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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87 - <토이 콤플렉스> 이윤희 작가 인터뷰

임하빈 기자  |  2020-02-05 14:00:00
 | 기사 입력 :2020-02-0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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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87

[토이 콤플렉스]

이윤희 작가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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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Q.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어화둥둥 내 보르미>, <영수의 봄>, <우리 집에 왜 왔니>, <토이 콤플렉스>를 그린 만화가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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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토이 콤플렉스>(이하 토이콤)는 현재 미리보기 회차로 완결까지 공개된 상태입니다. 완결 원고까지 마무리하신 상태이실 텐데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본편 완결은 했지만 그래도 7~8개 정도 회차가 남아있어서 그냥 지금까지와 같이 주간 마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 설 휴재 덕분에 며칠 쉬었어요. 



Q. 조금 이르지만, 완결 소감이 어떠신지요? 


일단은 홀가분합니다. 어쨌든 주인공 두 사람 사이의 주요 갈등을 해결한 거니까요! 이제는 잔잔바리 맛있는 이야기만 남았지요. 



Q. 블로그를 통해 독자님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계십니다. 블로그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렇게 블로그류의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제가 고등학생일 때, 한창 홈페이지 만들기가 유행할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홈페이지를 만들면 여러 메뉴가 필요하잖아요. '갤러리' 메뉴라든지 '다이어리' 메뉴라든지. 다이어리 메뉴를 만들게 되면서 일상을 간단하게 적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그 공간이 제로보드 게시판이었다가 좀 더 편한 편집을 위해 블로그 서비스를 찾게 되었고 '이글루' 부터 시작했지만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를 쓰고 있네요. 그냥 습관이자 취미 같은 것입니다. 길게 늘여서 디테일을 듬뿍 넣어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이윤희 작가님 블로그 메인화면

▲이윤희 작가님 블로그 메인화면



Q. 블로그도 그렇고, 꾸준히 일기나 기획 메모를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기록하는 걸 좋아하시나 봐요.


그러게요. 그런가봐요. 기억력이 썩 좋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이 다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생각나는 것을 메모하지 않으면 바로 기억이 휘발되더라고요. 또 예전에 제가 기록해놓은 것을 나중에 읽으면 되게 재미있어요.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저를 만나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과거의 제가 미래의 저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인가 봅니다. 하지만 블로그 포스팅은 온라인 공간에 쓰는 글이니까 그냥 사람들 앞에서 수다 떨고 싶어서 쓰기도 하는 것 같아요. 



Q. 동명의 작가님들이 계셔서 이름과 관련한 해프닝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해프닝이라고 해야 할까요ㅎㅎ 많은 이윤희 작가님들 가운데 블로그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것이 저이다 보니 다른 이윤희 작가님들의 팬분들이 제 블로그에 찾아오셔서 다른 이윤희 작가님들의 작품에 대해 물으시곤 합니다. 사실 꽤 자주 오세요. 저는 그 이윤희가 아닙니다 흑흑. 



Q. 혹시 필명을 사용하고 싶진 않으셨나요? 


데뷔 전까지는 그냥 제 이름이 이윤희니까 이윤희지 뭐. 하고 전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요. 데뷔를 하고 나서 다른 이윤희 작가님들과 헷갈리기 시작하니 이제와서는 필명을 썼어도 좋았겠다 싶습니다. 작가용으로 생각해본 필명은 없는데요. 하다못해 이윤힝 이라도 할 걸 그랬어요. 



Q. 웹툰 작가가 된 후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온전히 한 타이틀 완결을 지었을 때가 아닐까요. 저는 출판만화부터 작가 활동을 시작했지만 첫 번째 연재작인 출판만화는 출판사 사정으로 완결을 짓지 못했거든요. 처음으로 영수의 봄 완결을 지었을 때, 드디어 나도 완결작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 때문에 뿌듯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순간순간 뿌듯할 때는 제가 그린 만화를 보고 독자님들과 '마음이 통했다' 라고 느끼는 때예요. 제 의도를 찰떡같이 이해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독자님을 만났을 때요. 그 만남이 연재분 댓글일 때도 있고 제 블로그에 찾아와주신 독자님이 남겨주신 글일 때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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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콤플렉스



Q. 제목이랑 썸네일만 봤을 땐 19금일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토이 콤플렉스> 말고 다른 후보 제목들이 있었나요?


저는 제목 짓는 것을 너무나 어려워하는데요. 그래도 '토이 콤플렉스'는 꽤 쉽게 지은 편이에요. '토이 콤플렉스'와 '토이 게임' 중에 고민했었는데 역시 '콤플렉스' 라는 단어는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토이 콤플렉스'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Q. 19금을 연재하는 데 가장 곤란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인체를 그리는 것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옷으로 얼버무릴 수 없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니까요. 두 사람이 겹치고 얽혀(?) 있는 장면이 많고 한 명도 어려운데 두 명이나 옷 없이(!!) 그려야 하니까요. 


