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만화의 정의와 웹툰의 특징
by 박인하   ( 2018-01-25 09:55:19 )
2018-01-25 09: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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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만화의 바다로 나가기 위한 웹툰 작가되기 안내서

Atlas Of Everything About Webtoon Career Path 


2. 만화의 정의와 웹툰의 특징

2. 만화정의와 웹툰의 특징


“너 이름이 뭐니.” 사람들은 왜 이름을 물어볼까. 이름을 물어보는 건 너를 구체적인 대상으로 기억하겠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면 먼저 이름을 붙인다. 그렇게 이름붙은 무언가가 의미가 있으면 그 이름은 계속 불려지고, 무언가가 아무 것도 아니라면 이름도 함께 사라진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웹툰(webtoon)도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새로운 만화를 부르는 이름이다.

만화(漫畵)라는 한자어는 제대로된 그림이 아니라 손 가는대로 그린 그림이란 뜻이다. 영어권에서 19-20세기 등장한 근대만화를 Comics, Funnies라고 불렀다. 근대만화는 대개 우스꽝스러운 주인공이 나오는 웃기는 만화였으니까 그냥 웃기는 것이라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음에 어떻게 될까’라는 의미를 담아 ‘다음엇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스페인은 ‘작은 이야기’라는 의미의 ‘히스토리에토스(historietas)’. 이탈리아는 말풍선을 뜻하는 ‘연기 덩어리’라는 뜻의 ‘후메티(fumetti)’라고 부른다. 포루투갈은 ‘작은 상자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콰르리뇨스 (quadrinhos)’라고 부른다. 어느나라에도 만화라는 용어가 만화라는 매체의 의미를, 개념을 제대로 담지는 못 한다. 프랑스는 ‘연속된 그림’이라는 뜻의 방드 데시네(bandes dessinées)로 만화의 이름 중 가장 특징을 제대로 담았다. 만화를 웃기는 것(comics)라 부르는 것이 싫었던 윌 아이스너(Will Eisner)는 자신의 만화를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로 불렀다. 그림소설이라고 부르면 웃기는 것을 넘어서기는 하지만 소설을 뜻하는 ‘노블(Novel)’은 새롭다(New)는 뜻에 불과하다. 

그나마 새롭게 등장한 용어인 웹툰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이니 매체의 특징을 제대로 담고 있다. 그런데 궁금하다. 만화라는 이름이 있는데 왜 웹툰이라는 이름을 새로 만들었을까? 디지털 만화, 인터넷 만화 같은 다른 이름도 있는데 왜 웹툰이라는 이름만 사람들에게 계속 사용되는 걸까? 


만화의 정의

만화, 웹툰, 디지털 만화, 인터넷 만화, 전자책, e-book까지 뭔가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차이점을 알아보자. 만화, 웹툰, 디지털 만화, 인터넷 만화, 전자책, e-book 중에서 같은 의미를 묶어보면, 만화, 웹툰, 디지털 만화, 인터넷 만화가 묶인다. 모두 ‘만화’를 창작, 제작, 유통, 소비하는 과정에서 각각 조금씩 범위가 다르다. 전자책과 e-book은 종이가 아닌 디지털 형태로 읽을 수 있는 책을 의미하는 같은 말이다.

  

2. 만화의 정의와 웹툰의 특징

[그림]  만화, 인터넷 만화, 디지털 만화, 웹툰, 전자책

만화는 인터넷 만화, 웹툰, 디지털 만화를 포괄한다. 만화는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는 책으로, 최근에는 디지털 파일로 유통되었다. 그러나 책과 디지털 파일이 전부가 아니다. 신문의 한 쪽에 실려있기도 하고, 전단지 한 장이 만화로 되어있기도 하다. 18-19세기 유럽에서는 만화로 포스터를 만들어 판매했다. 중고등학교 만화 동아리에서 회원모집 안내장을 만화로 만들수도 있다. 껌 종이에 만화를 인쇄해 유통한 경우도 있고, 껌 사이즈의 책자를 만들어 함께 넣어주기도 했다. 최종 형태가 달라도 모두 만화라 부른다. 만화는 그래서 하나의 형식이다.

 

2. 만화의 정의와 웹툰의 특징

근대만화를 연구한 데이비드 쿤즐(David Kunzle)은 에서 1.분절된 이미지들의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a sequence of separate images) 2.글보다 그림의 분량이 더 많아야 한다.(a preponderance of image over text) 3.만화가 수록된 매체는 재생산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a mass medium) 4.연속된 이미지들은 도덕적이며 시사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 (a story which is both moral and topical)를 만화의 4가지 조건으로 꼽았다.  

윌 아이스너(Will Eisner)는 만화를 “연속예술(sequential art)”이라 불렀고 , 스콧 맥클라우드(Scott McCloud) 연속예술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정보를 전달하거나 미학적 반응을 일으키기 위하여, 의도된 순서로 병렬된 그림 및 기타 형상들(Juxtaposed pictorial and other images in deliberate sequence, intended to convey information and/or produce an aesthetic response in the viewer.)” 로 정의를 보다 명확하게 한다. 

