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14 - '크고도 아름다워' 십분 작가 인터뷰
by 툰가99호
2016-12-01 0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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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4

 

[크고도 아름다워]

 

십분 작가 │ 피너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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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Q. '십분' 필명의 유래가 궁금합니다.

A. 사이퍼즈 처음 시작할 때 게임 닉네임을 지을 때였는데, 제가 닉네임을 잘 못 지어요. (웃음) 그래서 항상 무슨 게임을 시작하든간에 닉네임을 지을 때 아무것도 안 하고 대기하고 있는 편인데, 사이퍼즈같은 경우는 십분 정도 앉아있었어요. 그래서 제 닉네임이 '십분이나 고민을 했는데 이모양 이꼴이다'는 뜻으로 '십분쯤고민했는데'라는 8글자가 나왔죠. 그러니까 게임 안에서 다들 십분님, 십분님이라고 부르시더라구요. 그래서 트위터 만든 후에 이 이름으로 굳어졌죠. 다른거 더 지을 자신도 없구요.


Q. 처음부터 웹툰작가를 목표로 하셨나요?

A. 방금 제 눈에 숱한 인생 굴곡들이 지나갔는데, 어디까지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음. 원래는 일러스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준비를 했다가, 좌절을 하고, 포기를 하려고 했죠. 그 순간이 작년이었구요. 이제 그림을 안 그려야겠다 생각하고 아무일이나 하려고 했죠. 그런데 취업한지 3일이 지나니까 피너툰에서 메일이 와있더라구요. '아 어떡하지, 내가 만화를 그릴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죠. 저는 원래 만화 그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난 죽어도 저 일은 못할거야. 절대 못할거야.' 라고 2015년까지 말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만화를 그리고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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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뷔 및 작업


Q. 데뷔과정이 궁금합니다.

A. 그 무렵에 트위터에 해시태그가 돌았어요. 자기 연성을 재업로드하는 해시태그였는데, 제가 전에 그렸던 것들 중에 맘에 들었던 스물 몇 개를 올렸거든요. 그거랑 제 커미션 페이지가 트위터 메인에 달려있었구요. 피너툰에서 보낸 메일을 보니까 그것들을 보고 찾아오셨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들어본적이 없는 회사여서, '사기아니야?' 라는 생각을 먼저 했죠. 그런데 토티코님이 행사에 나가셔서 명함을 몇 개 받은 걸 보고, 아 분명히 있는 업체긴 하구나, 하고 생각했죠. 사실 저도 가릴 처지가 아닌게, 제가 신인인데. 제가 어디서 만화로 인지도가 있는것도 아닌데 먼저 찾아와주신거니까요. 일단은 준비를 하는데,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기획서를 써내래요. 기획서를 어떻게 써내지? 검색엔진에서 자료찾아서 내고. 그랬죠.



십분 작가 작업사진



Q. 작업 스케쥴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제 스케쥴은 안 평범합니다. 제가 목요일 마감이에요. 목요일. 최대한 담당자님을 믿고, 목요일 오전 10시 50분까지는 마감을 해야해요. 저 시간까지 체크해야하는 마감 일정인거죠. (웃음) 일단은 제가 만화를 제대로 배워본적이 없어서 라고 생각을 하고 싶은데.. 콘티짜는데 엄청 오래걸려요. 유난스러울 정도에요. 7일이 있으면 6일만에 콘티가 나와요. (토티코: 무슨 6일이에요 6.5일이지!)

아, 일정이 어떻게 되냐하면요. 목요일 오전 11시에 마감을 하고 그 때부터 쉬는거에요. 토요일부터 심리적인 압박감이 오기 시작해요. 제 머릿속에 데드라인이 있잖아요. 화요일 새벽에는 콘티가 다 나와야해요. 그래야 인간의 능력으로 끝낼 수 있는데, 항상 콘티가 반도 안 나와 있습니다! 꾸역꾸역 짜내서 수요일 새벽이나 요새는 수요일 저녁에 완성을 하기도 합니다. 하하. 

