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 세대간 장벽마저 뛰어넘는 개그의 달인
by 앵두
2015-08-18 13:11:56


세대간 장벽은 생각보다 더 높고 견고하다.

이 현상은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면 할 수록 점점 더 가속화 되어 가는 듯 하다.  예전에는 아버지가 즐기던 문화를 아들이 물려받는다던지, 가족이 같이 즐기는 문화라는 것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최근 21세기에 들어서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오히려 문화는 세대간에 완벽한 분리가 되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엄청나게 발전하는 것인지 엄청나게 멀어지는 것인지 모를 세상에 살고 있다.

 

실제로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나이차이는 더욱 커지고, 문화의 세분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부모님과의 나이차이가 20-25세 정도였지만, 이젠 최소 30-35세 정도이다.  그리고 문화 세대를 구분짓는 기준도 대주기 30년에서 소주기 10년으로, 그리고 요즘에는 3~5년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다른 세대의 콘텐츠를 이해하기 어렵다. 먼저 용어를 이해하기 힘들다.  10대 중고등학생들이 쓰는 '솔까', '솔까말', '격친', '광클', '금사빠', '길막', '버카충', '닥본사', '렙업', '뭥미'와 같은 용어 자체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용어들이 국어 문법을 파괴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엄청나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유명한 프랑스 언어학자 소쉬르도 언어는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라 그랬지 않은가? 영어로 치면 abbreviation, acronym 같은 형태의 단어들로 볼 수도 있다. 왜 우리 말로 최대한 빨리는 되고 최빨이라고 말하면 안되나?  영어로는 As soon as possible과 ASAP의 단순한 차이일 뿐이다.)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흘렀다.  여튼 많은 사람들이 10대, 20대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데 이럴 때 추천하고 싶은 웹툰이 있다.  바로 우리 나라 웹툰계의 전설!!!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이다.  <마음의 소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웹툰계의 컬투쇼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20년 가까이 개그맨 듀오로 많은 사람들을 들었다놨다 하면서 웃기는 컬투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개그계의 전설이다.  최근에 컬투쇼를 직접 보러 갔다왔는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웃음을 멈추기 힘들었다.  돈이 아깝지 않은 시원시원한 공연이라고나 할까?

 

조석의  <마음의 소리>는 우리나라 개그만화에서 한 획을 그은 만화다.  네이버 웹툰의 시작인 2008년부터 지금까지 8년동안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우리를 웃겨(?)주고 있는 만화다.  주요 소재는 군대대신 다녀온 의경 경험, 가족들과의 사소한 일상, 친구와의 경험, 독자 사연 등이다.  그리고 그의 개그는 흔히 '병맛 개그' 라고 한다. 병맛이라는 단어를 네이버 오픈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내용이 이상하고 말이 안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병신'과 '맛'이라는 단어의 결합으로 보인다.  이 용어는 약간 이상하면서도 웃긴 상황에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이 만화 제대로 병맛인데? 병맛 폭발하는데? 라는식으로 주로 쓴다. 

 

조석의 개그는 말그대로 병맛 개그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개그는 204화 사랑의 메세지인데 이 편을 보면 병맛에 대한 이해가 쉽다.
엄마, 아빠, 형이 각각 세로로 적어놓은 메세지를 가로로 읽으면 새로운 재미가 있는 병맛(?) 글이 되는 형식이다.

 

 

204화명장면.jpg

 

[마음의 소리 204화]

 

 

조석은 일관성있는 병맛개그를 구사한다. 어떤 날은 화끈하게 웃기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다.  하지만 야구에서도 3할만 넘어도 잘치는 타자라고 얘기하는데 조석은  두 번에 한 번은 웃겨준다. 일주일에 2번 연재되는데 한 번 웃겨주는 5할 개그 타자의 자리에서 8년째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주일에 2번 네이버 웹툰에서 8년을 넘게 그 흔한 휴재 한 번 없이 8년째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작가의 성실성도 높게 평가한다. 창작의 고통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법이다.  개그를 짜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작가의 모습은 만화 중간 중간에도 종종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서사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만화가 아닌 에피소드 중심의 만화를 이렇게 장기간 연재하면서 끌고오는 것은 성실함의 미덕과 작가의 능력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마음의소리> 웹툰 그 자체는 '악동', '허탈', '허무개그', '병맛개그', '반전'으로 가득 차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  네이버 웹툰 앱을 깔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것을 '정주행'이라고 한다. 자동차로 정주행 하는 것처럼 끊지 않고 1회부터 현재까지 쭈욱 다 본다는 말이다.

 

아들을 이해하고 싶은 50대, 학생들과 같이 웃고 싶은 40대 선생님, 질리도록 일에 치여서 정신적인 휴식이 필요한 40대/50대 직장인에게 권해드린다.​ <마음의 소리>가 세대간 장벽을 훨씬 낮춰줄 것이다.

 

빵 터지는 웃음은 덤이다.  Fin. 

 

 

 

앵두
마음은 20대인, 겉으로 보면 멀쩡한 직장인.
마누라에게 "내가 좋아? 만화가 좋아?"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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