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생태계
by 박인하
2017-12-14 09: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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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만화의 바다로 나가기 위한 웹툰 작가되기 안내서

Atlas Of Everything About Webtoon Career Path 


1. 출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생태계

 

1. 출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생태계

 생태계(ecosystem)라는 용어를 규정한 영국의 생태학자 A. 탠슬리(Arthur George Tansley)는 생태계를 “특정 공간에 살아있는 것과 살아있지 않은 것 사이의 관계와 상호작용”으로 정의한다.1  특정 공간에서 벌어지는 관계와 상호작용을 다른 말로 바꾸면 “생태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연결망을 이해하는 것”2 이 된다.


 이를 만화에 대입시켜 보자. 특정 공간은 만화를 창작하고 제작해 유통하고 소비하는 공간이다. 생물의 생태계처럼 구체적인 공간은 아니어도 창작-제작-유통-소비라는 생태계의 사슬의 작동하는 공간이 존재한다. 웹툰이 소비되는 공간과 출판만화가 소비되는 공간이 다르다. 웹툰도 플랫폼마다 차이가 있다. 살아있는 것과 살아있지 않은 것은 만화 내부 주체와 만화 외부 요인으로 바꾸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만화 내부 주체란 만화가, 편집자, 유통사, 독자처럼 구체적으로 만화 생태계에 개입하는 존재다. (사람일 수도 있고, 회사일 수도 있다.) 외부 요인이란 이들 내부 주체를 제외하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1990년대 중반 식을 줄 몰랐던 출판만화의 인기가 1990년대 후반 들어 시들해졌던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 이후 등장한 인터넷 게임의 유행이다. 만화의 주력 독자였던 청소년층은 한정된 용돈으로 만화잡지나 만화책을 사지 않고, 인터넷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을 찾았다. 만화 소비가 위축되고, 만화잡지나 만화책의 판매가 줄어드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정보의 공유를 통한 전파 속도가 빨라진 최근에는 외부 요인이 더 수월하게 만화 생태계에 개입한다. 사회이슈가 작가와 작품으로 향하기도 한다. 레진의 지각비 이슈처럼 플랫폼의 잘못된 정책이 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웹툰 생태계에서도 웹툰과 웹툰 외부 요인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전체 생태계가 유지된다.


 생태계의 연결망을 이해하는 건 왜 중요한가? 

 생태계가 비교적 단순하던 출판만화 중심 시장과 달리 현재 웹툰 시장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다. 웹툰 작가로 꾸준히 활동하기 위해서 내가 활동할 생태계의 구성을 이해한다면 훨씬 폭 넓은 전망을 갖을 수 있게 된다. 창작자로 활동한다면 창작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개인 창작자로 활동할 것인가, 아니면 팀 창작에 참여해 내가 잘 하는 분야를 담당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 유통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리고 싶은 웹툰은 어느 유통 플랫폼에 어울릴까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럼, 2017년 12월 현재 웹툰 생태계를 살펴보자. 웹툰 생태계는 크게 창작, 제작, 유통, 창작, 소비로 구성된다.


1. 출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생태계

[그림] 웹툰 생태계의 구조



 전통적인 출판만화는 창작과 제작 단계가 분리되지만, 디지털로 제작, 유통되는 웹툰은 창작과 제작 단계가 통합되어있다. 출판만화의 경우 원고를 완성하는 것에서 창작 단계가 끝난 후 이 원고를 편집하고 인쇄소에서 인쇄, 제본해 책을 만든다. 반면 웹툰은 작가가 원고를 만들고 편집 작업까지 진행한다. 제작 단계는 유통 단계와도 일부 공유된다. 작가가 완성한 원고를 유통 단계에서 검수하는 작업을 거친다.