또 다른 곤란한 점은 다음 웹툰의 19금 수위입니다. 19금이지만 17금 정도로 그려달라는 다음웹툰 편집부의 요청이 있었거든요. 콘티를 짜면서 '어떻게 해야 더 절묘하게 가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그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Q. 다음은 네이버에 비해 19금 웹툰에서 인정하는 수위가 높은 것 같아요. 수위 조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다음의 19금 수위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사실 꼼꼼하게 따져보면 제 만화에 신체 노출 자체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닌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제가 19금 장면의 디테일한 행동 묘사를 대사로 풀어 쓰는 편이라 조금 더 수위가 높아 보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수위 조정은 위에 말씀드렸듯, 연재 전에 다음웹툰 편집부로부터 17금 같은 19금으로 그려달라고 부탁을 받았고요.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 좀 과했나? 싶은 부분은 제 담당자님께 미리 보여드리고 컨펌을 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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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토이콤>의 탄생 배경을 소개해주세요!


사랑을 하면서 경제 사정 또는 마음의 크기가 균형이 맞지 않아 다른 한쪽이 부채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 관계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한창 힘들었던 시기에 연애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담은 캐릭터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런 힘든 시기에 있는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또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며 너무나도 쪼그라들어있는 사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만화로 그리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제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우리집에 왜 왔니>와 <영수의 봄>과는 다른 매력의 톤과 그림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이콤>만의 콘셉트는 무엇이었나요?


처음 구상할 때는 '토이 콤플렉스'가 굉장히 어두운 톤의 만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작들보다는 전체적으로 채도가 다운된 작화를 해봐야겠다 생각하며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그런데 그리다 보니... 물론 제 전작들에 비하면 어두운 편이지만 제 계획보다는 훨씬 밝은 톤으로 만화가 그려지는 것을 보고... 너무 채도를 뺐나? 후회 했어요. 특히 윤아를 그릴 때 그림 채도를 올리고 싶어서 좀이 쑤셨어요. 저는 고채도의 색을 쓰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또 전작인 '우리집에 왜 왔니' 를 그릴 때 그림 그리는 게 너무 힘이 들어서 이번에는 좀 힘을 빼고 그림을 그려야겠다 생각하고 작업 과정을 좀 단순화시키려고 했는데요... 그런데 잘 안 됐습니다. (그래도 그림에 콧구멍을 없애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한 획을 덜 그리게 되었습니다ㅠㅠ) 그럼에도 전작들과 다르게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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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대 지인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인형뽑기 가게에 가서 사진을 찍는 등, 작품 소재와 배경 조사를 열심히 하시는 것 같던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답사 경험은 무엇인가요?


'우리집에 왜 왔니' 를 그리기 전에 중국인 유학생분을 만나 인터뷰를 한 기억이 가장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이 만화 내용에도 많이 반영이 됐고요. 만화 완결 뒤에도 그 유학생 친구(가 된!)를 만나 밥도 먹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 그 친구를 보러 중국에도 다녀왔거든요. 제가 모르는 세계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는 과정이 늘 재미있고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Q. 주인공 캐릭터들의 외모와 성격은 어떻게 완성되었나요?


윤아는 뒤통수를 때리면 튀어나올 것처럼 큰 눈을 가진 캐릭터라는 생각을 하며 그렸습니다. 동그랗고 호기심 많은 눈으로 “왜요? 왜? 그건 왜 그런 거예요?” 같은 대사가 잘 어울리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어요. 키가 작아 민석이와 함께 있을 때는 고개를 들고 위를 바라보게 되니까 눈이 더 커보일 것 같아요.


민석이는 눈에 빛이 적고 모든 일에 무심한듯한 눈을 가진 캐릭터라는 생각을 하며 그렸어요. 시선이 위로 가는 일이 적고 늘 땅을 보고 다니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어요. 두 캐릭터가 반대되는 부분이 많아지도록 신경 쓰며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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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그리기 힘들었던 장면을 꼽으신다면?


