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피플 인터뷰
국내대표 웹툰 에이전시 『재담미디어』 프로듀서(Producer) - 김형남 이사 [1/2]
by 툰가1호
2015-11-13 11:41:31

웹툰피플(WEBTOON PEOPLE)

 

- 웹툰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1

 

국내 대표 웹툰 에이전시 『재담미디어』 프로듀서(Producer)

'김형남 이사'

[1/2]

 

 

재담미디어_김형남이사님_1.jpg

 

 

Q. 성함과 이력은 오며가며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

A. 전문 만화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만화 제작 및 에이전시 전문업체인 재담미디어 기획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재담미디어는 직원 10명의 웹툰 제작/에이전시입니다. 현재 약 60여 작품을 에이전싱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작은 중소기업이며 정신없이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회사입니다.  

 

Q. 언제부터 만화를 좋아하시게 되었으며, 왜 좋아하시게 되었는지?

A. 만화와의 인연은 왜? 라는 질문이 어색할 만큼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게돈’을 보기 위해서 ‘아이큐점프’의 발행일을 기다렸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아마게돈>의 여주인공 '헤라'를 보고 두근 거렸던 사춘기 소년이었죠.  그러다 만화방 아저씨와 친해지게 되고 신세계를 만나게 되었었죠.  그리고 고등학생 시절 주간만화나 매주만화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대학 합격소식을 들었던 날 밤에 들뜬 마음에 동네 만화방에서 밤을 지샜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Q. 어떻게 만화 쪽 일을 시작 하시게 되셨는지?

A. 1996년 대학교 4학년 때 신문에서 우연히 발견한 '도서출판 대원'의 입사공고를 보고, 막연히 재밌어 보인다는 이유로 원서를 냈는데 운좋게 합격한거죠. 그게 계기였습니다. 그 뒤로 '학산문화사'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까지 15년간 만화편집자로서 일을 해왔습니다. 

 

Q. 재담미디어에는 언제부터 근무하셨으며,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는지?

A. 2013년 5년간의 게임회사 경험을 뒤로 하고 만화 전문 제작사인 『코멘트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일을 해왔는데, 예전부터 알고 지내 왔던 재담미디어 황남용 대표의 권유로 큰 틀에서의 비전을 공유하고 지난 7월 회사 합병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제가 알기로는 황대표님은 서울문화사 편집장 출신이시고 이사님은 그 당시 라이벌사 학산문화사 편집장 출신이십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구돈데요. 실제론 어떠신지요?

A. 라이벌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진 않습니다.(웃음)  

굳이 표현하자면 만화출판사라는 올드미디어에서 벗어나 웹툰이라는 뉴미디어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같이 고군분투하는 동지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Q. 주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A. 업무는 기본적으로 만화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Q. 오~~오~~(웃음)

A. 플랫폼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보다. 플랫폼을 향해가는 도전 작품들을 훨씬 많이 보게 되긴 하지요.  만화보는게 업무니까 처음에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했었습니다. 수습사원 시절부터 양복입고 만화보는게 일이었으니까요.  2009년에 게임회사에 취직했을 때는 '명색이 게임회사 직원인데 WOW정도 해야되지 않겠어?' 라는 대표의 권유에 업무시간에 짬짬이 WOW에 심취하기도 했었습니다. ^^  현재 재담미디어에서 주된 업무는 웹툰 프로듀싱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Q. 웹툰 프로듀싱이나 에이전시관련 전문가는 생소한데요 어떻게 양성하나요?

A. 관련 학과나 전문 양성기관은 없습니다.  그래서 인력이 희귀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화를 좋아하고, 작가와 작품을 기획하고 프로듀싱 하기 위해서는 만화의 본질인 이야기의 완성을 위해, 논리적인 측면에서 이야기의 구조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글과 대화를 통해 만화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이 주로 하는 일입니다.  인력 양성은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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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만화가들이 보낸 축하와 격려의 메세지로 가득찬 재담미디어의 입구,

 

 

Q. 게임회사 5년은 의외의 경력이네요. 5년간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15년동안 근무하고 났더니,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도 있었지만, 출판이라는 분야의 한계와 내 자신에 대한 매너리즘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책을 좋아하는데,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에 보면 이슬람 세력의 한복판에서 십자군의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던 '요새(Fortress)'들이 많이 나옵니다.  회사를 옮길 시점에 제가 근무하는 환경이 마치 그 중세시대의 '요새'와 같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는 공고하나 그만큼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속에서 전문가인양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많이 갑갑해 했했었던 것 같습니다.  우물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었구요.

 

 마침 옮기게 된 회사의 대표님도 만화 기반의 MMORPG와 만화 쪽 비즈니스를 준비중이셔서 그 쪽 Main 담당으로 합류해서 5년동안 열심히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기간동안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웹툰 프로듀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김진태작가의 <영웅열공전>, 2013년 <동네변호사 조들호>,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 우승작 <오마이갓>등을 작업하면서 본격적인 웹툰 프로듀싱의 본격적으로 길을 시작했습니다.

