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난지의 생각만화


삶의 향기가 진동하는 통속성 <쌍갑포차>
홍난지 | 2017-03-13 10:14:55 | 356 | 0 | 0





다음웹툰, 배혜수 작가의 <쌍갑포차> 썸네일 이미지



낯선 이미지와 스타일, <쌍갑포차>의 이미지는 다소 뻣뻣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일정한 두께로 그려진 테두리 선과 음영 없이 칠해진 강렬한 색감은 독특한 스타일을 강조한다. 유려하고 화려한 스케치가 아니기에 캐릭터의 연기와 표정은 담백하다. 그러나 과장되지 않은 그들의 열연은 오히려 캐릭터들이 가진 외꺼풀의 눈과 잘 어울리고, 독특한 이미지 스타일은 삶의 희노애락에서 주는 여러 감정들과 섞이면서 조화롭다. <쌍갑포차>는 낯설고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웹툰이 탄탄하고 대중적인 이야기를 만났을 때 어떠한 시너지를 내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쌍방간에 갑인 쌍갑포차

살다보면 자존심을 꺽을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기곤 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지만 그것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 일들이 나타난다. 삶에서 바닥까지 내려갔다고 생각될 때 쌍갑포차가 맛있는 안주를 들이밀지도 모른다. 어떤 이가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헤메일 때, 절망에 빠졌을 때 쌍갑포차는 위로해주기 위해 낯선 곳에서 술판을 연다.



미란씨와 감나무 집 할머니까지

마트 시식코너에서 일을 하는 미란은 우수친절상을 받을만큼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미란에게 친절함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받은 것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이 되지 못한다. 억누르고 있던 감정들이 극에 달했을 때 맞이한 진상손님은 미란의 감정을 터트리게 만들고, 그 일은 하루 아침에 미란을 실업자 신세로 몰아낸다.


감나무 집 할머니는 손등에 난 오래된 상처를 지우지 못하고 살고 있다. 할머니의 염원은 집안의 대를 이을 아들 증손자를 보는 것이지만 한국전쟁으로 손자가 파병되어 돌아오지 않으면서 애가 끓는다. 아들만을 원하는 할머니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첫 딸에 대한 아픔이 있다. 첫 딸을 낳으면 무당이 될 것이고, 집안의 대가 끊어질 것이라는 말에 딸이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함구하며 살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렇게 <쌍갑포차>는 한국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아픈 사례들을 현재와 과거, 세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미란씨와 감나무 집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대중적인 공감을 살 수 있는 이야기로 감동을 준다.


      

다음웹툰 배혜수 작가의 <쌍갑포차> 1화와 24화 중에서

감정노동자 미란씨는 우수친절사원상을 받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다. 집안의 대가 끊이지 않기 위해 애끓는 감나무 집 할머니는 이러한 부당한 풍습으로 첫 딸과 생이별을 감수한다.



통속적 이야기

확실히, <쌍갑포차>는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아주 세련되고 트렌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껴봤고, 경험했거나 혹은 윗세대들에게 들어왔던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그렇기에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피해갈 수 없는 감정에 마주한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대중적인 성질들을 가르키는 통속성<쌍갑포차>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처럼 <쌍갑포차>는 통속적이다.



대중적인 이야기와 통속성

통속적이라는 말은 대개 비전문적인’, ‘대단하지 않은’, ‘저속한등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일반 대중들의 문화를 짓누르던 어떤 관점이 존재하는 듯 보이는 통속의 의미는 지금 다른 의미로 전환되어야 할 때가 됐다. 쌍방간에 모두 갑을 추구하는 <쌍방포차>통속이란 의미 안에 있는 수직적인 어떠한 시선에 한 마디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대중적인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지. 그런데도 대중들을 누르는 그 어떤 시선들은 그것을 가르켜 저속하다고 함부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우리는 모두 존재를 긍정 받아야 할 소중한 것이라고. 쌍방간에 갑!

 


홍난지(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홍난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만화가 좋아서 만화를 연구하다 박사가 되었고, 진짜 만화박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웹툰에 대한 여러 학술 논문을 저술했으며, 상당기간동안 병맛만화, 개그웹툰, 일상툰의 재미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는 다양한 관점으로 웹툰을 바라보고 비평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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