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의 고충. 플랫폼의 첫미팅 간보기
by 잠뿌리
2017-12-13 10: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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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작가의 고충. 플랫폼의 첫미팅 간보기

 201712. 벌써 초순에 들어가 올해도 이제 약 20여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한국 웹툰계는 소란스럽다. 

 자고 일어나면 사건 사고가 터지는 게 여전하고, 12월인 지금도 모 웹툰 플랫폼발 이슈로 떠들썩하다.

 웹툰 업계의 불공정한 관행과 사례로 인해 웹툰 작가들이 피해를 본 것이 메인 테마가 되어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 이야기 중에서 상당 수의 작가들이 겪은 고충 중 하나가 바로 웹툰 플랫폼의 첫미팅 때 간보기를 당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플랫폼이 작가와 미팅을 주선하고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계약 이야기를 꺼내는 게 아니라 작가의 작품을 품평하는 것부터 시작해, 심지어 작가의 작품이 재미없다 뭐다 대놓고 말을 하는가 하면, 어느 어느 부분을 고쳐 와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간보기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장르 소설을 한창 쓰던 시절, 온갖 영세 출판사를 돌아다니면서 그런 간보기를 많이 당해 왔는데 그게 웹툰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거다.


 플랫폼(출판사)이 작가와 만나자고 했을 때는 보통, 계약을 전제로 하는 게 맞다. 플랫폼 사무실이 무슨 작가 집 근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시간이 적지 않을 텐데. 멀리까지 찾아가 기껏 작품 평가와 간보기를 당하고 아무런 소득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오면 그게 되겠나.

 작품에 아쉬운 부분이 있고 그것을 고치면 계약하고 싶다! 라고 한다면 미팅을 잡기 전에 미리 고지를 해야 한다.

 계약 이야기도 아니고, 단순히 작가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식으로 시작해 작가 작품 까고 트집 잡으면서 난 그래도 괜찮게 봤다며 희망고문시키는 것은 최악 중의 최악의 간보기다.

 작가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무례한 행동이다.


 그런데 왜 플랫폼이 그렇게 매너 없는 행동을 하냐면, 작품의 가치를 떨어트려 작가와의 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그런 것이다.

 그런 사례를 겪은 작가들이 플랫폼이 내 작품을 계약할 생각이 없나보다. 하고 포기하고 돌아섰을 때, 플랫폼이 계약 이야기를 뒤늦게 꺼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 사실이 방증한다.


 이것은 사실 플랫폼의 경험 부족에서 찾아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플랫폼이 작가와 계약해 일해 본 경험이 부족하니 작가 불러 놓고 해서는 될 말과 안 될 말을 가리지 못한 것이 일차적인 문제다.

 계약을 하려고 작가를 불렀는데 작가의 작품이 재미없다고 눈앞에서 말하는 건 모순적인 일이고, 해서는 안 되는 말에 속한다.

 이차적인 문제는 작가와 플랫폼이 계약하고 연재하는 동안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로서 동등한 존재란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플랫폼이 무조건 갑이라는 우위를 점하려는 마음에 기선 제압을 하려고 해서 그렇다.


 작가는 계약을 하면 함께 일을 해야 할 동반자지, 무조건 아랫사람으로 보고 깔아볼 존재가 아니다. 상하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란 소리다.

플랫폼으로서 어떤 작품에 관심이 있고, 계약을 하고 싶어서 작가와 미팅을 잡는 것이라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매너를 지켜야 할 것이다.

 

잠뿌리
http://jampuri.egloos.com/ <- 변방의 작은 블로그인 이글루를 10년넘게 운영.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전반에 걸쳐 밥먹듯이 리뷰를 하는 헤비 리뷰어 겸 경력 15년차 장르 소설가 (최근 장르 소설 연재작 적인왕) 게임/소설/만화 시나리오, 원고, 필사, 교정, 칼럼 등등 외주 일거리 환영! [jampu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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