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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웹툰을 말하다 9 - '청춘극장' 이은재

스튜디오농담  |  2016-02-16 11:43:47
 | 기사 입력 :2016-02-16 11: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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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웹툰을 말하다

vol. 9

 

[ 청춘극장 ]

이은재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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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Q. 그림 좋아했던 어린시절과 만화과 시절

A.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다. 학교에 늘 있는 만화 그리는 애 중의 하나였다.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술학원을 다니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절대 안 보내주셨다. 그래서 매일 집에서 학교 갈 때, 만화 ‘짱’을 한 장을 찢어서 호주머니에 넣어 학교에 갔다. 그래서 학교에서 그걸 하루 종일 베껴 그렸다. 그렇게 하루에 한 장씩 그려서 한 권 분량이 완성되면 그걸 친구들이 돌려 보기도 했었다. 진짜 만화책은 수업 시간에 걸리기 쉽지만 내가 베껴 그린 버전은 일반 노트였으니까 절대 걸리지 않아서 친구들이 좋아했다. 또 친한 친구를 놀릴 때도 친구의 얼굴을 만화처럼 우스꽝스럽게 그려서 놀리기도 하고.

 

부모님들이 내가 만화 그리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시지는 않았지만, 또 내 진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는 않으셨다. 그래서 만화과에 가려고 했지만, 하지만 여전히 입시 학원을 보내주시지는 않아서 그저 만화책 보고 베끼는 연습만 계속 했고 결국 이렇게 연습한 실력으로 대학 입시를 통과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내가 만화과 진학을 가게 해 주신 조건이 등록금을 안 대시는 거였다. 그래서 입시가 끝나자마자 바로 냉동 창고에서 아이스크림 나르는 알바를 시작했다. 그런데 대학에 붙어서 그 돈으로 등록금 내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나는 학교 다니면서 늘 방학 시작 하루 전에 바로 알바를 구해 또 알바를 해서 일하고, 끝나면 학기 시작하는, 그런 식의 생활을 이어갔다. 학교 다닐 때도 주말에는 계속 알바를 했다. 그래서 월요일은 늘 졸았다. 에버랜드에서 츄러스도 팔았고, 편의점 알바도 했고, 햄버거 가게, 물류 창고 등 가리지 않고 했다.

 

Q. 힘든 만화 데뷔 준비 

A. 만화과를 나왔지만 만화가가 무조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흘러가는 대로, 어떻게든 되겠지 느낌이었다. 그래서 졸업 후 이런 저런 일을 닥치는 대로 했었다. 그러다 방송국에서 1년 정도 장비 보수 관리 일을 했었는데 그 일이 바쁠 때는 바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여유 시간이 많아서 사무실에서 웹툰을 많이 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잡생각들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 그러던 차에, 동기인 니나노머신 작가가 데뷔를 했다. 그걸 보니 부러웠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때마침 다음 웹툰 공모전이 있더라. 두 달 정도 준비를 해서 냈는데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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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공모전에 냈던 작품 컷

 

 

돌이켜보면 당연한 결과라 본다. 준비도 안 되어 있었고. 떨어지고 나서 많이 반성했고 제대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포토샵이나 타블렛 등을 전혀 사용해 보지 않았었다. 그래서 게임 회사에서 원화를 그리던 동기 형한테 부탁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그 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라는 개그 만화를 도전 만화에 올렸는데 반응이 별로였다. 한 작품을 5개월 정도 올렸는데 반응이 없었다. 그러면 이건 안 되는 거라 생각해서 바로 접었다. 그 후 다시 다음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또 떨어졌다. 이렇게 도전 만화와 다음 공모전을 준비했던 이 시간은 정말 힘든 생활이었다. 동화책 삽화, 뮤지컬에 들어가는 캐릭터 원화 등 간간이 들어오는 일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갔다. 이런 것들은 모두 알바몬에서 그림 관련 일이 있으면 무조건 이력서를 내서 따낸 것들이다. 정말 닥치는 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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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모전 시절 그리고 당선

A.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파산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을 조금만 돌리니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그건 바로 공모전이었다. 물론 웹툰 공모전이 아닌 정부기관이나 각종 기업에서 하는 공모전 말이다. 이 공모전이라는 게 정말 다양하게 있더라. 잘 찾아보면 한 달에 2개 정도씩은 있었다. 처음엔 몰랐지만 공모전을 많이 하다 보니 요령을 터득하게 됐다. 바로 그들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쇼널 지오그래픽 공모전은 특별히 가방을 강조한 그림을 그린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이런 공모전은 꽤 많이 당선이 되어서 이걸로 생활이 될 정도였다. 심지어 해외여행도 이걸로 다녀왔다. 공모전으로 번 돈은 모으지 않고 바로바로 다 썼다.

