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37 -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작가 인터뷰
by 툰가 77호
2018-06-15 17:40:05
초기화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37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작가 │탑툰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어느날 보게 된 문학과 혁명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를 독특하고 밝은 색채로, 그것도 전혀 싸울줄 모르는 소설가 아멜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이 너무 재미있어서, 인터뷰를 요청하였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흔쾌히 서면 인터뷰를 받아주셨어요. 작품만큼 깊숙한 이야기를 전해주신 작가님의 이야기. 지금 감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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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풀기 토크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37 -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작가 인터뷰

인터뷰 직전에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오늘의 특가 블루레이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 오호~ 어떤 블루레이를 검색하고 계셨나요? 추천할 만한 블루레이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특별히 검색하고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심심해서 일일 할인 품목을 보고 있었습니다. 

추천할 만한 건, 밴드 Sigur Ros의 Inni라는 라이브 실황 블루레이입니다. 예전에 지인한테 선물 받은 건데 영상미가 아름답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재밌게 지내고 있습니다. 날이 많이 풀려서, 아침에 일어나서는 운동도 하고, 쉬는 날엔 되도록 외출을 하려고 하고, 남는 시간엔 차기작을 구상하거나 아이디어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이나 영화 등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일에 치여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바쁘게 사는 게 저한테는 재밌는 거라, 나름대로는 재밌게 지내고 있습니다. 

- 아직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가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차기작을 구상하고 계시다는 건, 이미 스토리와 엔딩은 다 정해진 건가봐요.

네. 처음부터 어느 정도 결말은 스케치해놓고 시작했습니다. 

 - 운동에 아이디어를 위한 자료조사까지! 성실하시네요. 평소에 그런 말 많이 들으시나요?

아니요. 첫인상은 굉장히 게으를 것 같다. 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가 첫 작품입니다. 웹툰 작가가 된 계기가 있나요?

마음이 가는 대로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라 특정할 만한 계기는 없었습니다.

굳이 계기로 삼을 만한 일이라면, 취업준비생이었던 저에게 인디게임개발자인 형이 액정 타블렛을 한 번 써보라고 빌려줬던 것일 겁니다. 기계나 컴퓨터에 워낙 관심이 없어서 처음엔 시큰둥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재밌어서, 이걸로 한 번 웹툰을 그려볼까 생각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오! 그분에게 감사해야겠네요~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Q. 원래 만화가가 되고 싶었나요?
어렸을 때는 만화가가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싶었는데 지원하는 족족 낙방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입시준비를 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는데, 입시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아 카운터펀치를 맞고 넉다운 당한 것처럼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재수를 했음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고 결국 진학을 포기한 상태로, 애니메이션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 회사에서도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도망치듯 그만두었고, 미대나 만화와는 상관없는 학과로 진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만화나 미술에 대한 뜻은 아예 접었습니다. 웹툰에는 흥미가 있었지만, 직접 그림을 그릴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 그럼 포기하고 있을 때 앞에 말씀주신 형이 준 타블렛이 다시 만화가의 꿈을 깨운 것이겠네요?
무엇보다 그림 그리는 걸 다시 즐겁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1화부터 몰입감이 상당해요. 작가인 주인공이 사건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휘말리는 전개가 물흐르듯 진행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주인공이 작가라는 설정, 혁명 같은 역사적인 요소와 문학에 대한 비유를 녹인 부분도 그렇고요. 구상은 어디서,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처음에는 일본소년만화의 안티테제 같은 작품을 그리고 싶어서 “싸우지 않는 주인공”을 구상했습니다.
싸워서 힘을 키우는 이야기가 아닌, 마음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했던 게 최초의 발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장 폴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었고, 크게 감명 받아서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그 주인공을 토대로 독자들에게 익숙한 판타지 세계를 그려보려고 했는데, 막상 그리려고 하니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나 소재들을 길잡이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게 혁명이라는 소재였습니다.
혁명에 관한 관심은 예전에 접했던 책 <러시아 혁명의 진실>이나 영화 <레미제라블>을 통해 가지고 있었고, 또 한국 근대사에서도 시민운동은 빼놓을 수 없는 큰 이슈이기 때문에 제 안에 구성요소처럼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부모님도 그 시대를 살아오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요. 작품의 방향성을 억지로 의도하지 않은 것이 이야기를 막힘없이 진행시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습니다. 

