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옥탑방 - 세 남자의 은밀한 사생활
by 자동고양이
2016-08-22 2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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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탑방, 그것은 누구나 한 번쯤은 로망으로 여기는 것이기도 하다. 젊을 때 즐길 수 있는 자유의 상징, 게다가 가족을 벗어나 이제는 내 집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공간. 여기 세 남자 <낙타>, <호>, <오리> 역시 그들의 로망 속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옥탑방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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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어디 현실과 로망이 똑같을 수 있을까. 아니, 설령 현실과 로망을 일체화 시킬 수는 있을 지언즉 그것에는 당연하게도 돈이 필요했다. 도저히 쉽지 않은 선택, 그러나 이미 집을 나와버렸으니 살 곳은 필요하고 한참을 방황하던 그들은 결국 얼떨결에 집을 선택해 계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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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곳, 문제가 많다. 일단 계단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옥상이라는 점부터 시작해서 천장이 기우뚱하질 않나, 벽이며 바닥에 온통 곰팡이 투성이질 않나, 집 바로 위에서는 그들을 내려보는 창문이 있고 옥상에서는 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신탑이 있다. 어느 하나 온전하지 못한 집, 그러나 싸우기만으로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기에 그들은 결국 집주인의 동의하에 집을 고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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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집을 수리하기 시작한 그들. 하지만 그마저도 난항이다. 괜한 고집을 부려 더 비싸고 더 먼 집에 가서 페인트를 사오질 않나, 의미 없이 팔랑귀로 속아 넘어가 필요도 없는 조립식 장판을 사오질 않나. 어느 하나 도저히 평탄하지 않는 그들의 옥탑방에서 거주하기. 하지만 그럼에도 로망, 그 자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랬을 법한 옥탑방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하다.

 

 

자동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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