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49 - '퍼펙트 하프' 럽피 작가 인터뷰

최선아 기자  |  2018-12-14 14:04:48
 | 기사 입력 :2018-12-14 14: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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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49

[퍼펙트하프]

럽피 작가 | 레진코믹스



▲ 럽피 작가님의 작업 모습


[몸풀기 및 근황 토크]


Q. 가볍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화실에서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던 차였습니다.


Q. 럽피(박민서) 작가님은 출판 만화계에서 10년 넘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신 중견 작가십니다. 다만 젊은 웹툰 독자분들 중에는 럽피 작가님의 전작이나 이력 등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 본인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2000년 1월 대원 소년챔프에서 '웨스턴 샷건'으로 데뷔한 18년 차 작가입니다. 현재는 레진코믹스에서 성인 웹툰 '퍼펙트 하프'를 연재하고 있어요~초등3 아들과 아내가 있는 되게 평범하고 부끄럼이 많은 40대 아저씨입니다요.


Q. 럽피라는 필명의 유래는 기존에 쓰시던 러브리박(Lovely Park) 닉네임과 Love&Peace를 합쳐서 지었다고 블로그에 적으셨는데, 퍼펙트 하프 연재 시작과 함께 새로 필명을 지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아날로그 시절과 디지털 시절을 구분 짓고 싶었습니다. 팬들이 지어준 이름이라 꼭 필명으로 사용해 보고 싶었어요.  Love&Peace는 제 모토이기도 하고요.


Q. 1부를 완결하시고 20일 정도 짧은 휴재 기간을 가지셨는데요. 그동안 만족할 만큼의 휴식을 취하셨나요?

 사실 여러 가지 문제로 휴재가 잦은 편입니다. 그동안의 고된 작업이 현시점에서 곪아 터진 느낌이랄까요.  퍼펙트 하프가 끝날 때까지 고군분투가 예상되네요.


Q. 16년 6월부터 18년 11월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2년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퍼펙트하프' 연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계십니다. 연재 기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간의 소회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출판만화를… 그것도 같은 출판사에서 15년을 해왔던 터라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성인물이라니 순전히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업계의 공식이 아닌 저만의 색깔로 승부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점은 나만의 화법이 받아들여졌다랄까요. 그 점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작가로서의 세월 중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본격적인 작품 이야기]




Q. 주로 만화잡지나 단행본 등 출판시장을 통해 작품을 하셨는데, 퍼펙트하프는 인터넷 연재, 그것도 유료연재입니다. 플랫폼이 완전히 바뀐 셈인데, 이로 인한 어려움이나 작품 활동에 미친 영향이 있으신가요?

 사실 출판 작업을 할 때도 이미 디지털 작업이었기에 적응 자체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페이지 뷰에서 스크롤 뷰로 인한 연출 변화도 딱히 부담도 없었고요. 다만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시스템이 바로 매일 작품별 랭킹이 매겨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매회 결과가 나오는 시스템이라 그에 따른 압박감이 엄청나더군요. 피드백이 명확하다. 이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습니다. 작품 밀도에 더욱 신경을 쓰게되었달까요. 덕분에 스트레스도 갑절이 되었답니다.


Q. 전반적인 작화 퀄리티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작가님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수준이라고 보면 될까요?

 오랜 경험은 맞습니다만 퀄리티가 좋다는 것은…. 아마도 착시일 거예요. 퀄리티가 좋게 느껴지게 하는게 경험 많은 작가인가 봅니다. 하하하.


Q. 퍼펙트하프는 작가님이 처음 시도하시는 본격적인 성인물입니다. 기존에 비성인물을 연재하다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성인물을 도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재 자체가 성인 영역이 아니면 표현하기 힘든 내용이었습니다. 종족 보존 자체에 화두를 던지는 주제라 기왕이면 표현 수위가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표현의 영역이 넓어진다는데 딱히 마다할 이유도 없었지요. 그래서 용기를 내봤습니다.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퍼펙트 하프의 메인 장르는 판타지인가요, 아니면 성인물인가요?

 어렵네요…  판타지가 맞는 것 같습니다.