세 명의 정의에서 공통된 특징은 분절된 이미지가 연속되어 이야기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이를 좀 더 가다듬어 보자. 분절된 이미지가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특정한 순서대로 읽도록 연출되어야 한다. (예술만화 중에서 칸의 독해 순서가 여러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조차 작가의 의도이며, 독자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특정한 순서대로 읽게 된다.) 만화는 주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심지어 이야기가 배제된 채 정서(분위기)만을 전달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한 칸 만화의 경우 그림 한 컷으로 내부에서 여러 시각 요소를 활용해 작가의 의도대로 읽도록 배치된다. 만화는 “특정한 순서대로 읽도록 배치된 한 장 이상 그림들로 이야기, 정보, 정서를 전달하는 매체”다. 


이름의 뜻이 정의가 아니다

웹툰은 web+cartoon이다. 그래서 가장 간단하게 정의하면 “웹을 통해 유통․소비되는 만화” 다.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의 멀티미디어 효과를 동원하여 제작된 인터넷 만화” 라는 정의도 있다. 공교롭게 모두 <2014 만화산업백서>에 나온 웹툰에 대한 서술이다. 이렇듯 정의가 다른 까닭은 “웹을 통해 유통/소비되는 만화”는 생태계의 측면에서 바라본 정의이고, “멀티미디어 효과를 동원하여 제작된 인터넷 만화”는 제작의 측면에서 바라본 정의다. 임채진은 <디지털 혁명기 한국 만화의 변화 과정에 관한 연구>에서 “‘웹에 게재할 목적으로 웹의 속성에 맞게 창작된 만화’로 등장했던 웹툰이라는 용어는 이 <순정만화>의 등장부터 비로소 형식 매체명으로 정착” 되었다고 밝혔다. 2014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된 ‘올 웹툰전’의 연구서인 <웹툰 10년사> 에도 1999-2002년을 ‘웹툰 이전의 웹툰’으로, 2003-2005년을 ‘포털 사이트의 히든 콘텐츠가 된 웹툰’으로 구분하며 2003년 강풀 <순정만화>를 웹툰의 구분점으로 삼고 있다. 

웹툰의 시작을 강풀의 <순정만화>(2003)로 볼 경우에는 ①포털 사이트에 별대 서비스로 연재 ②세로 스크롤의 정착이라는 2가지 특징이 강조된다. 이렇게 되면 1999-2002년 사이 웹툰을 통해 공유되던 웹툰들이 역사에서 사라진다. 웹툰의 주요 특징인 일상성(공감성), 공유성(네트워크성), 상호작용성의 특징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애매해 진다. 

1998년 권윤주는 스노우캣(www.snowcat.co.kr)에 ‘다이어리 만화’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일상을 몇 개의 컷에 담아낸다. 1999년 11월 8일 «조선일보»의 온라인 서비스 디지털 조선일보가 만화전문웹진 만화조선을 오픈하며 박광수의 <광수생각>을 디지털화한다. 이미지 파일로 제작된 <광수생각>은 게시판, 이메일을 통해 급속히 공유되며 인기 콘텐츠가 된다. 2000년 심승현은 다음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파페포포 메모리즈>, 2001년 1월 1일부터는 «일간스포츠»에 양영순 <아색기가>가, 2001년 11월 1일 정철연의 <마린블루스>가 킴스라이센싱 홈페이지에 연재된다. 이미지 파일로 서비스된 <광수생각>, <파페포포메모리즈>, <아색기가>, <마린블루스>는 게시판, 이메일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었다. 이들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거나, 가벼운 우스개 만화였고, 모두 디지털로 서비스되었고, 개인 홈페이지, 커뮤니티, 신문사 사이트 등에 연재되어 편하게 접근이 가능했으며, 길지 않아 간단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때마침 디지털 인프라가 꾸준히 보급되며 인터넷 속도가 향상되었고, 당시 인터넷 사용자들은 부담 없이 위의 만화들을 주고, 받았다.” . 인터넷 사용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한 만화를 배포했다. 출판만화라면 매체에서 담당했을 제작, 유통의 과정을 사용자들의 참여로 해결했다. 웹(web)을 통해 제작되어, 유통되고, 감상하는 만화(cartoon)인 웹툰(web+toon)이 시작된 것이다. 

웹툰 모형은 ‘그림 : 웹툰과 매체 모형’에서 보듯 기존 매체와 다르다. 기존 매체는 편집자의 역량을 기반으로 정리된 콘텐츠를 독자(유저)들에게 유통하고 웹툰은 네트워크상에서 콘텐츠와 독자가 일대일로 만난다. <광수생각>, <스노우캣>, <파페포포메모리즈>, <아색기가> 등에서  동일하게 작동되고, 도전만화가 코너 등을 통해 발굴된 작품이 연재 게시판으로 옮겨가는 네이버 웹툰 등의 시스템도 동일하다. 


