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칼럼
모든 것을 잃은 머독의 부활 <데어데블: 본 어게인>
by 김봉석
2017-03-27 09:27:42


랭크 밀러 글/데이비드 마주켈리 등 그림

 

지난 317, 넷플릭스에서 아이언 피스트를 공개했다.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에 이어 4번째 마블 슈퍼히어로를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다음에는 4명이 함께 등장하는 디펜더스가 공개될 예정이다. 원래의 디펜더스는 네이머와 헐크, 실버서퍼 등이 모인 서로 사이도 안 좋고 단기적 목적으로 모인 슈퍼히어로 팀이었지만 넷플릭스의 디펜더스는 구성원부터 다르고, 뉴욕을 중심으로 싸우는 일종의 지역 슈퍼히어로 연합이다.

디펜더스의 네 멤버가 마블의 A급 스타는 아니다. 80년대 이후로 약진한 데어데블 정도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루크 케이지는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이며, 니콜라스 케이지가 예명을 지을 때 따온 이름이기도 하다. 아이언 피스트는 중국의 무술을 배웠기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와도 관련이 깊고, 한때는 데어데블을 대신하기도 했던 막역한 사이다. 데어데블과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는 어벤져스에서 함께 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뉴욕의 헬스키친을 중심으로 뭉쳐서 킹핀 등의 빌런과 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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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명도가 낮기 때문인지 아직 국내에 발간된 디펜더스 멤버들의 코믹스는 거의 없다. 유일하게 <데어데블:본 어게인> 뿐이다. 그것도 아마 <다크 나이트 리턴즈><씬 시티>의 프랭크 밀러가 작가가 아니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만큼 디펜더스가 갈 길은 멀다. 하지만 드라마로 만들어진 슈퍼히어로 중에서는 넷플릭스의 작품들이 가장 평가가 좋다. <제시카 존스>가 조금 아쉬웠지만 <루크 케이지>는 분위기만으로도 인정을 받았고, <데이데블>2시즌에 엘렉트라와 퍼니셔가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각각의 인기가 좋아지면 코믹스도 정식 발매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데어데블:본 어게인>은 데어데블의 인기를 높이게 한 중요한 작품이다. 1964년에 처음 등장한 데어데블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프랭크 밀러가 작업한 <데어데블:본 어게인> 이후로 점점 인기가 높아지면서 1990년대 이후로는 마블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성장하게 되었다.



데어데블은 방사능물질을 뒤집어쓰는 사고를 당한 후 시력을 잃었지만 다른 감각들이 초인적으로 발달하게 된 슈퍼히어로다. 낮에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밤에는 데어데블이 되어 악당들을 물리친다. 때로는 지나치게 폭력적이 되기도 하는 데어데블이지만 상대를 죽이는 것에는 늘 저항감이 있다. 퍼니셔와는 밀접한 관계이지만 그 점에서는 확실히 선이 그어진다.

<데어데블:본 어게인>은 한때 맷 머독의 연인이었던 캐런 페이지가 마약중독이 되면서 시작되는 비극과 부활의 이야기다. 배우가 되기 위해 할리우드로 갔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한 캐런은 마약에 빠져들고, 결국 킹핀에게 머독의 정체를 알리고 만다. 킹핀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 자아인 머독을 파괴한다. 데어데블이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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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명예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린 머독은 다시 부활의 길로 접어든다. 아버지가 뛰었던 복싱 체육관에서 몸을 단련하며 그가 왜 데어데블이 되었는지, 무엇을 위해 헌신했는지 떠올린다. <데어데블:본 어게인>은 철저하게 남성적인 슈퍼히어로를 그려냈던 프랭크 밀러가 왜 데어데블을 선택했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후 80, 90년대 데어데블이 어떻게 마블의 독자들을 사로잡았는지 보여준다.

김봉석
Que Sera Sera! 2017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만화 웹진 에이코믹스 前 편집장, 익스트림무비. 나의 대중문화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전방위 글쓰기, 컬처매거진 브뤼트. 평론가라기보다 애호가. 주로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쓴다.
만화와 영화 양쪽 분야의 전문가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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