 - 굉장히 자료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사전 자료조사는 얼마나 하셨나요?
거의 안 했습니다. 문학이나 혁명, 둘 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자주 가서 익숙했던 길을 반추하며 그린다는 느낌으로 접근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그리는 게 연재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고요.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문학에 대한 비유가 여러 번 등장해요. 즐겨 읽는 장르, 좋아하는 작품이 무엇인가요?
만화만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읽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는 쪽이라면 SF 장르인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공각기동대> 같은 애니메이션에 크게 감명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은 많은데,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것은 오이마 요시토키 작가의 <불멸의 그대에게>랑 나가베 작가의 <바깥나라의 소녀>입니다. 두 작품 다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그려냈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림도 너무 좋고요. 그래픽 노블 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탑툰에서 연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네이버 도전 웹툰에 4화쯤 올렸을 때, 탑툰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연재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 플랫폼에 연재를 준비하고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연재가 차일피일 미뤄져서 그 플랫폼과는 작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완성된 원고를 가지고 여러 플랫폼에 연재제안을 넣었는데 탑툰에서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미팅을 나누었을 때 관계자분들이 제 작품을 잘 이해해주고 계셔서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플랫폼의 답변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연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4화만에 연제제의가 들어오셨다니, 꽤 빠르게 제의가 들어오신거 같아요. 그럼 실질적으로 도전 웹툰에 작품을 올린 후에 탑툰에서 연재를 진행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신건가요?
약 6 개월정도 걸렸습니다. 도전웹툰에서 한 달, 이전에 있던 플랫폼에서 4개월 정도 준비하고 탑툰에서 한 달 정도 세이브 원고를 쌓고 연재에 들어갔습니다.

근래 챙겨보는 작품이 있나요?
웹툰이라면 거의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연재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챙겨보던 작품들의 앞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나서 연재가 끝나고 나면 몰아서 봐야지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일수록 방해받지 않는 상태에서 집중해서 꼼꼼하게 보고 싶습니다. 

(첫 인터뷰 당시)50화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작업하시면서 가장 큰 고민이나 난관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슬슬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데 맞나요?
- 난관은 별로 없었습니다. 만화를 한 번 포기한 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두 번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힘을 냈습니다. 연재초기 큰 관심을 받지 못해서 힘들었지만, 연재의 종료는 완결이 났을 때거나 아니면 플랫폼이 제안했을 때라는 생각으로 작품만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연재를 하면 할수록 마음이 단단해진 것인지 큰 고민거리였던 차기작 연재도 “까짓 거 잘 안 되면 또 그려보지 뭐”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연재는 이제 정말 막바지입니다. 콘티도 완결까지 거의 다 나왔고, 사실상 그림으로 옮기기만 하는 작업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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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심층 인터뷰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Q.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라는 제목은 어떻게 지은건가요?
책을 쓰는 이야기니까, “쓰자!”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Write를 반복해서 써놓고 난 다음에 그걸 변주해서 비슷한 발음의 Light, Right, Write를 생각해냈습니다. 그렇게 의식의 흐름대로 떠올렸는데, 작품의 주제와 어울려서 바로 결정했습니다. 

