우자와 같은 어른 등을 학대하는 가정 내에서 행해지는 폭력을 뜻하는 것으로 부부 사이에 일어나기도 하고,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가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보통 아동에게 가해지는 정신적, 육체적 폭력에 대해 아동학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부모와 자녀간의 가벼운 체벌 정도는 당연시 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 남의 가정 일에 끼어드는 것을 피하려는 심리가 있어 가정 내 아동학대는 쉽게 발견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엔 이러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개선 되어 학교나 학원 내에서 어른들이 아이의 몸에 상처를 발견하거나 의심되는 정황이 있으면 신고를 하여 이러한 아동학대, 폭력을 가한 부모가 구속되는 뉴스를 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 내 폭력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쉬쉬하며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조차 묵인되는 경우가 아직까지 많은 상황이다.




땅보고걷는아이


네이버웹툰에서 연재중인 '땅보고 걷는 아이'는 이러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한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웹툰의 주인공인 '한겨울'은  불화가 심한 부모 밑에서 동생 '한여름'과 함께 항상 공포에 주눅들어 있는 아이이다.

그러던 중 남편의 폭력과 가족에 대한 무책임을 견디지 못하고 겨울이 엄마는 아빠와 이혼을 하게 되고, 이후 겨울이 엄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에 가서 살게 된다. 전업주부로 살던 겨울이 엄마는 남편과 이혼 후 히스테리가 더욱 심해지기 시작하는데, 어느날 부터 일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와 자신의 처지에 대한 모든 스트레스를 딸 겨울이에게 풀며 심지어 아이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얼떨결에 이혼한 딸과 겨울이, 여름이까지 떠맡게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사사건건 아이들의 행동을 제약하며 폭언을 일삼고, 아들이고 어리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면죄부를 받는 여름이 역시 엄마에게 홀로 당하는 누나 겨울이를 홀대하며 무시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겨울이는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잘못했다 빌어야 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힘들다 투정 한 번 부릴 수가 없다.

그렇게 점점 주눅들어 땅만 보고 걷게된 아이 겨울이, 이 아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어른은 엄마의 동생인 이모와 이모부 뿐이다.

이모와 이모부는 가끔 친정에 찾아와 울적해 있는 겨울이를 달래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는데 하지만 그들 역시 항상 겨울이가 힘든 엄마를 이해해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뿐이다.

이제 막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는 시기, 사춘기에 들어선 겨울이에게 희망은 없어보인다.

항상 공포에 떨며 땅만 보고 걸을 뿐이다. 




땅보고걷는아이


이 웹툰은 어떻게 보면 사실 막장인물들이 대다수 나온다.

그리고 그 인물들이 공격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 겨울이인데 그 어린 소녀가 저걸 어떻게 버틸까 싶을 정도로 강도가 심해 작품을 보다 보면 저절로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땅보고걷는아이


하지만 겨울이가 당하는 이러한 폭력들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이 작품속에 묘사되는 전부가 아니더라도 그 어느 부분은 우리 중 대다수가 한번쯤은 당해봄직한 현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댓글만 보아도 그러한 것을 알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당한 가정폭력에 대해 공유하고 그러한 경험들이 이 작품속의 겨울이의 경험과 유사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엔 일반적으로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이 없겠지만 예전엔 애들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 맞으면서 커야 한다는 부모들의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못했을때 훈육을 위한다며 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훈육법이 효과적이라 생각됐었는데 최근엔 이러한 방법이 아이들에게 평생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는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게 되어 쉽게 매를 드는 부모는 없으니 다행인 일이다.




땅보고걷는아이


어린 아이들은 가정환경과 부모에게 큰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어쩜 부모는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는 것이다.




땅보고걷는아이


사실 이 작품 속에서 겨울이의 엄마 역시 가정폭력의 피해자인데, 겨울이의 외할아버지만 보더라도 가부장적이고 툭하면 욕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으로 그려져 겨울이 엄마 역시 어렸을때부터 학대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또한 그녀는 혼전임신으로 결혼을 하게 됐고, 딸을 낳게 되자 시어머니와 남편으로부터 아들을 낳길 강요당하기도 한다. 결국 여름이를 낳기 전 한 번의 낙태를 한 후 아들인 여름이를 낳게 되는데 이러한 모습은 잘못된 남아선호사상을 보여주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땅보고걷는아이


또 겨울이의 아빠는 매일 술을 먹고 사업 실패 후 알콜중독인 모습까지 보이는데 일반 회사에 취직해도 금방 그만 두고 남의 밑에서 일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대기 일쑤인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준다. 



땅보고걷는아이


그리고 심지어 술을 먹고 겨울이 엄마에게 칼을 들어 위협하는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보여주기도 하는 등 가정폭력의 끝판왕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가정폭력의 희생자인 겨울이 엄마가 또 자신의 딸인 겨울이에게 가정폭력을 가하는 가해자가 된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땅보고걷는아이


이 작품은 흑백채색으로만 이루어져 주인공의 어두운 모습을 더 강조하고, 단조로운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감정이나 겨울이의 감정을 독자들이 쉽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겨울이의 상황이 안타깝고 이 작은 소녀를 구해 줄 제대로 어른다운 사람이 나타나길 더 기다리게 되는 게 아닐까.

'땅을 보고 걷는 아이'속 겨울이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김미림
하고 싶은 것 많고 궁금한 것 많은,
평범하게 사는 게 최고 목표인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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