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웹툰을 말하다 13 - '그다이' 최용성 (2/2)
by 스튜디오농담
2016-05-22 21: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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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웹툰을 말하다

vol. 13

 

 

[그다이]

 

최용성 │ 레진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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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캐릭터 표현이 아주 뛰어난데, 그 부분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A.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부분은 내 개인적인 경우엔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유심하게 관찰하는 편이다. 꼭 주변이 아니더라도 어떤 매체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 연기를 하거나 그 연기 밖의 모습들에 관심을 많이 두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기 전에 대사나 제스처를 많이 취해보기도 하고, 연기를 해보기도 한다. 잘 된다는 생각을 매번 하진 않지만 캐릭터 표현을 하는 하나의 방법 정도는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실행하는 편이다.

 

Q. 과거 자신의 호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연재 중에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 자료가 부족하거나 현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은 없었나?

A. 도움이 많이 필요했고, 해결된 부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실제로 고증 오류가 꽤 많다. 내 경험에 기반한 부분은 일상생활에 밀착되어있는 부분이고, 그곳에서 멀어질수록 경험에서 멀어지니 자연스레 설득력도 덜해졌던 것 같다. 자료도 많이 부족하고, 호주에 직접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취재도 어려웠다. 상상력을 많이 더해 작업을 진행했다. 호주라는 지역적 특색을 십분 활용하지 못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내 개인적인 과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Q. 각자의 관점으로 스토리가 연결되는 방식인데 연결고리가 되는 사건, 장소 등은 어떻게 설정했나?

A. 가장 공통적이고 모두가 참여해야하는 사건들을 위주로 먼저 설정하고 그 뒤에 가지를 치거나 세밀화해서 나눠서 진행했다. 가장 중심축이 되는 스토리를 구상하는 게 우선이었고, 나머지는 거기에 덧대는 식이었다. 중심에서 멀리 가지 않았을 때,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각자의 관점끼리 부딪힌 경우도 있었고, 묶이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시온 이야기를 짜놓고, 빈 시간에 마이트나 이니미니는 이 시간에 뭘 하고 있지? 라고 생각해 본다. 만약 이들이 마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가능하면 이 시간에 하게끔 짠다. 또 그럴 경우, 같은 공간에 있는게 좋다고 판단해서 그쪽으로 설정해서 만드는 것이다.

 

Q. 연출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장면들이 많다. 장면 연출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하는가?

A. 영화나 만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봤던 장면들을 많이 참고한다. 인상을 많이 받았던 부분들을 카피하되, 그것이 표절이 되거나 따라한 것이 너무 티가 나지 않는 방향으로, 받았던 인상을 재구성한다. 비단 연출뿐만 아니라 개인 작업에 있어 정말 많은 부분을 다른 작품에서 받은 영향으로 재구성한다. 다만 그것이 단순히 나의 아이덴티티를 찾으려는 최소한의 노력 없이 행해지는 짜깁기가 되거나 베끼기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작품들로부터 받았던 인상이나 감동들이 ‘왜 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는지’, ‘왜 감동이 되었는지’, ‘왜 내가 좋아하게 되었는지’ 에 대해 그 원리나 구조를 평소에 즐겨 생각하고 친구들, 동료들과 나누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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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 회 분량을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가?

A. 그 회에서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내가 대강이라도 짐작가능한 선에서 적절한 컷 수를 고민하는 편이다. 분량이 너무 적지만 않게. 아무래도 지면이 정해져 있는 출판식 만화원고와는 형태가 다르다보니, 작업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분량은 초반에는 7~80컷 정도였고, 많을 때는 120컷까지 갔다. 마지막화는 150컷까지 늘어났다.

 

Q. 연재하면서 점점 엔딩 컷을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A. 꼭 그렇게 해야지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왠만하면 포인트가 있는 부분이 있으면, 원래 내용상으로 더 진행을 하려고 했지만 거기서 끝내고 대신 중간에 디테일을 추가하는 식으로 연출하기도 했다. 혹은 엔딩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되면 엔딩 후에 있는 사건을 미리 가지고 와서 조금 보여주고 거기서 포인트를 잡기도 했다. 사실 초반에 이야기가 워낙 왔다갔다 많이 해서 이런 것들을 부담없이 할 수 있었다.

 

Q. 외국에 있는 한국인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런 고민은 없었나?

A. 졸업작품 할 때 대학최강자전도 준비했는데 그 때 제일 걱정을 많이 했던 것이 이 작품이 스릴러로 인식되어야 하는데, 호주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호주 학습만화 풍으로 흘러갈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일 신경 많이 썼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은 그냥 넘어가고 아는 사람은 오 여기가 나왔네 라고 할 부분들만 넣었다.

 

또, 호주의 특징 있는 부분 중에 스릴러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있으면 썼다. 예를 들어, 한스가 담배를 살 때 담배 케이스의 경고 라거나 호주 자동차의 크루즈 기능 이라던가. 그런 요소들은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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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캐릭터가 집요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걱정은 하지 않았나?