 창작(제작) 단계는 개인 작업이거나 팀 작업으로 나뉜다. 1990년대 출판만화가 화실 기반의 팀 작업이었다면, 웹툰은 개인 작업으로 시작되었다. 2000년대 초반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기반의 웹툰 플랫폼에서 데뷔한 작가들은 혼자 작업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의 완성도를 유지했다. 웹툰이 시작되며 등장한 생활툰(일상툰)은 개인의 이야기를 가벼운 작화로 그려 독자들과 공감대를 갖는 장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웹툰 생태계가 확대되고, 스케치업 같은 3D 저작 프로그램의 도입도 늘어나면서 작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작업분량을 넘어서는 작품들도 많아졌다. 배경 작업, 컬러링 등 스태프와 협업이 늘어났다. 2014년 이후 유료 웹툰 플랫폼이 늘어나며 작품 당 기대수익도 확대되었다. 생산성을 높이고, 작화의 밀도를 끌어올려 다른 작품과 차별화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전부 개인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고, 자연스럽게 스튜디오 형태의 회사가 등장했다.


 이처럼 창작 단계만 보더라도 이후 (1)전체 작업을 온전히 통제하는 개인 창작 (2)배경이나 컬러링 등 스태프의 협업을 통해 완성하는 개인 창작(협업을 하더라도 전체 작업의 과정은 작가 개인이 완전히 통제한다) (3)스토리 작가의 조력을 받는 개인 창작 (4)스튜디오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팀 작업으로 나눌 수 있다. 스튜디오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팀 작업의 경우 스토리 작가, 얼개그림(콘티) 작가, 작화(스케치와 잉킹) 작가, 컬러링 작가, 배경 작가 등으로 다시 분화된다.


 웹툰 생태계의 유통 단계는 크게 (1)포털 플랫폼 (2)독립 플랫폼 (3)개별 서비스 기반 웹툰 플랫폼 (4)소셜 미디어로 나누었다. (1)포털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웹툰 플랫폼은 네이버와 다음 웹툰이다. (2)독립 플랫폼은 출판사나 게임사와 같은 모기업이 있는 플랫폼이 아닌 오직 웹툰만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레진, 탑툰, 투믹스, 봄툰, 피너툰, 배틀코믹스 등이 있다. (3)개별 서비스 기반 웹툰 플랫폼은 게임이나 출판 및 언론, 통신사와 같은 모기업을 기반으로 한다. 코미코는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서비스이고, NC코믹스는 NC소프트의 웹툰 서비스다. 케이툰은 KT의 웹툰 서비스이고,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톡의 웹툰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플랫폼으로 보기에는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카카오에서 모바일 기반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시작한 서비스로 개편을 통해 만화와 웹툰, 웹소설에 주력하고 있다. 일반 웹툰 서비스처럼 요일별 연재도 돌아가지만, 전자책(e-book)서비스처럼 회차별, 권별 서비스도 시행한다. 미스터블루와 북큐브는 전자책 기반 만화 서비스인데, 웹툰도 동시에 서비스한다. 이밖에 서울문화사에서는 남성향 웹툰 플랫폼인 빅툰과 여성향 웹툰 플랫폼 마녀코믹스를 서비스하고 있고, 신문사 사이트에서도 웹툰을 서비스하기도 한다. 웹툰 유통에 있어 가장 많은 회사가 참여하는 플랫폼이 ‘(3)개별 서비스 기반 웹툰 플랫폼’이다. 마지막으로 (4)소셜 미디어는 웹툰 전용 플랫폼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웹툰을 유통하는 방식이다. 2017년 오늘의 우리만화로 선정된 웹툰 ‘며느라기’가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에 연재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노트(https://note.mu/)’라는 소셜 미디어에 ‘만화’를 연재하는 카테고리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미시적으로 조정되는 유통 플랫폼


 한국만화역사를 보면 대략 10년 단위로 생태계(혹은 시장)가 움직였다. 만화가가 되고 싶거나, 만화가가 되고 싶거나 편집자가 되고 싶어도 새로운 시장을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웹툰 생태계는 복잡한데다가 변화도 빠르다. 


