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칼럼
바다를 지배하는 슈퍼히어로 <아쿠아맨>
by 김봉석
2017-06-14 09:55:37

아쿠아맨

<원더우먼>으로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DC<저스티스 리그>에 이어 선보일 단독 주연 슈피히어로 영화는 <아쿠아맨>이다. 배트맨과 슈퍼맨에 이어 원더우먼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데 아쿠아맨은 약간 의아했다. 인기도로만 따진다면 플래시와 그린 랜턴, 그린 애로우의 아래에 있다. 사이보그를 주연으로 내세운 것보다야 낫지만 굳이 아쿠아맨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일까.


그린 랜턴은 한 번 심하게 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선발대로 내세우기는 힘들었다. 그린 애로우는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눈 뜨고 봐주기 힘들 정도로 망작이다. 코믹스에서도 저스티스 리그에 빠지는 등 과거의 인기만큼은 아니다. 플래시가 제일 나은 선택 같지만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있고, 저스티스 리그에도 합류하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섭렵하고 있다. 그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아직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선보이지 않은 사이보그와 아쿠아맨이 유리했다.

마블의 성공 사례를 생각해보자. 아이언맨은 마블의 최고 인기 캐릭터가 아니었다. 스파이더맨도, 판타스틱 포도, 울버린도 이미 팔아버렸다. 최고 인기는 아니었지만 아이언맨은 21세기 대중의 눈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들이 있다. 백만장자에 머리도 좋고, 약간 까칠하지만 은근한 정이 있다. 약점도 고뇌도 있지만 언제나 유머 감각이 있는 남자는 매력적이다. <아이언맨>이 성공을 거둔 후에 <인크레더블 헐크><토르> 등 단독 주연 영화도 만들었지만 <아이언맨> 시리즈에 다른 캐릭터들을 끼워 넣는 것도 병행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블랙 위도우. 그렇게 캐릭터들을 엮어가면서 성공을 거두자 아예 시빌 워를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 넣었고, <토르:라그나로크>에는 헐크가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도 아이언맨이 중요한 캐릭터로 나오고.


DC도 마블의 전략을 따라 <맨 오브 스틸2><배트맨 대 슈퍼맨>으로 만들었고 <저스티스 리그>로 건너뛰려 한다. 단독 주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크로스오버를 하면서 확장되면 좋겠지만 아직 DC로서는 시기상조다. 그러니까 각 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드라마로는 비교적 잘 되고 있다. CW에서 하는 <플래시> <애로우>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슈퍼걸>은 서로 크로스오버도 하면서 꾸준하게 캐릭터를 익숙하게 해 주고 있다. 영화와 직접 연결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DC의 확장 세계관을 알리는 데에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핵심 멤버이면서도 인지도가 낮은 아쿠아맨은 영화로 만들어야 할 절실한 이유가 있다. 아쿠아맨은 바다를 지배하는 슈퍼히어로다. 해저의 아틀란티스 왕국 여왕인 어머니와 인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상에 살고 있다가 바다로 들어가 아틀란티스의 왕이 되었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돌아온다. 바다의 모든 생물들과 대화할 수 있고, 바다 속에서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내인 메라도 물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제프 존스의 <아쿠아맨>은 뉴 52! 리부트로 시작된 새로운 아쿠아맨의 이야기다. 분명히 DC의 중요 캐릭터임에도 인기도, 존재감도 없었던 아쿠아맨을 제프 존스가 맡아 훌륭하게 재창조를 해낸다. 지상과 아틀란티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속하지 못하는 아쿠아맨은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캐릭터다. DC의 영화들에 관심이 있다면 <아쿠아맨>은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

김봉석
Que Sera Sera! 2017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만화 웹진 에이코믹스 前 편집장, 익스트림무비. 나의 대중문화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전방위 글쓰기, 컬처매거진 브뤼트. 평론가라기보다 애호가. 주로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쓴다.
만화와 영화 양쪽 분야의 전문가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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