 

그런데 이걸 2~3년 정도 하다 보니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내가 이걸 원했던 게 아닌데, 라는 자괴감이 생겼다. 결국 내 길이 아닌가보다 생각하고 때려 쳐야겠다고 결심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 말하고 이력서를 여기저기 내고 다녔다. 그러던 중 다음 공모전이 또 올라왔다.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내가 만화라는 것을 쉽게 그만두기엔 너무 만화에게 미안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했던 거니까. 그래서 1호선을 마지막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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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은 내가 작가가 되면 제일 마지막으로 그리려고 했던 작품이었다. 그래, 이걸 하자, 이런 느낌으로 그렸다. 1호선 작품을 그리면서 누군가가 이 작품을 이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도 많이 찍으러 다니고, 1화 콘티만 30번 정도 수정했다. 포토샵 배웠던 형에게 새로운 포토샵 심화 기술을 배워서 또 적용시키는 등, 미친 듯이 매달렸다. 1화 첫 컷 그리는 데만 1주일이 걸렸는데 이걸 완성하고 나니까 속도가 붙어서 쭉쭉 그렸다. 그렇게 5화 완성해서 공모전에 보냈다. 공모전에 내고 나서도 계속 이력서를 냈다. 그것조차 번번이 떨어졌지만. 그러다 예비군 받으러 갔는데 포토샵 가르쳐준 형에게 문자가 왔다. 내가 공모전에 당선됐다고. 그때 기분이 제일 좋았다. 나중에 최종적으로 대상을 받게 된 순간보다도 더. 그 연락을 받고 나서는 이력서 내는 것을 그만두고 놀기 시작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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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방식에 관하여

 

Q. 작품 제작 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달라.

A. 작품을 할 때 이야기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장면을 먼저 생각한다. 강아지 편에 주인공이 탁구채를 휘두르면서 달리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이게 달리기 잘하는 애보다 잘 달리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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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보통 머리로만 생각하거나 핸드폰 메모장이나 손에 잡히는 종이 아무거나 잡고 쓰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콘티 짤 때 써 둔 것을 보면서 짜지는 않는다.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콘티를 짠다. 콘티는 연습장에 콘티를 짠다. 1호선 때는 콘티를 안 짠 적도 많았는데, 이러면 안 되겠더라. 그래서 청춘극장 때는 콘티를 꼭 짠다.

강아지 편에서 한번 콘티를 안 짜고 해봤더니 흐름이 안 잡히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콘티를 짜고 했다.

 

사실 콘티 짜는 게 나에게는 너무 고통이다. 정말 곤욕스럽고 힘든 작업이라 30분 안에 끝낸다. 이제까지 한번도 30분을 넘긴 적이 없다. 너무 귀찮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나에게는. 하지만 생각이 흩어지지 않고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분명히 하기 때문에 꼭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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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를 짠 다음 거기에 필요한 배경을 찍으러 간다. 나는 복싱이 배경이면 복싱장에 가고 노량진이 필요하면 노량진에 간다. 나는 내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완전하게 나오지 않는 타입 같다. 날아라 병아리 편에서 ‘온 몸에 톱니바퀴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느낌이다’ 라는 대사는 내가 하지 않았으면 나오지 않는 대사일 것이다.

 

배경을 찍고 돌아오면, 포토샵을 연다. 나는 한 컷 한 컷을 각각의 독립된 포토샵 파일로 열어서 작업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그걸 웹툰용 페이지를 새로 열어 하나씩 불러오는 식으로 작업한다.

 

파일 크기는 지금 연재 기준의 2배 사이즈로 작업한다. 큰 그림을 줄이면 소위 축소빨이 있다. 배경은 최대한 디테일하게 그리려고 하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최대한 2~3일 안에 배경을 다 끝내려고 노력한다.

