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칼럼
단 한 권 뿐인 캣우먼의 독무대 <캣우먼:로마에서의 일주일>
by 김봉석
2017-04-28 10:07:16


제프 로브 글/팀 세일 그림



<플래시>와 <슈퍼걸> 등 CW에서 진행되는 DC의 드라마와는 별개로 배트맨의 기원을 그린 <고담>은 3시즌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브루스 웨인의 부모님이 살해당한 사건을 햇병아리 형사인 고든이 맡게 되고, 팔코네 패밀리 등 마피아가 지배하던 고담시가 아캄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광인과 괴물의 세상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든을 필두로 어린 시절의 브루스 웨인과 셀리나 카일, 펭귄 등등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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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트라우마는 부모님의 죽음이다. 눈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범죄자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은 배트맨의 캐릭터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어린 브루스 웨인은 왜 무술을 배우고 배트맨이 되기로 작정한 것일까. 브루스는 자신의 모든 능력과 힘을 동원하여 부모님의 죽음을 사주한 이들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고담시를 지배하는 올빼미 법정이 있고, 거대한 악도 있다. 자신에게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형사와 친하게 지내도 소용없음을 알게 된다. 그 과정을 잘 그려낸 <고담>은 성공적이었다.


<고담>은 배트맨의 수많은 적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준다. 펭귄과 리들러는 1시즌부터 등장하여 변화하는 과정도 잘 보여주고 휴고 스트레인지, 투페이스, 포이즌 아이비, 스케어크로우, 미스터 프리즈 그리고 조커까지 나온다. 이들의 첫 등장은 물론 어떻게 배트맨에 대적할 빌런으로 성장하게 되는지를 보는 것도 <고담>의 재미다. 그리고 필름 누아르의 세계처럼 마피아가 지배하는 고담시에서 슈퍼히어로의 빌런들이 성장하고 마침내 모든 것을 장악하게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제프 로브의 <롱 할로윈>의 세계를 확장시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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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에서 가장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은 브루스 웨인과 셀리나 카일의 관계다. 후일 캣우먼이 되는 셀리나 카일은 배트맨의 동료이자 적이자 연인이기도 한 묘한 캐릭터다. 선과 악을 구분지을 수 없는, 빌런이라고도 슈퍼히어로라고도 선뜻 부를 수 없는 존재. 캣우먼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고담>은 독특한 풍경으로 보여준다. 기존의 배트맨 영화에서 나왔던 것과는 다르다. <배트맨2>에서 미셸 파이퍼, <캣우먼>에서 할리 베리가 연기한 캣우먼은 셀리나가 죽은 후 신비한 힘으로 되살아나 고양이의 능력을 갖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고담>에서도 이후 비슷한 설정이 될 것인가. 영화에서 평범한 인간이었던 것과는 달리 <고담>의 셀리나 카일은 이미 도둑으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 하나 궁금한 것이 있다. 브루스 웨인의 첫 키스와 첫 사랑으로 셀리나 카일을 보여주는데, 그들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고담>에서 보이는 브루스 웨인의 우유부단하면서도 격정적인 성격과 자유분방하면서도 심지가 곧은 셀리나 카일의 자아는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기에 셀리나 카일이 성장할 캣우먼이 더욱 궁금하다.




국내에 나온 캣우먼의 단독 코믹스는 하나다. <캣우먼:로마에서의 일주일>. 캣우먼이 잠시 고담시를 떠나 이탈리아 여행을 가게 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제프 로브와 팀 세일 콤비가 그려낸 <배트맨:롱 할로윈>과 <배트맨:다크 빅토리>에 연결되지만 독자적인 캣우먼의 코믹스다.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가 왜 단독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매력적인지를 코믹스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야기가 재미있다기보다는 여담 식으로 캣우먼의 매력에 찬사를 보내는 코믹스 같은 기분.



김봉석
Que Sera Sera! 2017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만화 웹진 에이코믹스 前 편집장, 익스트림무비. 나의 대중문화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전방위 글쓰기, 컬처매거진 브뤼트. 평론가라기보다 애호가. 주로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쓴다.
만화와 영화 양쪽 분야의 전문가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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