역시 19금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격투 장면을 그릴 때 캐릭터들의 동선을 짜기 어려운 것처럼 19금 장면도 동선 정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또 앞서 말씀드렸듯 인간의 몸은 참 그리기가 어려워서... 


어떤 특정한 회차를 말해야 한다면 역시 마지막 회가 아닐까 싶어요. 인형이 너무 많이 등장했습니다. 사람이든 인형이든 잔뜩 나오면 그리기가 힘이 드네요. 



Q. 19금 장면을 그릴 때 참고하신 자료가 있나요?


가장 많이 참고한 것은 제가 가지고 있는 실리콘 인체모형 피규어입니다. 자료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가요?


연재 직전에는 리디북스에서 #lady성인 태그가 달린 19금 만화들을 굉장히 많이 봤어요. 이런 종류 만화들이 흔히 사용하는 공식이 있다면 뭔지 알고 싶었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도 싶었거든요. 



Q. 드물게도 삼각관계가 등장하지 않는 로맨스입니다. 그래서 더 좋았지만요. 혹시 삼각관계는 애초에 계획에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저는 로맨스를 그릴 때 주인공 두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제3자 없이 좀 더 집중해서! 자세하게 그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삼각관계가 생기면 이야기가 길어지잖아요. 저는 이번 타이밍에는 너무 긴 만화를 그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체력이...)



Q. 만약 세컨 남주가 등장했다면 어떤 캐릭터였을까요? 


굳이 삼각관계를 끼워 넣는다면!

윤아의 라이벌로는 윤아보다는 민석이에 좀 더 가까운. 나이도 좀 더 많고 세상에 대해 더 잘 아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민석이의 라이벌 역시 윤아에 대해 훨씬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고요. 써놓고 보니까 좀 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뻔한 것이 때로는 재미있는 것인데... 말하고 보니 라이벌이 등장하는 것도 좋았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두 번째 파트 후일담에 비슷한 이야기를 준비해두었습니다.★



Q. <토이콤> 단행본 편집을 한땀한땀 직접 하셨던데요. 단행본 편집 작업은 매번 직접 하시나요? 


아무래도 출판만화 그리던 때의 기억 때문인지 매번 단행본 편집을 직접 하게 되네요. 꽤 재미있어요. 어렵지만... 엄청 고난도의 퍼즐 게임을 하는 기분입니다. 많이 해봤자 하루에 3개 회차 이상 못 하겠더라고요. 



Q. 웹툰 편집과 단행본 편집이 다른 점이 있다면?


웹툰 편집과 다른 점은... 웹툰은 한눈에 볼 수 있는 화면 안에 한컷 또는 두 컷 정도가 들어간다면 단행본은 한눈에 볼 수 있는 두 페이지 안에 평균 7~10컷 정도가 들어가니까요. 컷과 대사를 배치하는 데에 훨씬 더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토이콤플렉스 단행본 [사진=이윤희 작가님]

▲토이콤플렉스 단행본 [사진 촬영=이윤희 작가님]



마무리 토크



Q. 2010년부터 만화 활동을 계속해오고 계시는데요, 슬럼프가 온 적은 없으셨는지요?


엄청 오래가고 거대한 슬럼프가 왔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자잘자잘하게 어떤 회차부터 어떤 회차까지는 그림이 너무 안 그려진다든지 하는 식의 짧은 슬럼프들이 중간중간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정말 아쉽지만 <토이콤>이 끝을 향해 가고있습니다. 다음에도 성인 웹툰을 기획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있습니다. 차기작이 될지 차차기작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집에 왜 왔니'에 등장했던 유과장과 강대리의 이야기를 19금으로 그려보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장르는 19금 BL이 되겠네요. 



Q. 반가운 소식이네요! 추가로 언젠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원래는 '토이 콤플렉스' 연재하기 전에 다른 작품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연재는 하지 못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그 작품도 작업해보고 싶습니다. 로맨스가 아닌 장르였어요.



Q. 끝으로, <토이 콤플렉스>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자님들의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제 만화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이에요. 제가 생각한 이야기를 독자님들께 보여드릴 수 있고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제 만화를 봐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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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서 "수상쩍은 조류 같은 사진이네요,"하며 보내온 사진.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권장 사진 같다.


[임하빈 기자]
임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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