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6 - '노네임드', '꿈의 기업' 문지현 작가 인터뷰
by 툰가1호
2017-11-22 16: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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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6

 

[노네임드] [꿈의 기업]

 

문지현 작가 │ 네이버




날씨가 쌀쌀해져가는 완연한 가을의 어느 날 저녁 서대문 한 레지던스 1층 카페에서 문지현 작가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막혀 5분 정도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흔쾌히 이해해주시고 반갑게 웹툰가이드 기자들을 반겨주셨다.   

인터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서로 웃고 떠드는 와중에 1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제 그 이야기를 풀어본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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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풀기 근황토크


Q. 어떻게 이번에 서울에 길게 올라오게 되었나? 


A. 이번 추석이 10일 연휴였잖아요. 웹툰 작가는 원래 쉬는 날이 따로 없기 때문에 그 때도 평소처럼 작품연재하고 평일처럼 보냈어요.   

그게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마감을 당겨서 세이브 원고를 며칠 밤새워 만들고 나서 다 같이 놀러왔죠.   




Q. 꿈의 기업 프롤로그 때 노네임드 댓글로 도배되면서, 완결 웹툰 인기 1위 기록했었다. 기분이 어땠나?


A. 한마디로 하면 기분이 찢어졌죠.(일동 웃음)


노네임드는 작품 특성상 독자 이탈이 심해서 마칠 때까지 소신대로 진행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하기 위해 버티면서  했는데 늦게라도 인정을 받은 거 같아 기분이 좋았죠.


네이버 PD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셨죠.


Q. <노네임드>에서 <꿈의 기업>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사이에 뭘 했나?


A. 모아놓은 돈 다 까먹었죠.(웃음)  강의도 하고 외주 작업도 하고 작품 구상도 하면서 지냈어요. 





자 그럼 시동 걸었으니 본격적인 인터뷰 진행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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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or NO 인터뷰


1. 다시 태어나도 만화를 그릴 것이다

YES. 애니메이션, 영화 시나리오, 영상작업, 학습지만화 등등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결국 만화가 제 길이더라구요.

제 성향과 잘 맞았어요.  특히 집에 있을 수 있고 혼자 작업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어요.    


2. 요즘 작업하면서 체력이 꺾인 것을 느낀다.

YES, 노네임드 땐 하루 14시간, 꿈의 기업 시작땐 하루 10시간정도 했는데, 요즘은 하루 7~8시간 정도 밖에 못한다.

일 자체가 체력을 요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으며 몸이 많이 상한다.

그래서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하루에 8시간씩 일하는 패턴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3. 노네임드 때보다 더 인기가 높은 것 같다. 그런가?

NO. 체감상 그렇게 느끼지 않아요.  담당자님은 높다고 하는데 제 생각엔 그렇게 높은 것 같지 않아요.

순위와 댓글이 낮아서 고민하고 있죠.  댓글을 안보려고 노력해요.  그럴 순 없지만. (웃음)


4. 내 만화지만 결말이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YES.  전체적인 결말은 정해 놨지만 회차별 스토리는 끝까지 계속 바꾸죠.

그래야 만드는 제가 재밌거든요. 

전체 설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계속 바꿔가고 있어요.  설정도 캐릭터도 계속 바뀝니다.

- 그런 예가 어떤 게 있나?

노네임드 4부 때 결말이 완전히 바뀐 적이 있었는데 벌려놓은 이야기에 비해 그 당시 써 놓은 결말이 유치했어요.

고민하던 중에 어떤 교수님의 인문학 강의를 듣고 '바로 저거다! ' 하는 마음에 인류전멸이라는 아포칼립스적인 요소를 넣고 SF물이 된거죠.


5. 용어가 재밌다. 특히 L.P.F(어린왕자의 여우)라는 용어는 주인에게 길들여진 로봇에게 딱 적당하다. 어린왕자 좋아하나?

NO. 따로 책을 사서 본 적은 없어요.

중학교 때 어린왕자를 배우면서 '네가 나를 길들여주면 나는 의미가 있어져...' 라는 그 대사가 인상적으로 남았었어요. 

그러다가 꿈의 기업 연재 중에 인공지능관련 뉴스를 보면서  '주인한테 길들여진 로봇이 버려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 둘을 합쳐서 나온 게 LPF라는 용어지요.


