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9 - '순결한 죄' 오계 작가 인터뷰
by EditorAnne
2017-12-29 1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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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9 

[순결한 죄] 


오계 작가 │레진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9 - '순결한 죄' 오계 작가 인터뷰

작가님은 아름다우셨어요~^^ 우아한 카페에서 한 컷~


시종일관 담담한 말투로 인터뷰어를 웃겼던 오계 작가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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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풀기 토크


인터뷰 장소로 오는 길에 작가님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탐색했다. ‘샤덕(샤이니 덕후)’내음이 물씬 나던데.

맞다. 누구 할 것 없이 다 좋아한다.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9 - '순결한 죄' 오계 작가 인터뷰

이번이 첫 인터뷰라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보가 별로 없더라. 데뷔작부터 이야기해 볼까?

 데뷔작은 가져왔다.

 (주섬주섬 꺼내며) 기자님, 혹시 핫샷이라는 아이돌 아시나? 얘네가 데뷔하기 전에 프로모션을 웹툰으로 했다. 그 작업을 내가 했다. 프로도 아니라 베도(베스트 도전)에 작품을 올리던 상황에서, 그저 내 그림이 맘에 들어 연락한 거더라.

 앨범 나온 걸 보고 내가 깜짝 놀랐다.

 이거 봐라. 앨범 커버 속지가 아예 미니 만화북처럼 나왔다. 팬들도 경악했겠지만 나도 경악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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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앨범, 오옷~

팬들에게는 반응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 아이돌은 잘 됐나?

하성운이라고 아시나? (기자: 뭐? 혹시 워너원?) 맞다.

핫샷의 멤버 중 하성운이 워너원에 들어갔고 또 다른 멤버들도 더 유닛에 출연하더라.

찾아보고 응원하게 되더라고.


베도에 올리던 시절부터 그림이 좋다는 이유로 러브콜을 받았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건가?

 아니다. 다만 만화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렸다. 일단 집에 만화책이 많았다. 오빠가 만화를 좋아했거든. 그래서 나는 한글도 떼기 전인 유치원 다닐 때부터 네모난 박스 컷 안에 인물을 그리고 말주머니를 그렸다.

 그때부터 쭉 내 꿈은 만화가였다. 우리 부모님은 자식이 좋아하면 밀어주시는 스타일이라 말리시기는 커녕 내가 빨리 만화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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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계 작가님의 책상, 구체관절 인형이 보인다



그럼 순풍에 돛단 듯 바로 프로로 데뷔한 건가?

아니다. 작가 준비는 되게 오래전부터 했지만 계속 잘 안 됐다. 대학 휴학하고 출판사에 원고 가져갔는데 그때마다 담당 기자님이, 그때는 PD님을 기자님이라고 불렀는데, 내 그림이나 작품에 대해 피드백을 주시는 게 아니라 아직 어리니 인생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하셨다. 어시스트 생활을 추천해주셔서 20대 초반에 3년간 어시 생활도 했다. 이후에 공모전도 내고 이것저것 했는데도 잘 안 되어서 만화를 접자 싶었다. 일본으로 유학가서 4년동안 학교 졸업하고 취업까지 했었지. 전자제품 판매하는 큰 회사의 광고 디자인을 하는 일이었다.


취업 잘했네. 그런데 다시 한국으로 온 건가?

이상하게 그 해 한국인에게 비자가 잘 안나왔다. 비자신청 두어번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만화는 없어지고 웹툰이 등장해 있더라. 베스트 도전에 꾸준히 연재하면 많이들 뽑혀가는데 그것도 잘 안 되고, 다음 공모전도 잘 안되고, 레진코믹스에 처음 투고했을 때는 잘 안됐다.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9 - '순결한 죄' 오계 작가 인터뷰

노아, 꺅~


멘탈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엄청난 실패담을 담담히 말한다. 연이은 실패 끝에 드디어 ‘그 분’을 만나는 건가.