Q. 몇 화 혹은 몇 부작으로 생각하고 계시나요?
이제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아서, 화수를 말하는 것도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하는 게 조심스럽습니다.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Q. 스토리와 작화 모두 밀도가 상당합니다. 독자로선 좋지만 한편으론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작업 사이클은 어떻게 되시나요?
스토리는 마감을 마치고 잠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다 구상합니다. 생각이 안 날 때는 제 작품을 다시 복습하면서 이걸 복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사나 전개를 캐치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구상을 대본으로 작성한 다음에 콘티로 옮깁니다. 그 작업을 쉬는 날 하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하고 쉬고 싶어서 한 2시간 정도만 투자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6일을 내리 원고작업만 합니다.
아침 7시 반에 일어나서 밥 먹고 운동하고 평균적으로 아침 9시 반쯤 작업에 들어가서 잠들 때까지 계속 원고만 합니다. 그리고 마감 날 편집을 하면서 대사를 전반적으로 퇴고합니다. 대본이나 콘티를 짤 때는 보이지 않았던 캐릭터의 연기나 분위기 등이 생각지도 못했던 대사를 창조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일주일에 약 14시간 정도를 빼면 원고작업만 하는 것 같습니다. 
 - 복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사나 전개에 대해서 캐치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그런 것에 대한 정리나 작품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 설정에 대해 정리한 것이 있나요? 있다면 팬들이 궁금해할 것 같네요.
작품 내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놓고, 캐릭터의 나이를 대입해보면서 시간적으로 교점이 있는 지 점검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 내에서 밝히지 않은 캐릭터의 나이에 대한 설정은 있지만 작품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설정은 거의 없습니다. 

Q. 단도직입적으로, 현재 만족하시는지?
못합니다. 처음으로 CG로 만화를 그려서 그런지 시행착오도 많았고, 그림체도 이것저것 실험중이라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재초기에는 빨리 연재하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독자들을 신경 쓰지 못했는데 연재 중반에서야 독자들이 어떻게 볼 지 의식하면서 그리기 시작해서, 연출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필연적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이것만큼은 정말 수정하고 싶다! 하는 회차는 어느 회차인가요?
어제 마감한 회차가 마음에 걸립니다. 

Q. 혹시 차기작 구상하신 게 있나요?
네. 여러 가지 내용들을 구상했는데, 현재 적극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것은 사극과 SF가 혼합된 디스토피아 액션 판타지 장르가 될 것 같습니다. 말해놓고도 무슨 만화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영국 드라마 <스킨스>도 무척 좋아해서 그와 같은 막장 청소년드라마도 하고 싶은데, 우리나라 현행법상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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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or NO 인터뷰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Q. 다시 태어나도 작가를 할 것이다.
A. YES. 멍 때리고 있는 시간을 일의 일환으로 삼을 수 있는 직업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요즘 작업하면서 체력이 꺾인 것을 느낀다.
A. YES. 특히 폐활량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2km정도 뛰는데 죽는 줄 알았습니다.
 - 그래도 매일 아침마다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같은 작가분들이나 지망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체력관리 방법이나 운동이 있을까요?
제일 중요한 건 아무래도 충분히 자고 충분히 쉬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일 텐데, 작가나 지망생들,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지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운동은 인터넷에서 성공사례 같은 것을 찾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대뜸 나가서 뛰라고 말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저의 경우에는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유산소 운동을 자주 하는 것뿐입니다.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Q. 솔직히 내 만화가 제일 재미있다.
A. YES. 그렇게 생각하고 작업하는 것이 쉽게 지치지 않고 좋은 것 같습니다.

Q. 10년 뒤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A. NO. 작가와 돈 많은 백수 이외의 직업에는 별로 흥미가 없습니다. 
 - 만약 돈 많은 백수가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은?
피아노 다시 한 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네요.

Q. 밤샘 작업할 때 내 모습은 사람의 형상이 아니다.
A. YES. 미형의 캐릭터를 그리다가 문득 거울을 쳐다보면 조금 그렇습니다. 
 - 라이트X라아트X라이트에서 가장 미형이라 생각하는 캐릭터는?
그레고르 입니다. 처음에는 악역이라서 상어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 했는데, 매력 없다는 평가를 받아서 완전히 미형의 캐릭터로 새로 디자인했습니다. 미형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캐릭터는 애초에 이 캐릭터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Q.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NO. 독자들이 얼마나 따라 와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만, 재밌을 거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 듭니다. 머릿속에 막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샘솟고 있어서 빨리 그리고 싶은 생각 밖에 없습니다. 
오~ 자신감이 넘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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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선배의 꿀팁

라이트X라이트X라이트, 직씨
직씨 작가님의 작업실 책상. Wacom Cintiq 13 HD와 큰 모니터, 큰 스피커들이 눈에 띕니다.