A. 별로 고민하지 않고 작업에 들어갔다. 반응을 보면서 불쾌한 반응을 감안하고, 인지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만화과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만의 반응을 보고 극단적인 것들에 무뎌져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일 수 있는데 나에게는 스토리를 풀기 위한 장치여서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다음 작품은 좀 더 마일드하게 가도 되겠구나 생각도 했다.

 

Q. 독자들의 피드백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가?

A. 이미 정해놓은 부분이나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부분, 그렇게 진행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히 있었던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이 피드백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수긍하게 된다면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고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작품에서 무서워 하는 부분이 좋았다는 피드백을 보면 봐뒀다가 그런 부분을 늘리기도 했다. 또 스마일리의 표정 중에서 약간 기괴한 그림풍으로 넣은 적이 있는데 거부감이 많은 거 같아서 줄였다. (원래는 훨씬 더 많았는데)

작품 피드백을 보기 위해 트위터 검색, 블로그 검색 등을 한다. 페이스북은 하긴 하지만 글을 많이 쓰진 않는다. 내가 쓰는 글들은 가능하면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만화로 그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Q. 작품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의도대로 잘 흘러갔는가?

A.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이나 대사에도 신경을 썼고, 아무래도 관점에 따라 나뉘었던 이야기들이 서로 이리저리 묶이는 부분도 신경을 썼다. 의도대로는.. 잘 흘러가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자신에게 기대를 많이 한 모양이다.

 

Q. 작품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A. 자문을 구하거나 취재할 사람들과 고증 자료를 찾지 못한 부분들, 내 무지에 관한 부분들이 가장 힘들었다. 좀 더 천천히 많은 준비를 하고 연재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데뷔에 급급해서, 연재에 급급해서 일을 그르친 부분도 꽤 있는 것 같다. 애초부터 그런 찝찝함을 안고 작업에 임하게 되어서인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데에도 비교적 더 신경이 많이 쓰이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Q. 다음 작품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그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것이며 어떤 식으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A. 성인 연애물로 생각해보고 있다. 담당 PD님과 상의해보던 중 마음에 드는 키워드가 나와서 그걸 발전시켜 작업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조금씩이지만 여성과 연애에 대해 다룬 책들과 철학에 관한 책들,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들을 감상하는 단계에 있다. 성인물인데 관계묘사, 연애에 치중하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

 

Q. 본인이 꼽는 베스트 회차는? 

A. 12화, 시온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회차이다. 이야기들 중 처음으로 하나를 끝낸 것에 대한 의미도 있고, 연출이나 묘사에 가장 즐겁게 몰입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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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성 작가의 추천 웹툰

 

1. 1001 [ 양영순│ 파란 ]

- 데생과 스토리구성에 깊은 감명과 감동을 받았다. 중요한 부분에서 차별성과 깊은 전개의 힘을 보여주고, 힘을 빼도 되는 부분에선 관용적으로 쓰이는 플롯을 적절히 배치에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유추하고 빠져들게 하는 완급조절이, 그리고 작품 내적인 부분을 외적으로도 비유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2. 살인자o난감 [ 꼬마비 │ 네이버 ]

- 귀여운 작화로 귀엽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류의 갭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한다. 초기설정의 그다이도 그런 느낌을 표방하고자 인물들의 인체비율을 작고 좀 더 간단하게 그렸었는데, 다른 작품들과 함께 이 작품의 영향 또한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받았다. 4컷 전개의 가독성에 잘 녹여낸 치밀한 스토리에 혀를 내둘렀다.

 

3. 이끼 [ 윤태호 │ 다음 ]

- ‘그다이’의 이야기를 구상할 때, 가장 처음에 참고할 틀이 되었던 이야기 구성은 이끼의 그것이었다. 긴장감과 인물, 서스펜스 모든 면에서 닮고 싶었고 담고 싶었던 작품이다. 스릴러 혹은 범죄물에 있어서 나의 욕심이나 추구하는 바의 여러 종착점 중 하나같은 작품..

 

 

Q. 웹툰 외에 인생 작품 혹은 정말 아끼는 작품이 있다면?
A. 미국 시트콤 ‘How I met your mother’의 모든 에피소드.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술에 있어서 수많은 힌트가 되어주고, 참고서가 되어주고, 교과서가 되어준, 앞으로도 되어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 - 철학서, 굉장히 많은 사고의 전환에 도움을 준, 얼마 되지 않는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생각이나 마음가짐을 송두리째 뒤흔들어준 책이다. 이 책을 접한 것이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기에 아직 어떤 결론을 내리기엔 성급하지만, 앞으로 내가 만화를 그리는 데에 있어서도 수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고, 핵심이 되어줄, 나에게는 보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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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리

황선태 ( scarbo1909@gmail.com )

 

 

 

스튜디오농담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 웹툰 스토리 작가 / 콘텐츠 제작그룹 스튜디오 농담 대표.
'아내를 죽였다', '잔인한 축제', '곡두' 등의 작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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