맞다. 후기에도 썼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안에서 음악을 듣다가 <순결한 죄>의 노아 캐릭터가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서 노아의 이미지로만 1화를 그려 레진코믹스 PD님께 메일을 드렸는데 15분 뒤에 내일보자고 연락이 온 거지. 그 분이 원래 메일 확인을 잘 안하는 분인데 신기하게도 때마침 그 때 메일을 정리 중이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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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가 귀인이구만. 

 정말 그렇다. 문제는 내게는 노아의 이미지만 있었고 이후의 스토리는 없었다.

 그 다음날 만나 PD님이 이후 스토리를 물으셨는데 대답을 못했다. 그냥 “얘랑, 얘랑 잘돼요” 이런 식으로만 말했다.(웃음) 그런데 PD님이 “음, 그럼 계약하시죠”이러시고.(웃음) 


드라마가 따로 없다. 그런데 노아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 음악은 뭔가?

아, 샤이니 노래다.(웃음) 일본에서 태민이가 냈던 신곡인데 ‘타이거’라고. 일본에는 심야 드라마라고 해서 12시 넘어 방영하는 드라마가 있다. 야하고 폭력적인 수위도 높은데 은근히 재미있다. 그런데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심야 드라마가 떠오르면서 갑자기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애가 남녀노소 다 홀리면 재미있겠다 싶은거다. 내용이 이렇게 무거울 예정도 아니었다. 


예상과 빗나간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작품 보면서 굉장히 치밀하게 오랫동안 준비한 설정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잘못 짚었어!(웃음)

제목도 원래는 ‘퇴근유희’였다. 그런데 PD님이 그림은 샤방한데 제목이랑 안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셔서 고민고민하다가 주인공의 설정을 바꿔버렸지. 애한테 아픔을 주고 그걸 극복하는 모습을 그려야지 하면서.(웃음)


아픔을 너무 많이 줬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노아 너무 불쌍해! 작품을 보면서 내내 작가가 인간에 대해 좀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는 걸 좋아한다. 그림을 워낙 오래부터 그려서 슬럼프가 일찍 왔다. 중학교때 그림이 지겨워져 안 그리다가 글 쓰기에 빠졌다. 글을 많이 썼고 이야기도 많이 짰다. 지금도 사실은 그림보다 글 쓰기가 더 좋고 재밌다.


그럼 웹툰 작가는 정말 최고의 직업이네. 레진이랑 계약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다들 되게 좋아했지 뭐. 부모님은 내가 언젠가는 꼭 만화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번에 정말 놀란 게, 부모님께 이번 작품은 성인물이라고 했더니 바로 “우리는 안 볼테니 마음대로 그려라”고 하셨다. 그래서 종종 인터넷 검색만 하시지 작품은 보시지 않는다.


부모님이 정말 센스있으시네. 그런데 인터넷에 검색해도 웬만한 그림은 다 나올텐데(…)

그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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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or NO 인터뷰


1. 다시 태어나도 만화를 그릴 것이다.

마음은 YES. 다시 태어났을 때 시기가 지금이 아니면 만화가 없을 수도 있잖아.

- 하지만 잡지가 없어진 대신 레진코믹스 같은 플랫폼이 나타나지 않았나?

음. 그렇지. 그런데 시대가 지나면 사람들이 모든 것에 귀찮아하지 않을까 해서. 보는 것도 귀찮아할 것 같아서 그런다.


2. 요즘 작업하면서 체력이 꺾인 것을 느낀다.

아직은 NO

- 마감 스타일은 어떤가?

제시간에 해야할 걸 계획하고 그대로 실행하는 스타일이다. 어시 생활 덕분에 그렇게 습관이 잡혔다. 세이브도 두 세편 있고. 무슨 사고가 생기면 펑크는 안 내겠다 이런 맘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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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솔직히 내 만화가 제일 재미있다.

NO.

- 요새 즐겨읽는 만화는?

없다.

- 최근 읽은 것 중 재밌었던 건?

생활툰을 좋아한다. 어쿠스틱 라이프나 딩스뚱스같은.


4. 10년 뒤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NO.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이라면 계속 할거다.

- 그런 환경이 지속될 것 같은지?

좀 불안하긴 하다. 웹툰이 등장한지 10년이 지났다. 출판만화가 어느날 사라진 것처럼 웹툰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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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근 슬럼프가 있었다.

