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칼럼
어벤져스에서 가장 유별나고 평범한 존재 <호크아이 Vol.1 : 인간병기>
by 김봉석
2017-06-07 09:45:37

호크아이 Vol.1 : 인간병기

맷 프랙션 글/다비드 아하,하비에르 풀리도 공 그림

슈퍼히어로 중에서 가장 평범한 존재는 누구일까? 기준이 애매할 수 있으니 좁혀 보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평범한 슈퍼히어로는 누구일까? 헐크와 토르는 초월적 존재이고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 솔져 혈청으로 힘을 얻었고, 아이언맨은 부자에 천재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다른 세계의 존재라고 보는 게 나을 것이다. 블랙 위도우는 인간이지만 철두철미한 스파이로 교육을 받았다. 깊고 어두운 과거도 있다. 그렇다면 호크아이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뜬금없이 호크아이의 가정이 등장한다. 평화롭고 아늑한, 어벤져스와 함께 싸우는 호크아이의 삶과는 완전히 분리된 느낌의 가정. 어벤져스의 특출난 멤버들은 외계인, 인공지능 등 인간 이상의 존재들과 싸운다. 각자의 생활은 있지만 슈퍼히어로의 임무와 크게 분리되어 있지는 않다. 아이언맨의 단독 영화들만 보아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토르와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등은 초자연적인 세계에 속해 있고. 인공적 존재인 비젼까지 더해지면 호크아이는 어벤져스에서 가장 유별나고 평범한 존재가 된다. 그의 가정이 등장한 이유는 그것이 아닐까. 유일하게 보통 사람의 시선에서 어벤져스를 바라보고 지키는 존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퍼니셔 등은 초월적인 능력이 없다. 천재도 아니다. 고도의 훈련과 노력을 통해서 슈퍼히어로의 옆에 서게 된 이들이다. 코믹스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초월적 능력을 얻게 되기도 하지만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이대로 갈 것 같다. 전체적으로 슈퍼히어로들의 능력이 코믹스보다는 다운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인간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반면 마블의 드라마 중 근래는 인휴먼 스토리에 집중하는 <에이전트 오브 쉴드>는 슈퍼히어로와 함께 하는 인간의 이야기가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어벤져스> 1편에서 죽었던 필 콜슨이 중심이고, 쉴드의 과학자인 젬마와 피츠, 현장 요원인 메이와 모킹버드 등이 나온다. 다만 이들의 이야기도 쉴드를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일상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대체 그들은 평소에 어떻게 살아갈까.

<호크아이 Vol.1 : 인간병기>는 호크아이의 일상을 그린 코믹스다. 일단 영화와 다른 것은 독신이라는 점. 하지만 뉴욕의 도심에서 살아가는 인기 좋은 영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다 보면 퍼니셔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퍼니셔보다 더 초라하다. 뉴욕이기는 하지만 허름한 외곽의 건물에 살면서 이웃들과 부대낀다. 다정하게 지내던 이웃들이 갑자기 퇴거 명령을 받고 위기에 처하자, 그래도 영웅이라고 건물주를 찾아간다. 건물주는 러시아 마피아. <이퀄라이저>처럼 협상이 결렬되자 다 죽여 버리는 상황이 올 법도 하지만 호크아이는 전통적인 영웅이다. 한때 범죄에 손을 대기는 했지만 이제는 선하고 착한 영웅. 퍼니셔와 달리 살인은 하지 않는다.


<호크아이 Vol.1 : 인간병기>는 독특한 일을 하고 있는, 보통 남자의 생활을 그린다. 약간은 찌질하고, 인정에 휘둘려 허둥대기도 하지만 그래도 멋진 도시 남자. 아이언맨과는 전혀 비교도 할 수 없이 초라하지만 그래도 인간미가 넘치는 슈퍼히어로.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슈퍼히어로 틈에서 부대끼면서도 자신의 지켜나가는 한 남자의 진솔한, 너무나도 멋진 맨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봉석
Que Sera Sera! 2017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만화 웹진 에이코믹스 前 편집장, 익스트림무비. 나의 대중문화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전방위 글쓰기, 컬처매거진 브뤼트. 평론가라기보다 애호가. 주로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쓴다.
만화와 영화 양쪽 분야의 전문가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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