6. 전부 정확한 이름이 없다. 범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림수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NO. 제가 작명을 잘 못해요.  그래서 이름을 안 짓는 것이 버릇이 되어가고 있어요.(웃음)

노네임드 때도 작명을 고민하다가이름을 안붙이고 연재를 시작했어요. 

'이름이 없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잖아!'라는 생각이었죠.

한편으로는 '캐릭터 이름이 없다는 걸 독자들이 언제 눈치챌까?'가 궁금했어요.

실제로 노네임드에서 주인공 일행이 터널에 들어가서 자기 이름으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 장면이 나오자 그제서야 이름이 없다는 걸 눈치챈 독자들이 있어서 놀랐어요.

- 꿈의 기업도 그래서 그렇게 가나?

그렇죠.  가끔 팬카페에서 덕질하기 위해 상세 스펙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들어오기도 해요.

이름은 포기했고 키, 몸무게라도 알려달라 그러죠. 그래서 '덕질 너무 하지 마세요~'라고 했죠.

(일동 웃음)



7. 리사는 애플 스티브잡스가 만들었던 컴퓨터 리사(LISA)에서 착안한 것 맞나? 딸의 이름을 딴 컴퓨터...

NO. 나도 뒤에 그걸 알았어요.  리사는 바이오해저드1 이라는 호러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이름이에요. 

실험용 T-Virus 를 만들기 위해 일가족을 잡아서 실험을 하는데 그 중 유일한 생존자가 딸 리사(Risa)에요. 

그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따왔지요. 

- 슬프다. 

네 그렇죠. 꿈의 기업 리사도 알고보면 굉장히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8. 채색이 디즈니나 그런 쪽의 배경 처럼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일부러 그런건가?

YES.  작품의 분위기를 위해서 그랬어요.   원래는 더 잔인하고 건조하게 보이게 하려고 흑백으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네이버 작가님이 "그럼 안돼요! 컬러 꼭 넣으세요!" 라고 조언햐 주셔서 절충하여 이런 톤으로 가게 되었죠.

- 배경이 뿌옇게 보이면서 우울하고 차분해지는 채색 분위기가 괴기스럽다는 평이 있다.

난 이쁜데요?

(일동 폭소)


9. 꿈의 기업에서 꿈에 들어갈 때 페이드 인, 페이드 아웃 기법을 많이 쓴다.  좋아하나?

YES.  현실과 가상을 구분지어주는 복선이에요. 남자 주인공에게 많이 썼다가, 여자 주인공에게도 많이 썼죠.

더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요. (웃음)


10. 회사 다녀본 적 있나?  <꿈의 기업>에 나오는 문서의 디테일이 살아있다.

YES.  일반 회사는 아니지만, 그림 관련 회사에 다녔어요. 거기서 문서 작업 많이 했죠. 

<꿈의 기업>에서 나오는 문서는 인간적이지 않고 사무적인 인공지능의 느낌을 살리려고 더 딱딱하게 적었죠.


11. 매화 끝에 있는 작가/스토리도움/채색 관련한 내용 폰트가 자주 바뀐다. 일부러 그러는 건가? 이유는?

YES.  어떻게 그걸 눈치채셨어요?  노네임드 때 부터 시작했어요.  저의 재미를 위해 하는거죠.

'To Be Continued'라는 문구를 그렇게 폰트를 바꿔가며 적었어요.

- 독자들도 눈치채던가요?

네, 쓸데 없는 걸 눈치채시더라구요.  ㅋㅋㅋ(일동 웃음)

- 좋은 거 아닌가요?

네, 독자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뿌듯합니다. 제 의도를 같이 공유하는 느낌이죠.





12. <꿈의 기업> 최근 화에서 스토리가 복잡하다는 셀프디스를 했다. 의도가 있나?   

YES.  자아성찰과 반성 '반'  그리고 제 의도를 이해해 달라는 투정 '반'이죠. 

제가 <노네임드>연재를 할 때 조카한테 '학교에서 누가 <노네임드>좋아해?'라고 물었더니

- 누가 본다던가요?

공부 좋아하고 책 많이 읽는 애들이 좋아한다더라구요. (웃음)

좀 더 쉽게 읽히고 더 많은 독자들이 제 작품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힘들겠지만.


13.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강의는 만족하나?

YES. 처음에는 돈 벌려고 했는데 요즘은 너무 좋아요. 

