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천 BL도감] #2 『텐카운트』
by 관리자
2017-09-29 10: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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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천 BL도감


#2 『텐카운트』

 



『텐카운트』, 타카라이 리히토, 현대지능개발사


 


 


 


일본에서는 연말마다 각종 인기 만화 랭킹이 발표된다. 그중 ‘이 만화가 대단해’ 랭킹은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이 만화가 대단해’ 랭킹에는 BL 부문도 있다.(‘이 BL이 위험해’) 작년 1위는 방송국을 배경으로 제작자들의 프로페셔널한 세계와 사랑을 그린 『동경심중』이었다. 국내에는 『도쿄러브』라는 제목으로 정식 발매됐다.


올해 1위는 타카라이 리히토의 『텐카운트』가 차지했다. 타카라이는 『테니스의 왕자』 등 2차 창작 활동을 주로 하다가 『세븐 데이즈』의 작화가로 상업 BL에 데뷔했다. 『텐카운트』는 『꽃만이 안다』에 이은 두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2015년은 『텐카운트』의 해였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꽤 갈리는 작품인데도 2015년 합계판매부수가 100만 부를 돌파하고, 캐릭터 상품이 쏟아지고(무려 다키마쿠라가 나왔다), 공과 수가 각각 BL 캐릭터 랭킹 상위권에 올랐다. 충분히 ‘열풍’이라 할 만하다.


 



▲ 『텐카운트』중에서. 시로타니는 이것이 덫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중증 결벽증 환자 시로타니는 쿠라모토 사장의 비서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차에서 내리던 쿠라모토 사장은 뒤에서 달려오던 트럭에 치일 뻔하지만, 마침 자전거를 타고 나란히 달리던 쿠로세가 막아줘 큰 부상을 면한다. 쿠로세는 자신에게 보답하고자 명함을 건네던 시로타니의 손을 보고 그가 중증 결벽증을 앓고 있음을 알아챈다. 마침 심리치료 내과 카운슬러였던 그는 시로타니를 치료해주겠다며 ‘폭로 반응 방해법’을 추천한다. 손쉽게 참을 수 있는 것부터 절대 할 수 없는 것까지 순서대로 10가지 문항을 쓴 뒤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시로타니는 10번째 문항을 비워둔다.


두 사람은 치료를 목적으로 만남을 지속하고, 시로타니는 어느새 쿠로세를 점점 의지하게 된다. 한편 쿠로세는 자신이 시로타니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치료 행위를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아 거리를 둔다. 시로타니는 쿠로세의 외면에 충격을 받고 회사까지 결근하며 잠적한다. 시로타니 주변의 부탁에 다시 그를 만나기 시작한 쿠로세는 시로타니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밝히며 다른 방식으로 그를 치료하려 한다.


『텐카운트』라는 제목은 쿠로세가 시로타니에게 작성하라고 시킨 10가지 목록에서 유래했다. 시로타니는 쿠로세와 함께 문고리를 만진다, 서점에서 책을 산다, 음료를 돌려 마신다 등등 10가지 문항을 차례대로 지워나간다.


 


▲ 『텐카운트』 중에서.

 


작품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쿠로세’라는 인물이다. 그는 카운슬러로서 시로타니의 결벽증을 고쳐주기 위해 차분히 노력한다. 무뚝뚝하지만, 행동은 다정하다. 늘 예의 바르고, 선을 지킬 줄 안다. 하지만 어딘가 의뭉스럽다. 보고 싶다며 병원으로 찾아온 시로타니의 손을 갑작스럽게 핥아 혼란에 빠뜨린 이후 쿠로세는 점점 과감한 행각을 벌이며 성적으로 무지에 가까운 시로타니를 조금씩 길들여 가기 시작한다. 자상하면서도 시로타니를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버리는 쿠로세의 양면성이 자칫 다정하지만 평범할 수 있었던 관계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작가의 전작 대부분이 얌전했기 때문에, 낮은 수위에 익숙한 독자에게 『텐카운트』는 상당히 파격적인 작품이다. 권말 후기에서 작가가 대놓고 SM을 언급한 걸 보면 시나리오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1권에서 시로타니가 쿠로세에게 마음을 주는 과정을 인내심 있게 그려낸 작가는 숨 죽였던 호흡을 2권의 짧고 굵은 병원 성애 장면으로 폭발시키더니 3권까지 자진모리장단으로 휘몰아쳐버린다. 타카라이 리히토의 섬세하고 미려한, 그래서 오히려 금욕적이었던 작화는 마치 금기를 깼을 때의 희열처럼 강렬한 임팩트를 전달한다.


 



▲ 『텐카운트』 중에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조교하는 쿠로세.

 


정통 BDSM물을 즐겨보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텐카운트』는 도전해볼 만하다. 초장부터 펜치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어르고 달래다 이마를 탁 쳐서 이를 뽑는 작품이기 때문. 게다가 아직 옷을 다 벗지 않았음에도 수위가 세다. 4권 이후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가 꽤 조사를 했는지 결벽증 증상이나 치료법에 대한 묘사도 제법 논리정연하다. BL의 세계에서는 섹스가 만병통치약인지라 어쨌든 나을 거지만, 시로타니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병을 치료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다.




<출처: 에이코믹스 https://www.webtoonguide.com/board/comicbooks/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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