 19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함께 만화가 게시판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가볍게 공유되는 만화가 등장했다. 이후 2002년 포털 사이트 야후에서 만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3년은 다음이, 2004년에는 네이버가 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3년 10월 24일 강풀의 <순정만화>가 다음에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후발 주지인 네이버는 주간연재와 도전만화코너 등을 도입하며 사용자가 웹툰을 발굴해 양성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그림]웹툰시장의 역사’에서 보듯 서서히 성장하던 웹툰 서비스는  2009년 11월 28일 아이폰 한국 출시 이후 마트폰 보급 확대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급격한 생태계 변화를 마주한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며 웹툰은 비어있는 시간에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인 스낵컬쳐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웹툰 서비스의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포털의 트래픽을 확대하는 서비스로 기능하던 네이버 웹툰과 다음 웹툰은 독자적인 전략을 도입했다. 2012년 4월 25일 다음은 영화로 제작된 원작 웹툰을 중심으로 완결작 유료 서비스를 도입해 성공적인 성과를 냈고, 2013년 3월 네이버는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도입해 광고와 미리보기 등의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했다. 웹툰에 대한 주목이 점차 확대되며 2013년부터 다양한 웹툰 플랫폼들이 등장했다. 2013년 4월 카카오페이지(초기에는 모바일 콘텐츠 전체를 판매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2014년 이후 만화와 장르소설 중심으로 개편했다), 6월 레진 코믹스, 7월 KT올레마켓웹툰(현 케이툰), 10월 코미코(일본에서 먼저 오픈)가 서비스를 실시했고, 2014년 1월 탑툰, 7월 라인 웹툰, 10월 코미코 한국, 2015년 4월에는 코믹GT와 짬툰(현 투믹스), 7월 봄툰, 코믹큐브, 피너툰 등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1. 출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생태계

[그림] 웹툰시장의 역사

 



 2012년까지 네이버, 다음의 양강구도로 구성된 웹툰 시장이 2013년 이후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유통 채널이 급속히 확대되며 소비도 함께 확대되었다. 2014-2016년에는 플랫폼이 늘어난만큼 작가에 대한 초과 수요가 생겼다. 새롭게 문을 연 플랫폼들은 적극적으로 신인을 발굴했다. 2017년이 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갖춘 플랫폼만 살아남게 되면서 작가 초과수요가 급격히 사라지고 플랫폼의 전략에 맞는 작품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런 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2012년, 2013년, 2014-2015년, 2016년, 2017년에 신작을 연재하려는 작가는 완전히 다른 출발선에 서게 된다. 예를 들어 2013-2014년 오픈 초창기 레진 코믹스는 네이버 베스트도전만화에서 장기간 연재 중인 팬덤이 강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반면 2016년 이후 레진 코믹스는 BL, 백합과 같은 여성향 웹툰의 비중을 높였다. 2014년 탑툰은 남성향 19금 성애만화를 유치했다면, 2016-2017년 상장을 추진하던 탑툰은 전연령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현재 웹툰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고 움직이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건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작가가 된 이후 내 커리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생태계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면 내가 갖추어야 할 능력도 이해할 수 있고, 나와는 맞지 않는 플랫폼과 만나는 참사를 피할 수도 있다. 




1  이재준 <디지털 생태계의 미학>, 홍익대 대학원 박사, 2008, p57

2  김용정/김동과 옮김, 프리초프 카프라 <생명의 그늘>, 범양사, 1998, p57


박인하
만화평론가, 기획자, 스토리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만화평론으로 당선되며 만화평론가로 활동했다.
90년대 sicaf 큐레이터, 기획팀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청강만화역사박물관, bicof, 2003 2013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한국만화특별전 및 광저우만화페스티벌,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등의 행사에도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신문, 잡지,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 만화평론을 기고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사)한국만화가협회 등과 함께 만화와 관련된 연구를 시행했다. 주요저서로 『만화를 위한 책』, 『누가 캔디를 모함했나』, 『골방에서 만난 천국』, 『펜끝기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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