사실 내가 이런 말 하는 거 쑥스러워 하는데, 가르치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학생들 가르치려고 책이나 이론서를 뒤지다보면 되려 제가 더 배우게 되더라구요.

그게 요즘 작품에도 많이 반영되어서 좋습니다.


14. 미스테리 스릴러 이외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

YES. 일단 기본적으로 멜로 쪽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 어떤 느낌의 멜로물?

틈날때마다 19금 멜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10대 20대의 풋풋한 사랑도 있지만, 때묻고 복잡하지만 사랑스러운 성인들의 이야기도 있거든요.

플스게임 중에 캐서린이라는 게임이 있어요. 그런 느낌의 미스테리 스릴러 멜로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 미스테리 스릴러적인 로맨스를 꿈꾸는거군요?

네 제가 뼛속까지 미스테리 스릴러 작가라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거기에 로맨스를 넣은 작품을 만들고 싶네요.


15. 자녀가 만화가가 되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YES. 지금 2살인데 열심히 씬티크를 가지고 놀게 하고 있어요.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많은 일반직업을 대체하는 시대기 때문에...

집에서 어시부터 시작해서 창작자의 길을 걸어가라고 이끌어 줄 생각이에요. 

- 집안에 스토리 작가(괴셸님)와 어시까지 두면 수직 계열화한 완벽한 생산체계를 갖추는건가?

가족끼리 다 해먹는게 제일 좋아요. (웃음)

꿈나무 어시 딸(2살), 매니저겸 엄마(괴셸), 그림작가 아빠(문지현 작가)로 구성된 가족경영...

돈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동 대폭소)

농담이구요. 다른 일도 다 힘들어요. 힘들지 않은 일은 없죠. 

근데, 이왕 힘들 거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힘든 게 좋은 거 같아요. 아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면 시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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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망생을 위한 장비 & TIP 인터뷰


1. 어떤 장비 쓰나?

2016년에 씬티크 22HD를 구매해서 계속 쓰고 있어요. 그 전에는 와콤 타블렛 중 하나인 인튜어스 프로 미디엄을 썼죠. 현재는 와콤 모바일 스튜디오 프로 13을 추가로 구입해 작업 중입니다.

- 컴패니언 처럼 들고 다니는 거 말이죠?

네, 컴패니언 후속작이에요, 모바일 스튜디오 사서 씬티크는 딸한테 주고 전 나가서 그리고 있습니다.

 - 괴셸님이 싫어하실텐데...

어쩔 수 없어요.  애가 씬티크를 점령해서...

'아빠 아빠'하면서 씬티크 위에서 철푸덕 붙어서 색깔 바꾸고 낙서하거든요. 아빠 하는 거 보고 따라하는거죠.

그래서 전 모바일 스튜디오로 갈아타려구요. (웃음)


2. 작업 툴은 어떤 걸 주로 쓰나?

포토샵, 클립 스튜디오를 주로 쓰고 서브로 스케치업을 사용합니다.


3.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좀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꿈의 기업>에는 포토샵 액션을 많이 쓰고 있어요. 요즘에는 액션으로 대부분 처리해요. 


참조: 작가들의 꿀팁 - 문지현 작가님의 액션

액션을 쓰면 1시간 그릴 분량을 30분에 처리할 수 있어요.  제 어시분이 가끔씩 놀래곤 하죠. (뿌듯)


- 남는 시간은 뭐하나?

남는 시간은 쉬고 있어요.  쉬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조용하게 있는게 너무 좋아요.

나이드니깐 더 쉬는 게 절실하더라구요. 한 번은 아버지께 '저도 낼 모레면 40이에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내가 낼 모레면 70이다. 이 놈아!"하고 호통을 치시더군요.(폭소)



문지현 작가와 시작한 인터뷰는 정말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1시간이 흘러버렸다. 

인터뷰어와 본지 최기자는 문지현 작가의 능수능란한 밀당과 조근조근한 입담에 홀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인터뷰를 마쳤다.

감기가 걸린 어린 따님을 걱정하는 아빠의 모습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꿈의 기업> 문지현 작가의 건승을 빌었다.

툰가1호
만화 보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 사람. 제대로 된 만화포털 하나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웹툰가이드를 시작하다. 호르몬 때문에 눈물이 많아지고 있어 슬픈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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