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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해도 괜찮아] #06 『블로섬 데이즈』
by 툰가1호
2016-09-06 10:24:52

re-블로섬 데이즈




『블로섬 데이즈』

태양 / 레진코믹스 / 프롤로그, 에필로그 제외 총 49화 / 각 화 3코인, 외전 100포인트(주1)



성장하는 사람에게, 혹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꽃 같은 사람’ 이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키스 마이 라이프』, 『세상의 아이들(미완)』 등으로 이미 다음과 네이버 등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레진코믹스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한 태양 작가도 꽃에 매료된 것이 분명하다. 소통과 성장, 첫사랑의 풋풋함을 소재로 한 순정만화 『블로섬 데이즈』를 만나보자.


산하네 집과 앞집, 오랫동안 살아온 동네. 그리고 학교. 이야기의 배경은 이것이 전부이다. 마찬가지로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산하의 반경 역시 그렇다. 4년째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지내게 된 서강과 다진, 얼마 전 작업실로 거처를 옮긴 작은형 산주. 그리고 앞집에 사는 누나에서 어느새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으로, 그것도 자신의 반에 부 담임으로 부임해온 지원 정도. 작업실로 이사 가는 날, 산주는 우연히 동창의 결혼식에 다녀온 지원과 마주치게 되고 산하는 그 둘 사이에서 묘한 분위기를 느낀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참으로 많은 분위기와 감정을 접한다. 하지만 어떤 특별한 감정의 의미를 ‘깨닫는’ 때는 누구도 정할 수 없기에, 산하 역시 알 듯 모를 듯한 이 감정의 정체를 어색함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고 만다.


re-블로섬 데이즈 01



사회에 처음 나온 성인들이 으레 그렇듯, 지원의 교직 생활은 힘내자고 다짐했건만 갈피를 잡기 어렵다. 집에서의 탐탁지 않은 시선, 부담임을 맡은 반의 담임 양경준의 뜻 모를 호의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 지키고자 했던 정직과 원칙이라는 가치는 처세라는 물살에 버텨내기 쉽지 않다. 휩쓸리는 것이 당연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양경준 선생이 그렇고 동료 교사들이 그랬다. 교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지원. 더구나 학생들까지도 점수만을 위한 수업에 익숙하여 지원의 뜻을 잘 알아주지 않는다. 정 많고 선량한 성정 탓에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싫어 자신을 돕고 걱정하는 산하에게 지원은 “누군가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하는 건, 쉽게 적의를 받을 수 있는 일” 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스스로가 헤쳐 나가야 하는 일이며, 미숙하지만 자신은 괜찮다” 라며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인다.

계절은 흐르고 꽃을 피우기 위한 봉오리들의 시끄러운 일상은 이어진다. 친구 서강이 장기 결석으로 인한 퇴학 위기를 넘긴 것도 잠시, 항상 산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남준호 패거리로 인해 산하와 서강은 애꿎게 선생을 모욕했다는 누명까지 뒤집어쓴다. 징계위원회까지 예정된 상황에서 지원이 기지를 발휘해 둘을 구한 덕분에 다시 조용해지나 싶지만, 곧이어 집안의 어려운 사정 때문에 서강은 학교를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된다. 서강을 말리는 과정에서 산하는 막내로서 알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조금씩 성장해 간다. 또한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자신이 아파서 보살펴 주었을 때, 산하의 어색한 감사에 옅은 미소를 보일 때. 산하는 지원에게 느꼈던 묘한 감정의 정체를 조금씩이나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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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향기는 숨기기 어렵다. 사람 역시 감정을 억지로 숨기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것임을 모두들 알고 있으리라. 상대가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이고, 더불어 즐겁거나 혹 아픈 일이 있었다면 더욱 더. 지원과 같은 꿈을 공유하는 사이였지만 어떤 일로 인해서 긴 시간 동안 지원을 볼 수 없었던 산주, 긴 시간 동안 그저 말없이 지원을 지켜보았던 산하. 형제는 우여곡절 끝에 지원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자 오랜만에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산하는 드디어, 어린 시절 지원이 자신을 보살펴 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느꼈던 알 듯 말 듯한 감정이 무엇인지 완전히 인정하게 된다. 봉오리에서 꽃이 피어나듯 사람이 만개하는 시점은 사랑을 깨닫는 바로 그 때라는 것을, 작가는 조용히 이야기한다.

인물들의 감정이 급격하게, 자극적으로 흐르지 않는 탓에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으나 그만큼 작가가 보여주고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와 메시지가 부드럽게 스며드는 작품이다. 더불어 초반 인물들의 모습과 후반부의 모습이 많이 달라져(멋져진다) 보이는 것도 쏠쏠한 재미. 사람 사이의 소통과 성장을 위한 노력을 작품 전체에서 강조하는 것이, 이 웹툰을 단순한 로맨스로 보이지 않게 하는 이유이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산하와 지원을 만나보길 권하며, 추가로 외전『Memories』도 꼭 보기를 권장한다.


 
주1) 외전은 레진코믹스에서 코인을 결제할 때 추가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 출처: 에이코믹스 https://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18579 >



툰가1호
만화 보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 사람. 제대로 된 만화포털 하나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웹툰가이드를 시작하다. 호르몬 때문에 눈물이 많아지고 있어 슬픈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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