제일 하드했을 때를 말씀해드릴게요. 수요일 오후 10시 30분에 콘티를 완성한거에요. 초반에는 휴재를 하거나 다음날에 업로드를 했거든요. 근데 그 때는 더 이상 그럴 수도 없었어요. 다행히(?) 어시를 해주시는 분이 계세요. 그 분이 채색이랑 식자를 다 해주시고 제가 펜선만 따는데, 밤 10시 30분부터 대략 55컷이 되는 작업량을 오전까지 다 그리는 거에요. 그러니까 콘티를 6.5일을 짜고, 10시간동안 펜선을 땄던거에요. 수정할거있으면 어시 분이 보내주신거에서 수정을 하는데, 어시 분이 엄청 유능한 분이세요. 그래서 제가 딱히 고칠거 없을만큼 완벽하게 해주세요. (심지어 그분이 도와주신 후로 색감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을 정도 입니다.) 그렇게 해주셔서 할 수있었습니다. 결론은, 이렇게 작업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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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정


Q. 고양이 자랑해주세요.

A. 턱시토 냥이입니다. 자랑할 점은 무릎냥이에요! 단점은 무릎냥이에요. (웃음) 무릎에 올라오는 것만 하면 저도 정말 만족할 거 같은데, 올라온다는 것 자체가 자기를 만져달라는 뜻이에요. 잠깐은 귀엽죠. 처음에는 자기 만져달라고 하다가, 관심을 안보이니 신경을 살살 긁어요. 걔 코가 굉장히 촉촉하거든요. 그 코를 가지고 제 팔이 이렇게 있으면 이렇게 코로 톡. 톡. 해요. 그러면 제가 ctrl+z 를 포기하고 왼손으로 어떻게든 케어 해주려고 하는데, 그걸로 만족을 못해요. 두 손으로 자기를 만지라는 거에요!


장점은 무릎냥이. 단점은 무릎냥이.



Q. 게임 얘기가 많아요. 사이퍼즈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요.

A. 토티코님과 저 둘 다 게임빈도가 많이 줄었는데, 그 와중에 적은 빈도로 저는 사이퍼즈를 하고 토티님은 오버워치를 합니다. (툰가99호: 오버워치는 안하세요?) 저는 일단 3D 멀미가 있어서.. 그리고 제 취향 캐릭터가 없더라구요. 


Q. 만화 중에 이건 내 인생작이다! 알려주세요.

A. 십이국기. 대사 다 외웠어요. 자막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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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L


Q. 처음 BL을 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에 굉장히 조숙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저한테,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 보더니 야오이를 좋아하냐는 거에요. 야오이가 뭔데? 진짜 몰랐어요. 당시에 제가 좋아했던 판타지 소설이 <룬의 아이들>이거든요. 보리스를 제일 좋아했어요. 소설을 좋아해서 <테일즈 위버> 게임을 시작했죠, 그런데 제가 게임에 너무 빠졌다고 생각을 했는지 못하게 하시더라구요. 게임을 지우고, 실의에 빠져서 나 이제 뭐하고 사나. 너무 우울한거에요. 그러다가 테일즈위버 홈페이지에 보니까, 팬 페이지로 가는 링크가 있더라구요. 거기서 별천지를 봤죠. 야짤 같은거.. 뭐 이런걸 다 그려서 올리나. 신기하니까 다 봤어요. 몇 개를 넘기다 보니까, 루시안이랑 보리스랑 엄청 달달한 연성이 있더라구요! 그걸 보고 나니까 뇌 속이 한번 청소됐다가 새로 태어난 느낌이랄까. 그동안 제가 무의식중에 지나쳤던 신화 팬픽 그런게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구요. 처음으로 한글을 깨우쳤을 때의 느낌이랑 똑같았어요. 7살 때 였는데...  그러고 나서 그 친구한테 가서 야 내가 봤는데 좋더라... 하니까 이것 저것 소개해줬어요. 당시에 <왕의 남자>가 개봉했었는데, 보여주고. <돈이 없어>도 보여주고 했네요.



보리스



Q. 2차 덕질하신거 있으세요?

A. 열심히 본 건있는데, 책을 내고 그러진 않았어요. 제가 커플링으로 좋아하고 앓았던건 <겁쟁이 페달> 마나우노 에요. 다들 토도마키 좋아했는데. 주변에서 그랬어요. 너 보기만 하면 토도마키에 치인다. 아니다 다를까, 치였죠. 근데 다 끝나고 나니까 마음 속에 마나우노가 남아있더라구요.

 

Q. BL작품 추천해주세요!

A. 저는 엔조우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나만 보고 싶어. 그 분 책 나만 보고 싶어. 그 분 작품 중에 제가 좋아하는 게 두 개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마더스 스피릿>이랑 <불행중의 행복>이라는 작품이 있거든요. 그거를 보면요, 내 인생의 불행도 다 잊을 수 있어요. 그림이 예뻐요. 잘생겼구요. 둘 다 선한 사람들이 연애를 한다는 느낌이라서 저는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갈등, 앵스트 안 좋아하거든요.


