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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체 속 충격적인 스토리 텔링,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박은구  |  2019-11-30 11:38:58
 | 2019-11-30 11: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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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그림체를 가지고 있다.>



필자가 이 웹툰을 접한 것은 정말 예전이었다. 단지 제목이 이끌렸던 걸로 기억한다.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꽤 유명한 영화의 제목이 떠올랐다. 그 당시 이 작품의 썸네일은 왠지 모르게 필자에게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그 시절 필자는 스토리에 목말라 있었고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그런 이야기들을 원했던 거 같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여러 번 스쳐지나갔지만 클릭을 하지 않았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제목에 이끌려 이 작품을 클릭하게 된 필자는 뇌가 찌릿찌릿할 정도로 엄청나게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걸로 기억한다.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필자에게 있어 이 작품은 엄청난 명작에 반열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그래서 지금 이 작품에 리뷰를 쓰고 있는 이 순간, 그때 느꼈던 짜릿한 감정들이 다시금 흘러들어오고 있다. 특이한 그림체로 인해 접근을 꺼리게 됐던 작품이 이제는 엄청난 스토리와 맞물려 그림체가 더욱 돋보이는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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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내에 나오는 표현들이 상당하다. 무심코 읽다보면 머리가 벙찌는 그런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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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대해서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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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 좀비 여성, 물론 식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이 맞다.>

세상은 급변했다. 알 수 없는 병이 퍼져 세간에서는 흔히 '좀비'라고 말하는 존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웃사촌, 친구, 가족, 직장동료 였던 존재들이 이제는 다른 무엇인가가 되버렸다. 더이상 우리가 알던 그들이 아니었다. 이미 그들은 인간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인간이란 그저 식량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나의 친구였던 사람이 누군가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아주 먹음직스럽게 손가락을, 발가락을, 머리통을, 장기를 탐하고 있었다. 허나 이 작품이 더욱 적나라하고, 무섭고, 충격적인 이유는 그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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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발명 되었다는 것.>

백신이 발명되었다는 것이다. 좀비물이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시작 부분부터 이미 백신이 발명 되었음을 독자들에게 말해준다. 참신한 시작이다. 그러나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라는 것을 그 당시에는 필자도, 다른 독자들도 몰랐을 것이다. 기억이라는 것이 인간을 얼마나 자극할 수 있는지 이 작가는 말해준다. 인간이 가진 감정, 마음, 죄책감이라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 견디기에는 정말로 버거운 것이다. 작품 속에서 개발된 백신은 좀비를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다. 즉, 이성을 찾게 해준다. 그러나 이성을 찾아가던 과정에서 그 좀비였던 존재는 자신이 했던 행동들까지 전부 기억하고 있다. 내가 사람을 먹었던 일, 내 가족을 먹었던 일, 내 친구를 먹었던 일들을 토씨 하나 빠지지 않고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다시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냐, 없냐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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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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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녁의 정체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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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다. 즉, 좀비가 된 딸을 위해 무고한 인간을 납치한 것이다. 자식을 향한 어긋난 애정의 극단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림체는 단순하나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비튼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가 이 작품의 매력이다. 특히나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소름이 돋을 정도이고, 작가 특유의 추상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연출과 능수능란하게 뿌려둔 다채로운 복선들, 그리고 그 복선들을 하나한 퍼즐처럼 맞춰가는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보면 그림체 따위가 무슨 대수냐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필자는 계속 이 작품을 보다보니 나오는 캐릭터들이 귀여워 보였다. 단순한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만한 스토리 텔링을 다루는 작품은 진짜 손에 꼽힌다고 생각한다. 명작 중에서도 이런 명작이 없다. 처음 이 작품의 그림체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웹툰이라는 작품 특성상 그림을 많이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그림마저도 오히려 장점이 될 정도이다. 간단하고, 단순한 그림체가 훨씬 더 캐릭터들을 뚜렷하게 볼 수 있게 하고 그에 어울리는 전율이 일어나는 스토리가 부드럽게 맞물려 최고의 시너지를 낸다. 꽤나 예전에 보았던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그 정도로 필자에게는 많은 영감과 감명을 주었던 작품이다. 아, 여담으로 작품의 제목인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유명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패러디라고 한다. 이외에도 작품에는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한다. 상당히 무거운 주제와 무거운 이야기를 희화하여 개그요소를 잘 섞어서 표현하는 부분이 많지만 사실 그것도 잘 찾아 보면 전부 복선이라는 소름 끼치는 반전이 등장한다. 이 정도로 재미있게 봤던 작품은 사실 손에 꼽는다. 정말로, 재미있게 봤던 작품은 꽤 있었지만 명작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작품은 인생을 살면서도 통틀어서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은 굉장히, 굉장히 축복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설렐 수 있으니까. 필자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그 감정들을 똑같이 느낄 수 있으니까 너무나도 부럽다.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않은 분들은 정말 속는 셈 치고 꼭 한 번 보기를 바란다. 그림체 때문에 클릭하기가 싫더라도 최소한 5화 정도의 분량을 보고 판단했으면 한다. 그러면 아마 당신은 완결까지 손을 놓지 않고 보고 있을 것이다.
박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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