약간 YES. 최근 독자분들이 요구가 많아졌다. 내가 계획한 방향과 다른 경우에는 고민이 된다. 

독자의 요구를 다 받아줄 수도, 아예 무시할 수도 없겠지? 어떻게 하는 편인가.

고민은 늘 하지만 결국 원래 의도대로 간다.


6. 만화가로 돈을 많이 벌었다.

NO. 아직은 만족스럽지 않다

- 어느 수준이 되어야 만족스러울 것 같나?

한 백 억 단위는 벌어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그 정도 돼야 맘놓고 여행도 다니고 그런 거 아닌가?

- 그건 거의 중견기업 수준 아닌가?(웃음) 돈 번 후 가장 잘 한 소비는?

부모님 차 사드린 것. 원래 집 밖 잘 안 나가는 스타일인데 요즘은 막 돌아다니시더라고. 당일치기로 강원도도 다녀오시고.(웃음)


7. 학창시절 나는 센캐 였다.

NO. 세지는 않았다

- 어떤 학생이었나?

선생님들이 저를 별로 안 좋아하셨을 거다. 공부도 못하고, 교칙도 아주 애매하게 어겼다. 화장하거나 염색하는 것처럼 티나게 어기는 게 아니라, 교복 치마에 주름을 하나 더 넣는다던지 뭐 그렇게. 위에 블라우스도 줄이는 게 아니라 박음질한 부분을 풀어서 되려 평평하게 입었다. 그러면 선생님이 뭐라 말은 못하시고 괜히 뒷통수만 툭 치고 가셨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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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요즘 외롭다

NO. 활동하기 때문에.

- 그 이야기 아닌 거 알면서.

만나는 사람 없어도 안 외롭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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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후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NO. 부담은 없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여러가지 스토리들이 있다.

얼마 전에는 레진 PD님이랑 만나서 ‘연재하면서 짬 날 때 단편을 자유롭게 실어도 되나“하고 여쭤봤는데, 작품 주기만 하면 코너를 만들어보겠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어시스턴트를 구하려고 하는데 맘에 드는 사람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결국 친구가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면 작업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9 - '순결한 죄' 오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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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구태의연한 마지막 질문이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그림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최근 지망생 2명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림을 엄청 잘 그리고 싶어하는데 ‘잘 그린 그림’에 대한 기준을 잘못 알고 있더라고. 물론 온전히 나의 기준일 수 있지만, 그림은 무조건 예쁘고 화려하게 그린 게 잘 그린 게 아니다.

 완성본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균형이 잘 맞아야 잘 그린 그림이다.

 예를 들면 만화에 들어가는 효과음, 말풍선 이런 것도 중요한 요소다.

 간략한 그림체의 생활툰이나 개그툰으로 인기를 끄시는 작가님들에게 가끔 ‘그림은 못 그리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은데 절대 아니다. 그 분들은 자신의 스타일이 확고하고 그것에 맞게 모든 요소를 배치한다. 사실 매우 잘 그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면 그 만화는 전체가 웹툰이 아니라 그림으로 보일 정도로, 글과 효과음, 그리고 선과 구도, 컷과 컷 사이의 간격까지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그린 그림에 대해 조금 더 넓고 깊게 생각해 보면 좋겠다.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9 - '순결한 죄' 오계 작가 인터뷰

저도 이런 책상이 갖고 싶어요 작가님~

EditorAnne
직업은 기자.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날의 웹툰 챙겨보기. 주말 일정은 늘 신사동의 한 만화카페에 칩거하기.
인터뷰 때 늘 하는 질문, ‘혹시 웹툰 보세요?’ 놀라운 사실은 각양각색의 수많은 인터뷰이 중 웹툰을 보지 않는 이는 10퍼센트도 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하여 오늘도 진지하게 외치는 바, 웹툰은 우리의 미래다!
댓글 1
  • 순결한죄 (ip:211.246.*)
    (2018-08-28 17:20:21 )
    우연히 레진에서 위 웹툰을. 보게 됬는데 굉장히 취적~! 잘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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