 

배경 끝나고 나면 인물을 그린다. 인물은 A4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스캔한다. 나에게는 7년 된 샤프가 있는데 그게 그림이 정말 잘 그려져서 그것만 쓴다. 사실 그 샤프는 학교 다닐 때 강의실에서 주운 거다. 밑그림은 스캔 아니면 폰카로 찍어서 컴퓨터로 보낸 뒤 선을 따고 채색한다. 어떨 때는 콘티를 안 보고 그릴 때가 있어서 나중에 빠진 게 눈에 띠면 그걸 또 채워놓는다. 그리고 그걸 큰 창 열어서 배치한다.

 

배치한 다음 칸 테두리를 친다. 그리고 대사 쓰고 말풍선 그리고, 효과음 넣고 완성한다.

그 다음 검토하면서 수정을 2~3번 정도 한다. 그리고 작품과 멀어진다. 잠을 잔다거나.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보면 구린 부분이 보인다. 그걸 쳐내거나 추가 등을 하고, 오타 수정하고 마무리한다.

 

 

Q. 작업 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은?

A. 데스크톱으로 작업하고 인튜어스 5 타블렛을 쓴다. 프로그램은 포토샵만 쓴다.

 

Q. 작품하다 아이디어가 막힐 때 어떻게 하나?

A. 그냥 고민한다. 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 등, 혼자 있으면 늘 뭘 그릴까 아이디어 생각만 한다.

 

Q. 작업이 하기 싫어질 때 없는가?

A. 즐기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그림이 잘 나오면 기분 좋으니까. 사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보다 내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 기분을 느끼려고 열심히 그린다.

 

Q. 일주일 일과는 보통 어떤가?

A. 일요일 오전에 마감을 하고 좀 쉬거나 아니면 배경을 그린다. 월요일은 여자 친구를 만나거나 사람들을 만나서 그냥 논다. 화요일에 콘티를 짜고 바로 배경 작업에 들어간다. 화, 수, 길면 목요일까지 배경 작업 하고, 그 다음 인물 작업을 한다. 토요일까지. 토~일 넘어가는 새벽에 1차 완성 하고 2~3 번 수정 작업을 거쳐서 최종본을 업로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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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관하여

 

Q. 청춘극장이란 타이틀을 먼저 떠오르고 관련 아이템을 모은 건가? 어니면 옴니버스 아이디어들을 모으다가 청춘극장으로 모인건가?

A. 원래 가지고 있던 단편 아이디어들을 모아서 발표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작품이다. I like watching you 까지 가지고 있던 거였고 그 후로는 연재하면서 그때그때 만든 거다.

사실 연재하다 방을 대대적으로 청소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청춘극장에 쓸 아이디어 노트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급하게 아이디어를 내면서 하고 있다.

 

Q. 시나리오, 콘티, 대사 까지 하나의 과정처럼 일체감이 느껴진다.

A. 콘티를 짤 때 대사들을 다 쓰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Q. 각 에피소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가?

A. 예를 들어,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그릴까 생각하다가, 고양이를 무서워한다, 그러면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라고 시작한다. 또 내가 생각하는 청춘의 기본 이미지는 달리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 고양이를 안고 달리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면 왜 고양이를 안고 달릴까를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키워 나간다.

 

Q. 디테일이 상당하다. 그림도 그렇고 내용도. 취재는 많이 하는 편인가?

A. 고시원 같은 경우 다큐를 찾아보거나 기사를 찾아봤다. 또 노량진을 찾아가서 사진을 많이 찍고 돌아다녀봤더니 식당이 많이 있더라. 거기 들어가서 밥 먹으면서 다른 테이블의 대화를 유심히 들었다. 요새는 개천에서 용 난다고 하는데 옛말이다. 돈 없으면 고시 준비 못한다, 이런 말을 하더라. 그걸 듣고 대사에 썼다. 전기선을 만지는 것도 원래 없었다. 그런데 갔는데 그게 있더라. 그걸 보니까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그걸 넣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취재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그 장소에 가서 보고 직접 해보기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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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춤 에피소드는 고시생 이야기인데 왜 타이틀이 춤인가?