Q. 19금 씬보다는 스토리 진행을 더 빨리해달라는 독자들의 반응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반응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네. 이런 점이 출판 시절과 가장 다른 점입니다. 그때는 장기 연재를 염두에두고 여유있게 에피소드를 펼칠 수 있었는데 웹툰은 스피드있는 내용전개를 원하는 독자분들이 많더라고요. 저의 고집과 독자들의 원하는 중간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독자분들은 소중하니까요. (사실 잦은 휴재가 더 불만이 많으실 거예요 ㅠㅠ)




Q. 남자와 여자가 국가적으로 나뉘어서 갈등한다는 설정을 처음 구상하신 계기는 어떤 것인가요?

 학창시절부터 한 번 던져보고 싶은 화두였습니다. 남자인 제가 느끼기에도 뭔가 부조리함이 많았거든요.  여러 가지 점에서 말이지요. 이걸 만화로 하게 될 줄은 사실 몰랐습니다. 다크에어가 연재종료 될 즈음에 때마침 제 마음에 와 닫는 소재였습니다. 여자들에게 남자가 꼭 필요할까?라는 화두가 계기였습니다.  네.


Q. 퍼펙트 하프의 세계관은 매우 정밀합니다. 단순히 남자와 여자가 국가적으로 대립한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현상들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짜임새 있는 세계관을 만드는 비결과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일단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그렇게 느껴졌다니 너무너무 다행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저런 부족한 설명을 대화로 표현하면서 내용 진행이 루즈하다는 항의를 받았던 터라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절반 정도도 반영되지 못했거든요.

 제가 가장 신경쓰는 점은 납득할만한 가입니다. (저 자신과 독자들 모두 말이죠) 펼쳐지는 상황이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면 내용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겠지요. 하지만 납득시키는 걸 넘어서면 설명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최대한 자재하고 있습니다.


Q. 퍼펙트 하프의 공간적 배경은 일반적인 서양 판타지와 비슷한데, 작명 방식은 상당히 특이합니다. 순우리말을 자주 차용하시는 것 같고, 그게 아니더라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 이름들입니다. 작가님만의 작명법이 있으신가요?

이전의 작품들이 대부분 영어 이름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저 자신의 반발이었달까요. 사실 그 쪽이 더 이름짓기가 쉬웠습니다. 느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외래어나 영어 표현이 전혀 들어가지 않다보니 오히려 작명에 더 어려운 점이 많네요. 최대한 주변에서 들었던 이름들을 조합하려 노력 중입니다.


Q. 붉은여우와 검은늑대는 작품에서 묘사된 모습을 보면 국가보다는 무력조직에 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추후에 인구 규모라든지 국토의 넓이, 행정 조직, 정치 체계 같은 부분들이 더 자세히 묘사될까요?

 국가의 체계와 정치 상황 등에대한 묘사를 몇 번 시도해 봤습니다만…. 쉽지않네요. 최대한 우회적으로 단편적인 모습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성인물이다보니 에로틱한 장면을 계속 연출해야 하는 압박이 있거든요. 그 와중에 내용도 진행해야하니…  여러 가지로 외줄타기 같습니다.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Q. 전투는 계속 냉병기를 이용해 개인의 무술 실력에 의존한 방식으로 이루어질까요? 아니면 본격적으로 전쟁 수준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병기와 전략이 등장하나요?

 앞으로 내용에서 다워질 예정입니다. 전쟁씬이 빠지면 곤란하거든요.




Q. '고마제' 때 두 국가의 들뜬 반응이나, 가림비와 즈믄걸음 소속 군인들의 묘한 관계 같은 것을 보면 남녀 간의 갈등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 주인공이 왕의 자리를 노리는 것 외에도 구체적으로 기존의 지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남녀 간의 인력이라는게 너무나 강력한 욕망이라서요. 이런 심리적 묘사에 가장 공을 들여왔고요. 상황의 타개책도 두 사람이 왕이 되느냐에 달려있기에 최대한 신경써볼 생각입니다. 