 

Q. 명함에 있는 직함이 프로듀서(Producer)입니다. 본인이 생각하시는 만화 프로듀싱의 프로세스는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A. 먼저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이해 하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작가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객관화시켜 함께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작업이 끝나고 나면 캐릭터 설정, 작품 전체의 구성 작업, 세부적인 콘티 작업까지의 과정을 함께 합니다. 

 

Q. 프로듀서는 이런 프로세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A. 게임회사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편집자(Editor)라는 이름보다는 프로듀서(Producer)가 더 웹툰제작에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프로듀서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웹툰쪽에서는 제가 제일 먼저 PD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프로듀서는 기획부터 시작해서 컨텐츠의 제작, 판매 전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인데, 만화에서 프로듀서의 역할은 다른 매체와는 약간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작업에서의 중심은 기본적으로 작가에게 있습니다. 이 때 프로듀서의 역할은 작가의 창작작업 전반에서 믿음직한 잔소리꾼이 되는 것 이라 생각합니다.  이야기 기획 과정에서 공유했던 방향성이 틀어지지는 않는지, 작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에 매몰되어 객관성을 잃거나 하지는 않는지 꾸준히 관찰하고 조언을 하는 게 프로듀서의 역할입니다.  

 

Q. 일본 같은 경우에는 편집 체계가 아주 시스템적이고 많은 사람이 참여합니다. 웹툰의 제작 및 프로듀싱 구조는 어떤가요?

A. 일본의 경우는 매우 디테일한 형태로 편집자 중심의 제작이 이루어집니다. 한 작품에 5-6명의 편집인이 붙는 구조죠.  작품에 따라서 편집자가 5~6명이 붙어있고 매주 편집자와 작가들이 브레인스토밍과 회의를 통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집단지성을 활용합니다.  이런 집단 지성이 엄청난 변화를 끌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래곤볼에서 담당편집자가 제시한 천하제일무도회라는 이벤트로 이야기가 급변하는 것 처럼 말이죠.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과 달리 1인 작업이 많습니다.  프로듀싱을 할 때나 조언할 때 프로듀서와 작가의 1:1 맨투맨 형식의 작업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은 자본의 규모때문에 생기는 차이입니다.  게임의 Main PD, PM 등과 같은 조직 구조도 게임 산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능한 제작 구조입니다.  웹툰 산업도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프로듀싱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는 1명의 프로듀서가 5~6개의 작품을 프로듀싱하는 구조지만, 언젠가는 5~6명의 프로듀서가 1개 작품을 프로듀싱하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예전 출판 편집장으로 일하시는 것과 프로듀서(Producer)로 지금 일하시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어떤 점인지?

A. 출판쪽에서는 편집자가 실패해도 그 플랫폼인 잡지가 망하진 않습니다.  잡지라는 공고한 플랫폼의 편집자라는 입장과 비교하여 재담미디어라는 제작사의 입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기획부터 시작하여 웹툰 플랫폼에 런칭하는 것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지는 형태기 때문에 그 책임의 무게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좀 더 절실하고 밀도가 높습니다.  그 웹툰의 실패는 재담미디어의 실패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Q. 작품과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작품 선정 이전에 결국 '어떤 작가와 일을 할 것인가' 가 가장 중요한 기준인 듯 합니다. 우선 '프로듀서로서의 제 역할을 필요로 하는가?' 를 먼저 생각하구요, 함께 작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작가인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작가와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아이의 올바른 양육을 위해서 부모간의 이견과 갈등이 생기는 것처럼, 결국 작품을 위해서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힘든 논쟁의 시간이 필요 합니다. 이 때 서로가 같은 편이라는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파트너가 되는 거죠. 음......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협업이 가능하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타일에 따라서 협업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프로듀서가 협업을 위한 최소한의 신뢰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다 써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작가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재능과 가능성도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정말 이 쪽에는 천재도 종종 있고, 작품으로서는 완전무결한 손댈 수 없는 작가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얘기를 해보면 어느 정도 알게되죠.  이런 경우에는 프로듀서로서 다가가기 보다는 에이전시로서의 접근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최근에 프로듀싱하신 대표적인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A. <코미코>에 ‘기인록’, ‘행운소년소녀’, <네이버>에 ‘동네변호사 조들호’, ‘오!주예수여’, <레진코믹스>에 ‘저승GO’, ‘신세계의 주민’ 등이 있습니다. 

 

Q. 재담으로 옮기시고 바뀌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시나요?

A. 코멘트 프로덕션을 운영하면서 부족한 인원으로 20작품 정도를 동시에 진행 했었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재담으로 옮기고 나서는 재담미디어의 시스템적인 부분이 양적인 부분을 많이 줄여준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잔 일은 줄었지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밀도 높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편해지진 않더군요.  총합하면 약간 마이너스랄까 그렇습니다. (웃음)

 

 

(2부에 계속)

 

 

툰가1호
만화 보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 사람. 제대로 된 만화포털 하나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웹툰가이드를 시작하다. 호르몬 때문에 눈물이 많아지고 있어 슬픈 40대
댓글 1
  • 모붬생
    저분 면접 때 뵌 적이 있는데,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기획하셨군요..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