A. 이야기를 다 만들고 원고가 다 완성된 다음에 타이틀을 붙인다. 그런데 브로콜리너마저의 춤이라는 노래 가사에 보면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 이 춤을 멈추고 싶지 않아. 내가 자꾸 발을 밟아. 라는 가사가 있다. 내가 만화가가 되는 과정이 힘들지만 멈추고 싶지 않지 않았다. 그런 느낌으로 지은 거다.

그 에피소드는 우리나라에서 꿈이 가득한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 보니 노량진인 것 같더라. 그래서 갔다. 또 데뷔하기 전까지의 내 생활이 고시생 생활과 비슷해서 그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Q. 1호선에 비해 그림이 세밀해졌다. 특별히 신경 쓴 건가?

A. 시간 싸움이다. 1호선 공백 기간에 배경을 디테일하게 뽑을 수 있었다. 중간 넘어서는 살짝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 사이 노하우도 많이 쌓여서 가능했다.

 

Q. 연재 시작 하면서 몇 개의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했나?

A. 15개 정도 가지고 있었다. 시작하기 전에는 100개든 천개든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재를 해보니까 많은 에피소드들이 겹치더라. 캐릭터도 이야기도. 그래서 힘들었다.

 

Q. 댓글이나 다른 독자 피드백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가?

A. 스토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리플 달아주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악플도 감사하다. 어쨌든 의견을 듣는 거니까. 싫어하면 왜 싫어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으니까. 이런 차원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Q.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모두 공감이 잘 된다.

A. 다양하게 하고 싶은데 내가 알지 못한 세계를 함부로 그린다는 것이 그들 입장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상상을 해서 쓴다. 이래도 될까? 혹시나 어떤 특정 계층이나 성별을 비하하거나 그런 대사를 쓰지 않았나? 강요하지는 않았나? 이런 부분은 내가 싫어해서 특히나 신경을 많이 썼다. 가장이 꼭 남자여야 하는가 등. 하지만 내가 살아온 배경이나 그런 것으로 인해 선입견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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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약자를 보는 따뜻한 시선이 있다.

A. 의도치 않게 그 색깔이 묻어나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너 다운 만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작품이랑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Q. 캐릭터들이 조금씩 겹치고 조연이나 배경으로 등장한다. 어떤 의미인가? 

A. 처음에는 매 화마다 움직이는 장면을 하나씩 넣자, 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뺐다. 두 번째 계획이 인물간의 연계를 계속 이어가자,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잘 안 되고 있다. 억지로 하는 부분이 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한에서 계속 하려고 한다.

 

Q. 연출, 컷배치, 화면 구성 등 전체적으로 이전 작품에 비해 표현력이 업그레이드 됐다. 

A. 나 스스로 그걸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 편이다. 아마 그 동안 작품하면서 축적된 기술, 노하우 같은 것 같다. 이 컷은 너무 심심한데 틀어볼까? 이런 식인 것 같다. 구도를 다양하게 하고 조금이라도 시간이 남으면 더 고민하고 바꾸려고 노력한다.

 

Q. 여기저기에서 오마주의 느낌을 받았다. 실제 그런 편이 있나? 

A.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어, 탁구 편 같은 경우 핑퐁과 이나중 탁구부가 들어있다. 내가 그런 작품들을 보면서 자라왔고 그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날아라 병아리 1편 타이틀은 하나와 앨리스 포스터에서 가지고 왔고, 두 주인공이 들고 있는 만화책은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알아채지는 못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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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계속 등장하는 굴다리는 무슨 의미가 있나? 

A.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고, 다들 같은 공간에 있다는 뜻이다. 사실 그 굴다리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 거기 간 김에 찍어뒀던 건데 유용하게 쓰고 있다.  그리기 쉬운 것도 작용했다.

 

Q. 몇 화정도 연재할 계획인가?

A. 앞으로 5~10화 정도? 개인적인 생각이다. 겹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이야기가 그 정도라고 느끼고 있다.

 

Q. 작품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A. 전작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작품을 그려야겠다 생각했다. 그림이든 연출이든 뭐가 됐든 더 나은 구석이 있는 작품을 들고 나오자 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피부색을 1호선 때는 안했는데 이번에는 넣었다. 그랬더니 그림이 확 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데뷔 때부터 언제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마감이다. 마감 엄수가 제일 중요하다. 잘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Q. 작품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A. 다 혼자 해야 하니까 힘들다. 시간이 없어서. 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타입인데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 여유가 좀 더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힘들다. 월, 화 되면 이미 콘티가 나와야 한다.