Q. 해랑아이와 아라윤슬, 두 주인공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해랑은 제가 로망하는 가장 사랑하는 인간상입니다. 너무 부러운 녀석이고요. 그 간의 제 작품상 주인공들과도 상통하는 모습입니다. 윤슬역시 이상향에 가깝습니다. 제가 보고싶고 닮고싶은 인간상이랄까요. 판타지는 로망의 결정체라 이런 인물들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 친구들을 보고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Q. 해랑아이와 아리윤슬은 각각 서로를 적대하는 두 국가 내부에서 경직된 체제를 바꾸려는 젊은이들입니다. 다소 의아한 부분은  특히 아라윤슬이 왜 붉은여우의 군인으로서 위험할 수 있는 사상을 가지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미 대화를 통해 조금 밝혔지만 현 상황이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로가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만으로는 더 이상 공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가진 젊은이인거지요. 다만 행동으로 옮길 자양분이 필요한데 그걸 해랑아이가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해랑도 윤슬의 인력에 이끌려 시너지를 발휘할수 있고요. 참… 어렵네요.  왜 성인물을 이렇게 어렵게 하고 있을까요…


Q. 류가림은 작가님이 전형적인 페이크 주인공처럼 느껴지도록 의도하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캐릭터는 2부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까요?

 류가림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한데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내용에서 밝혀질 예정입니다. 고독한 늑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예정입니다. 류가림이 없다면 해랑 역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거든요. 너무 고독해서 안쓰러운 친구입니다.


Q. 2부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검은늑대와 붉은여우, 두 국가의 갈등도 시작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갈등은 지금까지 섬에서  벌어진 전쟁과 갈등의 역사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크기의 규모일까요?

전면전 보다는 일부지역에서 시작되는 국지전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위기감의 강화가 목적이라 너무 광범위한 전면전은 내용 전개와도 대치되기 때문이지요. 해랑과 윤슬의 동기 강화로 작용할 정도로만 표현할 듯 싶네요.



[작업에 관한 이야기]


Q. 웹툰 작업을 진행하는 화실을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규모, 위치, 구성원 등을 소개해 주시면 됩니다)

 화실은 부천시에 위치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건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네 명의 작가분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공용 사무실이고요. 출판 시절부터 작품 활동 하고 계신 유레카, 꿈속의 주인님의 작가 손희*, 비바나인의 작가 김태*, 강호패도기의 작가 최미*, 네이버 라인 해외판에서 체인지를 연재 중인 장진*  작가님들과 함께 사용하고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는 장비와 그래픽 툴은 무엇인가요?

무난한 수준의 PC와 신티크Qhd27. 프로그램은 클립 스튜디오 페인트EX를 활용하고있습니다.


Q. 블로그 글을 보면 2006년쯤에 작업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꾸셨다고. 당시에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어려움이 많으셨던 듯한데, 최근에는 어떠신가요?

 당시에는 주간 연재 중에 작업 방식이 바뀌어 고생했지만 지금은 도구의 불편함에서는 완전히 해방되었습니다. 기술 발전의 축복이지요. 단점은 돈이 많이 듭니다. ㅠㅠ


Q. 과거 아날로그 방식과 비교한다면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시나요?

100% 디지털입니다!!! 덕분에 혼자서도 작업할 수 있는 거니까요!



[Yes or No 인터뷰]


Q. 시간이 지날수록 만화를 그리는 일이 쉬워진다.

No 그리는 건 수월해 지지만 만화는 어려워집니다.


Q. 내 만화가 정말 재미있다

Yes!


Q. 10년 후에도 계속 만화를 그리고 있을 것이다

Yes ㅜㅜ


Q. 작품에 대한 반응을 인터넷에서 자주 찾아본다

No 멘탈관리 차원에서…


Q. 성인물이 비성인물보다 더 그리기 어렵다

No 똑같이 어렵습니다.


Q. 남자보다 여자가 그리기 쉽다.

No 똑같이 어렵습니다.


Q. 특별히 아끼는 캐릭터가 있다.

별찌.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고마운 아이.

-아라윤슬.

그냥 다 좋습니다.





[맺는 이야기]


Q.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웹툰과 대중 매체를 하나씩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최근 만화계통을 전혀 접하지 않고있습니다. 대신 다른부분에서 영감을 많이 얻고있지요.

(스포츠. 특히 여자배구. 파쿠르.  밀리터리. 뮤지션등등등)


Q. 앞으로도 쭉 유료 인터넷 플랫폼에서 연재를 계획하고 계시는가요?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좀더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해 보고싶긴 하네요.


Q. 퍼펙트하프는 몇 회쯤에 완결 예정인가요?

150화 이내에는 끝내고 싶습니다.


Q. 차기작에 대한 간단한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힌트를 드릴만큼 구체화된 소재가 없습니다. 정말이에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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