일주일 스케쥴은 어떻게 되시나요?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목요일에 하루 정도만 쉽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원고만 합니다.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없는 관계로 빡빡한 일정에 맞춰 일하는 편입니다. 관리방법은 오늘 해야 할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걸 완수할 때까지 자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일찍 완수하면 그 이상 일하는 것도 없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기어코 일을 스스로 더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오늘 일찍 끝났으니 뒤에 사람을 하나 더 그리자’ 라는 식으로 말이죠. 
- 도움 주시는 분들이 없다고 하셨는데, 자신의 여력이 되는 정도 내에서 어시를 쓰고 그 시간에 스토리 등에 조금 더 투자를 하는게 좋다는 작가분도 있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고, 혹시 안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가능하다면 어시를 쓰고 작가는 스토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는 결국 이야기가 용골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더 신경을 쓰는 게 맞는 것이고요.
저의 경우에는 연재초기 작업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아서 어시를 쓸 수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어시를 써야 서로 윈윈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고요.
지금은 작업방식이 다소 정돈되어서 어떤 부분은 어시를 쓰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지만, 연재초기엔 이것저것 능률이 좋은 작업방식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어시를 투입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조금 미련한 편이기도 하고요.
아마 차기작에서는 여건에 따라 도움을 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장비는 어떤 걸 사용하시나요?
Wacom Cintiq 13 HD 사용하고 있습니다.
 - 그 장비를 사용하시는 이유나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형이 빌려줬던 장비를 그대로 샀습니다. 장점은 액정이 작아서 포터블하고, 동일모델의 사이즈가 큰 버전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정교한 작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연재 이후에는 더 큰 사이즈로 바꿀 예정입니다만, 상대적으로 선이 적은 작화를 추구하시는 분들은 시작장비로 사용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나게 싼 가격은 아니라 부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타블렛과 친해지는 시간을 고려하면 액정 타블렛이 옳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프로그램은 어떤 걸 쓰세요?
Clip Studio 쓰고 있습니다. 
 - 그 프로그램을 쓰는 이유나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형이 추천해줬습니다. 애니메이션 회사에 있을 때는 포토샵과 페인터를 교육받아서, 그걸 쓰고 싶었는데, 막상 클립 스튜디오를 사용해보니 더 간편하고 좋았습니다. 만화를 전문으로 하는 분들에게 요긴한 툴들이 많습니다. 유저들이 제작해서 올린 소재들을 받아서 사용할 수 있어서 자신의 작품에 어떤 소재가 어울릴지 이것저것 실험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최근에는 가이드 책도 많이 출판돼서 입문하기도 용이한 것 같습니다. 

 - 추천할만한 가이드 책이 있으실까요?
따로 추천할 만한 책은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포토샵, 페인터를 다룰 줄 알아서,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추천해주는 책을 보기 보다는 직접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면서 궁금한 점이나 보강하고 싶은 점을 스스로 발견해서 그걸 보완해줄 책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로 출판되는 서적이 많으니 참고할 것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작업하실 때 특별한 노하우 같은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없습니다. 앉아서 오래 일하는 사람들이 허리를 다치기 쉽기 때문에 스쿼트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 정도…
 - 그렇다면 보통 스쿼트를 얼마나 하시나요?
아무래도 최근엔 일정이 바쁘다보니 시간이 나면 하는 편입니다. 횟수를 억지로 많이 하지도 않고요. 그런 식으로라도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해보는 척도를 삼고 있습니다. 

구태의연하지만 웹툰 작가지망생을 위한 조언을 하자면?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수습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장점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정식연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저는 웹툰을 연재하면서 시나리오 작법론 같은 책을 사서 공부를 했지만, 솔직히 웹툰의 흥망은 그런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정교하게 짠 스토리임에도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저 작가의 일상을 담았을 뿐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무엇이 재미있다 없다는 그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니, 있는 힘껏 저질러보시기 바랍니다.  
툰가 77호
만화,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다 좋아해요
댓글 1
  • 찌오니
    (2018-06-24 03:20:45 )
    와... 그러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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