 2. 만화의 정의와 웹툰의 특징

[그림]  웹툰 모형(좌)과 매체 모형(우)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가 웹툰을 서비스하기 전 초기 웹툰은 자연스럽게 작가/작품과 독자를 일대일로 연결했다. 게시판이나 홈페이지, 까페 등에서 만난 작가/웹툰은 잡지나 책으로 만난 만화와 달랐다. 웹툰은 태생부터 웹의 정체성 속에서 탄생했다. 작가들이 홈페이지에 연재한 자기고백적 서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웹툰을 더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게 했다.(작가/작품과 일대일로 직결된다고 받아들였다.) 매체의 중계 없이 바로 연결되는 웹툰은 독자들이 공유를 통해 새로운 연결로 확산되었다. 

네이버와 다음은 웹툰을 서비스하며 UGC(User Generated Contents) 게시판을 통해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특별한 제한 없이 웹툰을 올리는 ‘도전 만화’, 도전만화 중에서 조회수, 별점, 댓글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해 우수만화가 올라오는 ‘베스트 도전’ 그리고 ‘베스트도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정식연재’로 연결된다.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보고 싶은 웹툰을 소비했고, 독자들이 만든 트래픽은 포털 사이트의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되었다. 탄생부터 인터넷 환경에 맞춰 시작된 웹툰은 인터넷의 성격에 맞게 발전해 나갔다. 이같은 과정에서 웹툰은 만화와 다른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갖게 된다. 

①(기존)만화에서 볼 수 없었던 작가가 작품에 등장하는 자기고백적 서사를 담아냈다. ②매체의 담당자(기자)가 편집, 유통하고 독자들은 소비하지 않고, 독자들이 스스로 작품을 연결(유통)했다. ③편집자나 매체의 개입 없이 웹툰을 본 독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 작가와 상호작용했다. 이들 특징은 이후 자연스럽게 웹툰의 주요 특징인 일상성, 공유성, 상호작용성으로 자리 잡았다.  


출판만화의 디지털화가 웹툰이 아니다

출판 만화(인쇄 만화)가 디지털화된 것이 디지털 만화이고, 이를 인터넷으로 유통하면 인터넷 만화(온라인 만화)가 되고, 포털 사이트에 서비스되면서부터 웹툰이 되었다고 주장도 있다.  즉, 만화가 우리나라 디지털 환경에서 적응해 등장한 매체라는 설명이다. 틀린 설명이다. 웹툰은 출판만화의 디지털화가 아니다.

디지털 만화는 디지털화되어 유통, 소비되는 만화다. 창작의 단계에서는 아날로그 형태로 진행되어도, 디지털로 제작되어 유통되면 디지털 만화다. 종이에 그린 만화를 디지털화해 저장매체인 DVD 등에 넣어 유통하면 디지털 만화다. 인터넷 만화는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유통, 소비되는 만화인데 특정 플랫폼이 아니라 게시판 등을 통해 게시, 유통되면 인터넷 만화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만화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등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가볍게 제작, 유통되는 만화를 인터넷 만화라 부른다. 

출판만화는 대개 페이지 기반 만화다. 고정된 페이지에 칸 연출을 통해 독자의 시선을 유도한다.  페이지 기반 만화를 아날로그나 디지털로 만화가가 창작해 이를 파일 형태로 디지털화한 후 PDF나 E-PUB같은 전자책 기준에 맞게 제작해 전자책 사이트를 통해 유통하면 이를 전자책(e-Book)으로 구분한다. 네이버북스, 리디북스, 교보문고 등에서 서비스되는 만화는 대개 전자책 범주에 포함된다. 일본은 2016년 이후 디지털 만화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보통 ‘전자도서(e-book)’이라 부른다. 이 시장에는 페이지 기반 만화의 디지털화를 통한 전자책과 스크롤 형식으로 제작된 웹툰을 모두 포괄한다. 

 

2. 만화의 정의와 웹툰의 특징

[그림]  만화의 제작, 유통단계에 따른 구분

만화는 포괄적으로  “특정한 순서대로 읽도록 배치된 한 장 이상 그림들로 이야기, 정보, 정서를 전달하는 매체”다. 웹툰은 일상성(공감성), 공유성(네트워크성), 상호작용성을 특징으로 하며 작가/작품과 독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공유되는 매체다. 디지털 만화는 디지털화해 유통하는 만화를 뜻한다. 전자책은 페이지 기반 만화를 특정 포맷으로 디지털화해 전자책 사이트를 통해 판매, 유통하는 만화다. (박인하)


박인하
만화평론가, 기획자, 스토리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만화평론으로 당선되며 만화평론가로 활동했다.
90년대 sicaf 큐레이터, 기획팀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청강만화역사박물관, bicof, 2003 2013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한국만화특별전 및 광저우만화페스티벌,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등의 행사에도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신문, 잡지,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 만화평론을 기고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사)한국만화가협회 등과 함께 만화와 관련된 연구를 시행했다. 주요저서로 『만화를 위한 책』, 『누가 캔디를 모함했나』, 『골방에서 만난 천국』, 『펜끝기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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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하 칼럼] 넓은 만화의 바다로 나가기 위한 웹툰 작가되기 안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