 

엔조우 작가 <마더스 스피릿>, <불행중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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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크고도 아름다워


Q. 처음 스토리 구상을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원래 여장물을 하고 싶었어요. 근데 지금처럼 여장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떤 계기로 인해서 여장이 되어버리는 판타지 요소가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대물이지만 뭔가 이벤트에 의해서 남자 옷이 여자 옷이 되어버리는 수치물을 그리고 싶었는데, 스토리가 잘 안 나오는거에요. 그래서 아예 뻔뻔하게 여장을 하는 걸로 해버렸습니다.


Q. <크고도 아름다워>라는 제목을 지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사실 저는 원래부터 이 제목을 하고 싶었어요. 해원씨가 크니까. 가슴은 유난히 크고, 이래도 크고, 이것 저것 크고... 그리고 원래 있는 유행어를 유머 코드로 가져 올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지은거였어요. 하지만 제가 이때까지 살면서 제목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면 그거에 대한 비판을 들은 기억이 굉장히 많거든요. 여러가지 환경에서. 그래서 자신이 없는 상태였는데, 편집부에 이 제목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니 의외로 좋아하시더라구요! 그 때부터 용기를 좀 얻었습니다.


피너툰 <크고도 아름다워>


Q. 해원의 가슴사이즈가 궁금합니다.

A. 맞춤입니다. 디자이너잖아요.


Q. 해원의 다양한 렌즈, 의상, 가발 등의 참고 자료는 무엇인가요?

A. 처음에는 손가는 대로 의상을 그렸어요. 토티코 님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제 트위터 타임라인에다가 도와달라고 글을 작성하면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시더라구요. 본인이 다니시는 쇼핑몰 등을 말씀해주세요. 물론 제가 이용했던 브랜드 샵에서도 참고했구요.


Q. 영화의 패션 센스는 어떤가요?

A. 영화는 옷을 못 입는다는 설정은 주고싶지 않았어요. 이 친구가 못나서 평범한 남자이라기 보다는 나쁘지 않은 사람인데, 과거사를 겪고 나서 겁이 너무 많아진거죠. 선한데 일이 잘 안풀리는 케이스였죠. 사실 처음 영화 설정은 되게 침침한 애였어요. 사람 의심하고, 핸드폰도 2중 3중으로 잠가놓는 그런 설정이 있었습니다. 옷을 못 입는 사람은 아닌데 과거 충격 때문에 칙칙한 느낌이 있는 것 같네요.


Q. 규태가 해원에게 '영화 탑 전문이에요'라고 말한 것에 대한 해원의 첫 반응이 궁금합니다.

A. 그 때 당시 규태는 장난이었거든요. 근데 해원씨는 아니라는 걸 금방 눈치채긴해요. 그렇지만 처음에 딱 들었을 때는, '내가.. 그럼.. 아래에.. 깔려야하나..?' 하는 상상은 해봤을 거에요. 충격을 받긴 받았습니다. 아마 계속 속고 있었다면 끝까지 고려는 해봤을 겁니다.


Q. 해원이 선호하는 색조가 있나요?

A. 버건디죠. 컬러는 버건디입니다. 처음에 여장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몇가지가 있었어요. 제 머릿속 여장은 프릴 계열이었는데, 여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개인 취향이 있을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해원씨는 섹시계열을 좋아한다는 걸로.


Q. 유두는 무슨 색으로 칠하시나요?

A. 채널 레드에서 약간 내리면 주황빛이 도는 핑크가 나와요. 거기서 적당히 연한색을 골라서 사이드를 은은하게 해줍니다. 광원을 찍어주면 그럴싸하게 완성!


Q. 성기를 그리실 때 참고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A. 국내 존잘님들 중에 그곳을 여과없이 올리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 기억들을 토대로, '잘생겼네'라고 기억됐던 걸 토대로 그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얼굴 취향 찾듯이 그것 취향을 찾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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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무리


Q. 다음 작품은 어떤 걸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A. 외전 끝나면 바로 차기작 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수' 아니면 '수인 공'을 할 것 같은데, 아직 제대로 정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Q. 웹툰 작가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팁을 주세요!

A. 제가 항상 들었던 얘기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진 마라!'. 업계에 엄두도 못 내고 '난 절대 안돼' 이렇게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어렵게 생각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명확하게 아는 사람일 수록 유리한거 같아요.




십분 작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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