 

Q. 제목은 어떻게 지은 건가?

A. ‘경성스타’라는 연극을 예전에 봤다. 거기 주인공이 시나리오 작가다. 그 연극에서 그 작가가 완성하는 시나리오 작품 제목이 청춘극장이다. 언젠가 내가 저 제목으로 작품을 하나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가 정하게 됐다.

 

Q. 본인이 꼽는 베스트 회차는?

A. 1화. 오버액션맨. 그냥 청춘극장 제목이랑 오버액션맨 제목과 그 내용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청춘극장 테마와도 제일 잘 어울리고.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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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재 작가의 추천 웹툰 3편

 

1. 곱게 자란 자식 [ 이무기 │ 다음 ] 

– 내가 하고 싶은, 하지만 작업량도 자료도 공부할 것도 많은 장르라 함부로 할 수 없는 장르인데 진짜 잘 만든 만화 같다. 그림, 연출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매주 빠지지 않고 보고 있다. 다른 작품은 휴재해도 그런가보다 하는데 이 작품은 휴재하면 화가 난다.

 

2. 김왕짱 [ 이난 │ 올레마켓웹툰 ]  

– 학원개그물이다. 이것도 언젠가는 내가 하고 싶은 장르라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 빵빵 터진다 개그가. 매주 챙겨본다.

 

3. 고수 [ 류기훈/문정후 │ 네이버 ]

– 용비불패도 보지 않았다. 우연히 이 작품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무협인데 현대적인 것들을 넣고 해서 너무 재밌더라. 그림도 좋고 액션도 너무 좋다.

 

 

Q. 인생 작품 혹은 정말 아끼는 작품이 있다면?

A. 드래곤볼. 모든 만화 장르를 통틀어서 1등 같다. 가장 처음 본 만화이기도 하고 초등학교때 이걸 따라 그리면서 만화를 꿈꿨다. 몇 번을 봐도 아무 권이나 빼서 봐도 재미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원피스와 21세기 소년도 정말 계속 본 작품이다. 원피스는 20권까지는 책이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봤다. 20세기 소년도 만화를 이렇게 그릴 수가 있구나 라는 충격을 받았다. 우라사와 작품 처음 본 것이었다. 페이지 안에 컷이 참 많고 구도 변화가 거의 없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흡입력이 있다고 느꼈다. 영화처럼 그릴수가 있구나 느꼈다.

20살 넘어서는 만화책을 거의 안보다가 ‘물장구치는 금붕어’를 보고 그림을 이렇게도 그릴 수가 있구나라는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림을 엄청 많이 따라 그렸다. 현재 내 그림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이건 24살 때인가 처음 봤는데 이걸 안 봤으면 아마 데뷔를 못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영화는 중경삼림을 가장 좋아한다. 분위기와 음악, 영상, 화면에서 느껴지는 온도, 습도가 너무 좋아서 1년에 한 번씩은 챙겨본다.

 

Q. 다음 작품으로 구상하고 있는 게 있는가?

A. 하나는 학원물, 하나는 히어로물이다. 어느 정도 틀은 잡혔다. 학원물 같은 경우는 싸우는 거다. 보통 작품을 보면 맞고 얻어터지고 꼭 다시 일어난다. 그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 맞으면 엄청 아파하고... 사실 한 대 맞으면 정말 아파야 정상인데. 그래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하고 싶다. 사회 계층 간의 넘을 수 없는 벽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거대한 권력 앞에 맞서는 약한 주인공을 그리고 싶다.

언젠가 그리고 싶은 작품은 베트남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안 좋은 부분이 참 많다. 대한민국의 우울했던 한 시절을 그리고 싶은데 일제 강점기는 이미 나왔으니까 베트남전에 관해 그려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내 만화를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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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리:

황선태 ( scarbo1909@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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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웹툰을 말하다 9 - '청춘극장' 이은재


스튜디오농담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 웹툰 스토리 작가 / 콘텐츠 제작그룹 스튜디오 농담 대표.
'아내를 죽였다', '잔인한 축제', '곡두' 등의 작품을 썼다.
댓글 1
  • 툰가1호
    (2016-02-17 12:36:06 )
    오옷...이은재작가님 친구분이신가요? ^^ ㅋㅋ 반갑습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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